하승진을 밀어낸 서장훈, 연패탈출의 숨은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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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공격보다는 수비 덕분에 이겼습니다. 특히 장훈이가 잘했습니다"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의 센터 서장훈은 207cm의 장신선수로 기동력에 약점이 있다. 과거 운동능력이 괜찮은 편이었으나 나이를 숨길 수는 없다. 하지만 전주 KCC 소속의 국내 최장신 센터(221cm) 하승진을 상대할 때 기동력은 약점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높이에서 밀린다. 리그 내 어떤 센터든 마찬가지다.

허재 KCC 감독은 하승진의 근거리 골밑슛을 "99% 확률"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골밑에서 조금이라도 멀리 떨어지면 확률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수비 입장에서는 하승진과의 힘 대결에서 얼마나 버텨내느냐가 관건이다. 23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벌어진 두팀의 4라운드 맞대결. 서장훈은 높이가 아닌 힘의 대결에 초점을 맞췄다.

하승진은 1쿼터 8점을 올렸지만 대부분 하이-앤드-로우 공격에 의해 골밑 공간을 쉽게 확보한 후 득점이 대부분이었다. 2쿼터 들어서는 하이-앤드-로우 공격이 철저히 봉쇄되자 주로 1대1 포스트업으로 득점을 노렸다.

여의치 않았다. 서장훈이 힘으로 버텨내 하승진을 최대한 골밑에서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힘으로 상대와 경합하는 과정에서 슛을 던지다 보니 밸런스가 흔들릴 때도 많았다. 골밑에서 거친 몸싸움이 펼쳐졌고 둘 모두 서로에게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서장훈이 웃었다. 1쿼터 야투 6개를 던져 4개를 성공시킨 하승진은 이후 세 쿼터동안 7개를 던져 2개 성공에 머물렀다. 접전이 펼쳐지는 과정에서 KCC는 하승진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었다. 그 사이 전자랜드는 박성진과 문태종의 활약으로 조금씩 점수차를 벌려갔다. 연패 탈출의 스포트라이트는 4쿼터에 12점을 폭발시킨 문태종에게 돌아갔으나 그 밑거름은 서장훈이 채웠다.

경기 후 유도훈 감독은 3연패 탈출의 원동력을 수비에서 찾았다. 특히 서장훈의 활약을 높게 평가했다. "꼭 이겨야 한다는 전투력과 집중력에서 우리 선수들이 더 나았다. 한발 더 뛰는 자세가 좋았다"며 "오늘은 공격보다는 수비로 이긴 경기다. 서장훈이 잘했다. 하승진과 신장 차이가 컸지만 높이를 극복하고 잘 버텨줬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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