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만발의 화려한 불꽃은 광안리 앞바다를 화려하게 수놓은 뒤 사라졌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은 쉽사리 가시질 않고 있다.
행사가 벌어진 광안리 해변에는 사흘 동안 무려 37톤의 쓰레기가 쏟아져 나왔고, 인근 화단과 나무들은 관람객들에 짖밟혀 몸살을 앓았다.
매일 같이 이뤄진 교통통제와 끊임없이 이어지는 관람객들에 치여 퇴근시간이 두려운 것은 둘째 치고 아침마다 쓰레기장으로 변한 골목길을 바라봐야 했던 인근 주민들의 불편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광안리 인근 아파트에 사는 정 모(51)씨는 "직장에 있는 가족들에게 동네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해야 했다"며 "행사가 다 끝나고 난 밤 늦은 시간에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하소연했다.
또다른 주민인 김 연옥(53)씨는 "아침마다 골목길에 버려져있는 쓰레기를 보면 과연 행사를 위해 이 동네 주민들이 얻는게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수험생이라도 있는 집은 밤마다 아이가 신경이 팔릴까 전쟁터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차를 이용해 축제를 보러온 시민들이 인근 아파트 단지에 불법주차를 시도하는 경우도 빈번해 주민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모 아파트 경비원은 "차를 운전해 왔는데, 주차할 곳이 없으니 인근 아파트로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왔다"며 "차 돌리러 들어왔다고 해놓고 주차해놓고 나가버리는 등 여러모로 힘이 들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동명대와 부산발전연구소의 조사결과 지난해 불꽃축제의 편익가치는 20여억 원으로 분석됐고, 실제 경제적 파급효과는 백억 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경제적 효과가 광안리 가까이 일부 상권에 한정돼있어, 오히려 불법 바가지 영업 등의 부작용을 낳고 있는가하면 수영교차로를 비롯한 주변 상권이 침체돼는 역효과까지 유발하고 있다.
또 제한된 장소에 한꺼번에 백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리다 보니 안전사고 등의 위험이 존재하고 있고 이를 막기 위해 막대한 경찰력이 투입돼 치안공백의 문제점이 야기될 수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가시질 않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수십억 원의 예산을 쏟아 부어 진행하는 행사인 만큼 이벤트성 축제가 아닌 제대로 된 경제효과를 불러 일으키는 행사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실련 차진구 사무처은 "매년 예산규모가 늘어나고 관람객들이 많이 몰리고 있지만 정작 주변 상가들만 배불리는 행사가 되는 듯한 경향이 있다"며 "부산의 다른 관광상품과 연계해서 체류형 축제로 거듭나지 않는한 예산낭비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매년 커지고 화려해지는 불꽃쇼의 이면에 숨어 있는 부작용들을 해결하려는 관계기관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