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려고 몸싸움했나'…국회 보좌진 인턴 수당도 날아가

계약기간 연장, 보수 인상 포함 예산안 반영 안돼

ㅇㅇ
"몸싸움은 우리가 했는데 예산 날치기 과정에서 보좌진, 인턴들 수당까지 다 날아갔네요."

17일 국회 내부 직원망에는 자조섞인 글이 올라왔다.

한달에 백여만원을 받고 일하는 국회 의원실 인턴들의 처우를 개선해주기 위한 예산이 '날치기' 처리 과정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민주당 박기춘 의원실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국회 운영위원회는 예산 심사에서 의원회관 인턴직원들의 보수를 120만원에서 130만원으로 올리고, 계약기간을 10개월에서 11개월로 연장하기로 여야가 합의해 총 17억 9천4백만원을 배정했지만 최종 예산안에는 한푼도 반영되지 않았다.


또, 보좌진들의 시간외 근무수당을 올리기 위해 운영위에서 배정한 4억7천4백여만원도 예산 처리 과정에서 빠졌다.

예산안 처리 당시에 여야를 막론하고 몸싸움을 벌였던 보좌진, 인턴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돈이 아이러니하게도 다 날아간 셈이다.

이에 민주당 한 보좌관은 내부망 직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열악한 국회 인턴 직원분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가 좋지 못해 마음이 좋지 않다"고 개탄했다.

또 다른 보좌관은 댓글을 달아 "여야 합의로 된 시간외 근무수당도 전부 날아갔다"면서 "예산안 날치기 처리를 도운 한나라당 보좌진들에게 묻고 싶다. 날치기를 도운 댓가에 만족하느냐"고 쓴소리를 했다.

이처럼 보좌진, 인턴들의 처우개선비가 전액 삭감된 것과는 대조적으로 국회의원 세비는 당초 안대로 18억원 인상됐다. 운영위에서는 증액 논의조차 없었던 국회 연구개발비, 의원활동지원비 등 기타 항목도 줄줄이 올랐다.

이에 대해 한 보좌관은 "정작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의원과 당을 위해 몸싸움을 한 사람들은 보좌진과 인턴들인데 씁쓸함을 감출수 없다"면서 "적어도 한달에 100만원 남짓한 돈을 받고 일하는 인턴들 수당은 챙겨줬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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