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개봉됐던 영화 '트론'의 후속작에 해당하는 '트론:새로운 시작'은 전작의 세계관을 유지하면서 그 위에 화려한 시각적 효과를 덧입혔다. 제프 브리지스는 전작에 이어 이번에도 동일 인물로 출연했다.
가상 현실 '그리드'를 창조해 새로운 세계를 꿈꾸던 케빈 플린(제프 브리지스)은 자신이 만든 슈퍼 컴퓨터에 모든 것을 송두리 빼앗기고, 감금된다. 20년이 지난 후 그의 아들인 샘 플린(개럿 해들런드)은 아버지를 찾아 가상 현실에서 슈퍼 컴퓨터가 만들어낸 프로그램들과 죽음을 불사한 경기를 펼친다.
컴퓨터 스스로 진화를 거듭해 인간을 위협한다는 내용은 최근 들어 흔히 접할 수 있는 소재. '트론:새로운 시작' 역시 그 이야기 범주 내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다만 이 작품이 좀 더 새롭고, 신선하게 비춰지는 것은 화려한 시각적 효과를 빌려 표현한 가상 현실에 있다.
내용적 측면보다 가상 세계를 보여주는데 많은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했다. 유사 소재를 다룬 영화들에 비해 구체적이고 뚜렷한 가상 세계를 만들어냈다. 또 그 차이점을 빛을 이용해 명확히했다.
이날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언론관계자들 역시 영화 속 가상 세계에 대해 "놀랍다"는 반응. 한 언론관계자는 "신선한 소재, 독특한 세계관을 그리고 있다"며 "그 자체만 놓고 보면 분명 놀라운 영화"라고 전했다. 또 다른 언론관계자 역시 "추상적 대상을 영상으로 표현한 영화답게 비주얼의 현란함과 독창성은 뛰어나다"며 "이 작품에서의 빛은 효과를 넘어 하나의 캐릭터"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영화는 화려한 가상 세계를 보여주는데에 그치고 있다. 또 프로그램에 의해 탄생된 사람 캐릭터와 실제 인간의 대결 구도는 오락적 요소,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 마치 게임하는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낼 뿐이다.
'세상을 바꾼다'는 말을 되뇌이지만 구체적으로 그 어떤 것도 제시하지 못하고 허무맹랑하다. 단순하고, 명확하지만 그 자체만으로는 흥미를 줄 수 없다는 게 다수의 언론관계자들 평가다.
한 언론관계자는 "스토리적으로 난해하진 않지만 왠지 모를 이질감이 생긴다"며 "이야기 없이 현란한 비주얼만 계속되다 보니 영화 보는 내내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언론관계자는 "이야기는 단순하고, 범위도 좁은 편"이라며 "너무 비주얼로 영화 전체를 채우려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혹평했다. 30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