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고령인구 증가로 노인 성범죄 등 강력사건 발생 빈도가 높아지는가 하면 정보에 어두운 노인들을 노린 범죄까지 끊이지 않는 실정이다.
지난 7월 충남 공주에서 정신지체장애를 앓고 있는 여중생을 마을주민 9명이 2년 간 성폭행해온 사실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큰 파장이 불러왔었다.
가해자들 중에는 60대와 70대 중반의 할아버지뻘 되는 주민까지 포함됐고, 여중생이 정신장애를 앓고 있어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악용했다.
이처럼 성폭력 가해자 연령이 매년 높아져 최근 여성가족부가 성폭력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879명의 범죄 발생동향을 분석한 결과 강간은 60대가 2.7%, 강제추행은 60대 10.9%, 70대 이상 3.9% 비율을 차지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노인도 젊은이들과 똑같이 성욕구를 느끼고, 성에 대한 관심이 많은 데도 자식 눈치나 사회적인 시선에 억눌려있다 잘못된 방향으로 표출되기도 한다"며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무조건 나쁘다고 볼 것이 아니라 노인들에 대한 성 의식부터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노인들에 대한 성문제는 지난해 문을 연 인구보건복지협회 산하 노인성상담소의 상담사례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올 들어 7월까지 노인 성상담 건수는 모두 1042건으로 이 가운데 성고민은 성기능 저하 상담이 276건(26%)으로 가장 많았고, 부부의 성적 갈등 236건(23%), 이성교제 90건(9%), 성충동 52건(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성병 역시 28건(3%), 성폭행 7건(1%), 성매매 2건 등이었다.
상담 연령은 50대가 18%인데 반해 60대가 40%로 가장 많았고, 70대도 29%를 차지, 나이가 들수록 성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대전지역 노인성상담에 따르면 A(76) 씨는 자신은 여전히 성욕구가 넘쳐나지만 배우자가 관계를 기피하자 방법을 구하기 위해 상담을 하는가 하면 홀로된 B(72) 씨는 이성교제를 원하지만 자녀나 주변 눈치 때문에 제약을 받고 있어 상담소를 찾기도 했다.
하지만 노인 성문제를 여전히 '주책스럽다'는 식으로 치부하는 사회분위기 탓에 이렇다 할 공감대가 없는 노인들이 잘못된 정보를 듣고 피해를 보면 경우 역시 적지 않다.
노인성상담소 관계자는 "자신들의 성문제를 외부로 드러내지 못하는 노인들이 잘못된 정보를 듣고 성매매나 성관계에 나서 성병에 노출되는 등 피해도 적지 않다"며 "대전 역시 노인 인구가 급격이 늘고 있는 만큼 사회구성원의 인식개선은 물론 각 기관 차원의 적극적인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충청투데이 조재근 기자/ 노컷뉴스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