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폐인' 될 지경"…1명이 수시 원서 25곳 제출

"수시 서류 준비하느라 정작 정시 공부 못해…비싼 전형료도 수험생에겐 부담"

고3 수험생인 이연희(가명.18) 양은 오는 주말에 치러지는 수시 적성검사를 앞두고 마음이 분주하다.

당일 오전 수원에 있는 경기대에서 시험을 치르고 나서 곧바로 인천의 가천의과학대로 자리를 옮겨 또 다시 적성검사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수시 적성검사는 중위권 대학을 노리는 수능 3~5등급의 수험생들이 주로 도전하는 수시 전형으로, 수능보다 문제 난이도는 낮지만 빠른 시간 안에 많은 문제를 풀어야 해 수험생들에게 적잖은 부담이 된다.

이양은 "올해 수시 적성검사를 본 학생들이 무려 70만명에 달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면서 "시험문제가 쉬워지면 그만큼 커트라인이 높아지게 될 텐데, 그게 제일 불안하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김모(18)양도 수시와 관련해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대학교 7곳에 수시 원서를 냈지만 결과를 낙관할 수는 없는 상황.


김양은 "우리 세대가 유난히 많이 태어난 데다 내년부터 교육과정이 바뀌기 때문에 재수생이 수시 전형에 많이 몰리는 것 같다"면서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졌다"고 한숨을 쉬었다.

대방동의 한 학교에 다니는 서모(18)군은 "수능 응시자가 많다보니 차라리 일찍 수시 합격을 해서 입시 부담을 덜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털어놨다.

수능 한 달여를 앞두고 정시는 물론 수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상황에서 수험생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우선, 2009년 60만명에 못 미치던 학령인구는 지난해부터 늘기 시작해 올해 수험생이 71만 2천명을 넘어섰다.

게다가 2012학년도 수능부터는 수학 과목에서 미.적분이 추가되는 등 일부 수능과목이 조정돼 재수를 기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 같은 부담 때문에 이른바 수시에 '목숨을 거는' 수험생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종로학원 김명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성적 상위권 학생들도 1~2문제 틀리면 목표 대학이 달라지는 상황"이라며 "정시에 올인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수험생들이 수시 쪽으로 대거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수험생들이 수시 전형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비싼 전형료에 부담을 느끼거나 수능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의 폐해도 발생하고 있다.

이연희양은 "25군데의 대학에 수시 원서를 접수했다"면서 "전형료로 100만원이 넘는 돈이 들어갔는데, 터무니 없이 비싼 것 같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고3 수험생 학부모인 이모(50.여)씨도 "학교별로 8~12만원의 전형료를 각각 내야 한다"면서 "절반만 깎아도 충분할 것 같은데 수수료 부담이 너무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학부모 우모(44.여)씨는 "학생부 성적과 자기소개서 등 제출해야 하는 서류가 너무나 많다"면서 "우리 아들은 대학교 4곳의 수시 및 입학사정관제 전형에 각각 지원을 했는데 자기소개서를 공들여 쓰는 데만 한 달 정도 걸린 것 같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김명찬 소장은 "다양한 전형 방식을 도입하려는 각 대학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그만큼 학생들의 부담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전형 종류만 수천가지에 달하는데 관계당국이 각 전형을 일관성 있게 통일해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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