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보여줘야 하는 연기를 원 없이 했죠. ‘스파르타쿠스’나 ‘300’과 비교될 게 뻔해서 덩치는 서양인들에게 밀리지 않을 만큼 완벽한 몸을 만들고 싶었어요. 10kg을 늘렸는데 모두 근육이었습니다.”
그는 지난해 8월 중순부터 3개월 여 조선시대 검객으로 살았다. 조선판 ‘스파르타쿠스’, 한국의 ‘300’이라 불리는 ‘야차’는 조선시대 국왕의 비밀 무사조직 ‘흑운검’ 검객들의 대결과 복수를 그리는 작품으로, 매주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대체 어떻게 다이어트를 했길래 근육만 10kg을 찌울 수 있었을까. 그는 촬영 도중 일주일에 2~3일 하루에 10시간 이상을 운동에 매달렸다. 2~3시간의 짧은 주기로 닭가슴살과 고구마로 배를 채웠고, 화려한 액션씬을 찍기 전날에는 몸의 근육 라인을 선명하게 하기 위해 물까지 끊었다.
“트레이너가 물을 마시면 안 된다고 하길래 그러면 고구마를 어떻게 먹나 했어요. 그래도 배가 고프니 조금 베어물어 침을 삼키고 했죠. 허기져 쓰러질 것 같아 그렇게라도 먹게 되더라고요.”
혹독한 것은 다이어트뿐만 아니었다. 장르가 액션이다 보니 매 촬영 때마다 숱한 부상과 위험 속에서 3개월을 보냈다. 짚신을 신고 산속에서 액션장면을 찍고 나면 발바닥을 포함해 몸 구석구석에 상처가 가득했다. 첫 방송 전에 촬영을 마쳐야 하기에 응급처치를 하고 곧바로 촬영에 들어가기가 일쑤였다.
“한번은 죽을 뻔 했어요. 계곡에서 노는 장면이었는데, 물살이 너무 세 중심을 잃어 허우적댔어요. 그런데 스태프들은 제가 연기를 한다고 생각했는지 가만히 있더라고요. 수영을 할 줄 알아도 점점 깊이 들어가는데 빠져나올 도리가 없었죠. 결국 머릿속에 살아온 날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데 ‘이렇게 죽는구나’ 했어요.”
결국 힘이 빠진 조동혁이 물속으로 빠져버리자 스태프들이 놀라 구해줬다고. 이렇게 힘든 3개월의 촬영 시간을 보내고 조동혁은 현재 달콤한 ‘시청률’ 결과에 행복해 하고 있다.
‘300’이나 ‘스파르타쿠스’를 베낀 듯 거칠기만 한 연기였다면 이런 칭찬을 듣기는 힘들 것이다. 그는 극중 동생인 백결(서도영 분), 사랑하는 여자 정연(전혜빈 분)과의 삼각관계와 흑운검 안에서의 리더 역할 등을 통해 강한 리더의 내면연기까지 선보이고 있다.
“처음 이 작품을 한다고 했을 때 주변으로부터 ‘드디어 네 작품을 만났다’는 축하 인사를 많이 들었어요. 시트콤, 드라마, 연극 등을 했지만 남자들이 좋아하는 이런 액션 사극에서 외모나 내면이나 멋진 연기를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었죠. 실제로 저는 배우 인생에 이런 캐릭터는 또 못 만날지도 모릅니다. 저와 잘 어울리고 죽을만큼 힘들고 그러면서도 행복한 캐릭터는요.” 연일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야차’. “이건 누가 뭐래도 내 드라마”라고 자신하는 조동혁 덕분에 이런 성적이 가능한 것은 아닐까. 죽을뻔한 위기를 넘기면서도 훌훌 털고 ‘백록’ 연기에 매달린 조동혁이 있기에 말이다.
한편, 조동혁이 화려한 액션을 선보이는 무협 사극 ‘야차’는 매주 금요일 밤 12시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