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석유 단속반을 사칭하며 주유소들로부터 수천만원을 뜯어낸 업자들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이들 역시 가짜경유 판매업자들이었는데 한국석유관리원의 어처구니없는 실적주의가 키운 사기꾼들이었다.
[ 이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주유소 사장 류모씨는 몇 해 전 한국석유관리원에 가짜경유를 판매하다 적발됐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인연이 돼 이들은 악의 공생관계를 구축합니다.
석유관리원 검사팀장 도모씨는 단속실적을 쌓기 위해 업계의 사정을 잘 아는 류씨를 가짜석유 감시에 동원했습니다.
이러다보니 주유소들은 류씨를 '진짜 단속반'이라고 철썩 같이 믿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류씨는 아예 명함에 '환경감시원'이라고 표기하기도 했습니다.
이때부터 류씨는 독자적인 노선을 걷기 시작합니다.
단속반인양 석유 시료 채취기가 달린 승용차로 수도권 주유소들을 돌며 "가짜 기름을 넣어 차가 고장났다"고 협박하기 시작한 겁니다.
진짜석유를 사용한 주유소도 이 협박에 꼼짝없이 당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당한 주유소만 4곳. 23차례에 걸쳐 모두 4415만원을 바쳤습니다.
한 주유소는 18차례에 걸쳐 2800만원과 그랜져 승용차까지 빼앗겼습니다.
경찰은 류씨와 동업자 이모씨를 구속하고 한국석유관리원 도 팀장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