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조 꽃미남 밴드 FT아일랜드 출신 오원빈(20)이 탈퇴 1년 10개월 만에 솔로로 컴백했다. 브라운아이드걸스 미료와 함께 한 싱글 ‘사랑해 또 사랑해’를 발표하고 오랫동안 기다려 온 팬들 곁에 돌아온 것. 특유의 눈웃음을 그대로 지닌 채로 성인으로 훌쩍 자라난 오원빈을 만났다.
“2009년 1월에 팀을 탈퇴했으니 거의 2년 만이에요. 그 동안 대학생활에 푹 빠져 지냈어요. 탈퇴 직후 대학에 입학했고 학과공부, 앨범 준비에 시간 가는 줄 몰랐죠.”
그는 10대 시절 대부분을 FT아일랜드 활동으로 보냈다. 집이 인천이라 서울의 숙소에서 지내며 가족도 친구도 잘 만나지 못했다. 그런 오원빈에게 2년에 가까운 시간은 휴식과 재충전 그 자체였다.
활동하느라 10대 시절 친구도 만들지 못했던 것이 늘 아쉬웠다는 그는 대학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며 꿀맛 같은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팀을 탈퇴하고 혼자 있으니 음악도 혼자 원하는 방향으로 할 수 있잖아요. 전공이 전자디지털음악과인데 인천 집 방에 음향장비 갖춰놓고 내가 하고 싶었던 음악작업을 하곤 했어요.”
그가 10대의 절반을 함께 보냈던 멤버들에게 이별을 고하고 팀을 나온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왕따를 당했다”, “팀내 불화가 심각했다” 등의 악성루머가 돌기도 했다.
“멤버들끼리 4~5년을 함께 살았어요. 그런 말을 들어도 그냥 그래요. 진짜였다면 왜 계속 같은 소속사에 남아 있었겠어요. 팬들에게는 어느 날 갑자기 탈퇴한 것처럼 비춰졌겠지만 사실 팀을 나올 때 꽤 오랫동안 멤버들과 논의를 했어요. 내가 다른 음악적 성향을 갖고 있다는 걸로요. 지금은 FT아일랜드 멤버들이 얼마나 저를 응원해주는 지 몰라요.”
오원빈은 FT아일랜드 멤버 중 이홍기와 특히 친해 솔로 앨범을 준비하면서 다양한 조언을 들었다고 했다. 그는 "밴드의 기타로 무대 뒤편에 서 있다 이제 혼자서 무대에 서려니 보컬이었던 홍기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끈끈한 동료애를 드러냈다.
솔로 무대에는 밴드 멤버가 없다. 랩도, 노래도 혼자 해야 한다. 피처링을 해 준 미료가 함께 무대에 오르지만 그는 도움을 줄 뿐이다.
그런 오원빈에게 가장 힘든 것은 표정이나 눈빛, 손동작 같은 무대 매너다. 그는 기타리스트로만 무대에 섰었기에 자신이 혼자 꾸미는 무대가 아직 낯설다며 쑥스러워 했다.
“완전 생짜 신인이죠. 처음이니까요. 외롭고 낯설기도 해요. 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무대에서 노래를 하고 싶었어요. 반응이 어떻든 저는 더 열심히 할 거예요. 저 혼자만의 무대가 가진 매력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는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떠나버린 팬들도 있지만, 많은 팬들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며 감격스러워했다. “팬들만 생각하면 벅차 오른다”며 잠시 말을 잇지 못하던 그는 “악성 루머에도 버텨준 내 팬들이 너무 자랑스럽다“면서 “무슨 말을 해도 부족하다. 열심히 활동해 갚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제 갓 스무 살이 된 오원빈. 막 솔로로 첫 걸음을 뗀 그의 목소리에는 떨림과 설렘, 그리고 조심스러운 자신감이 배어있었다. FT아일랜드를 벗어나 홀로 선 오원빈이 앞으로 어떤 가수로 성장해갈지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