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 흔히 다루는 로맨스의 전개 과정은 먼저 사랑하고, 그 다음에 결혼 문제가 나온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섹스가 등장한다. 하지만 앤 헤서웨이, 제이크 질렌한 주연의 '러브 & 드럭스'는 일반적인 공식을 전복시켰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다.
앤 헤서웨이는 영화사가 공개한 인터뷰 자료에서 "로맨스 영화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전개 방식이 아니란 점에서 특이했다"며 "매기와 제이미(제이크 질렌할)가 처음부터 육체 관계를 아주 쉽게 여기는 사람이란 점도 흥미로웠다"고 밝혔다. 또 그녀는 "이 작품은 아주 현실적"이라며 "처음에 섹스로 만났다가 결국 사랑에 빠지는 사람을 많이 알고 있고, 실제로 존재한다"고 웃었다.
섹스 후 사랑이란 독특한 전개 방식은 극 중 노출을 필요로했다. 앤 헤서웨이 역시 극 중 과감한 노출을 감행했다.
그녀는 "매기와 제이미가 급작스럽게 육체적으로 가까워지기 때문에 알몸 연기가 꼭 들어가야 한다고 믿었다"며 "제이크와 감독에게 '두 분 모두 신사이고, 그 상황을 이용하지 않으리라고 확신해요. 그러니 원하는 대로 찍으세요'라고 말했다"고 촬영 일화를 전했다. 또 "알몸 노출이 중요한 부분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에 부담스럽거나 힘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앤 헤서웨이가 노출과 섹스신에 부담이 덜 느낀 이유는 어릴 적 기억도 한몫했다. 그녀는 "내가 어렸을 때 알몸 나오는 영화를 부모님께서 보게 두셨다"며 "그때 그런 장면이 이상하다거나 두드러진다고 여기지 않았다"고 이유를 전했다.
앤 헤서웨이는 "파킨슨병에 걸린 여자를 연기하기가 만만치 않았다"며 "오랜 시간에 걸쳐 파킨슨병을 연구했고, 감독과 이야기를 나눈 끝에 현실 부정에 중점을 두고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그녀는 "병에 걸리면 아주 여윈다는 점을 알아냈고, 그런 몸을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앤 헤서웨이와 제이크 질렌한은 '브로크백 마운틴'을 통해 이미 부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앤은 "'브로크백 마운틴'에서는 2주 동안 촬영했지만 이번엔 4달 내내 같이 작업했다"며 "그는 신사이며 여성을 존중하고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자랑했다.
또 "애정 장면을 찍을 때 섹스와 관계 없는 책이나 음악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그리고 나서 각자의 역할에 몰입해 섹스 장면을 찍었고, 작업을 마치고 나면 다시 차분한 원래의 제이크와 앤으로 돌아왔다"고 호흡을 전했다. 13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