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새 싱글 ‘B.O.Y (Because Of You) (feat. WOO)’를 발표하고 활동에 나선 간종욱을 만났다. “노래는 많이 아셔도 얼굴은 다들 못 알아보시더라”는 간종욱은 “인지도는 낮아도 이젠 OST라는 한 분야에서 내 입지가 생긴 것 같다”며 기쁜 내색을 감추지 않았다.
1982년생 올해 스물아홉 살. 간종욱은 미국서 유학하던 10대 시절, 화려한 90년대 한국 가요계의 모습에 매료돼 한국행을 결심했다. 수 년간의 연습생 시절을 거친 간종욱은 2004년 제2의 비를 꿈꾸며 아이돌 ‘알앤비’로 데뷔했다.
하지만 전혀 반응이 없었고, 활동을 접었다. 진짜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되고 싶었다. 발라드로 전향하기 위해서는 기초도 없는 노래실력을 쌓아야 했다. 일산 대화역 근처에 창고를 얻어 노래연습에만 매달렸다. 1년이 지나니 어느덧 노래에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
그렇게 준비한 간종욱 솔로 1집 ‘약한 남자’가 2007년 출시됐다. 하지만 한 달 만에 일어난 같은 소속사 동료이자 배우였던 고(故) 정다빈의 자살 소식에 또다시 활동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소속사는 사건을 수습하느라 그를 방치했고, 그는 점차 폐인이 되어 갔다. 오랜 시간 꿈꿔오던 가수의 꿈은 그에게 쉽게 허락되지 않았다.
“뮤직비디오에 고인의 친구가 출연했는데 그 녀석과의 우정 때문에라도 활동을 계속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회사도 정신없었고...너무 답답했던 그 때 ‘노래를 하고 싶다’는 간절함을 처음 느꼈어요.”
래퍼로 데뷔한 간종욱은 ‘노래’를 부르기까지 혹독한 시간을 보냈다. 몇 차례 실패를 겪으며 그는 “3년여 동안 기억나는 것은 정신없이 노래연습에 매달린 것 밖에 없다”고 했다. 그 노력을 알아준 것이 현재 소속사 사장님이자 ‘행복한 여자’ OST 음악감독이었던 최완희 대표다.
“전 회사와 헤어지고 가수의 꿈을 버리기 직전이었죠. 어느날 OST 작업을 함께 하게 됐는데 음악감독님이 내 노래를 듣고 ‘같이 해 보자’고 해주셨어요. 그 분이 바로 지금 사장님이세요. 제 인생을 구해주셨죠.”
그렇게 간종욱은 수 편의 드라마 OST를 부르며 이름을 알리게 됐다. 그는 “몇 번의 실패가 가슴에 한을 남긴 것 같다”며 “그래서 드라마에 잘 맞나보다”고 말했다.
7년 전 멋모르고 가수로 데뷔했을 때는 음악 프로그램 1위가 꿈이었다는 간종욱. 하지만 그에게 이제는 보다 명확한 꿈이 생겼다.
"임재범, 더원 선배님처럼 개인 활동도 하면서 OST 분야에서 인정받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드라마틱한 노래를 부르는 건 가수들 사이에서도 아무나 못하는 거니까요."
“너는 잘 될 거야”라는 말을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다는 간종욱. 그는 최근 OST라는 장르에서 사랑받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한 분야에서 자리를 잡아가면서 목표도 생기고 하니 실패만 했던 20대를 헛되게 보낸 건 아니구나, 그런 생각도 해요. 앞으로도 정말 ‘노래’라는 실력, 진정성을 갖고 다가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