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서울 경복궁 옆 팔판동삼거리에서 삼청공원 앞까지 이르는 삼청동길은 보도 폭을 넓히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옛 멋이 살아있어 도심 속 관광지로 유명한 삼청동 거리지만 차도 일부가 인도로 변했고, 아직 보도블록이 깔리지 않은 곳은 맨바닥을 드러냈다.
서울시와 종로구청이 모두 47억6,000여만원을 들인 삼청동 디자인서울거리 조성사업이 완공예정일인 지난달 말을 넘겨 진행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삼청동 길에 곳곳에 쌓인 보도블록에는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찍혀있었다.
중국산 석재는 국내산보다 석회 성분이 많아 빗물에 약하고, 내구성도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감독기관인 서울시설공단이 공사자재의 품질과 규격이 설계서와 같은지 확인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일일이 확인을 했어야 하는데 육안 상 구분이 어려웠다"며 "꼼꼼히 신경을 못 쓴 부분은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결국 서울시설관리공단과 종로구가 전면 재시공을 하기로 결정 했지만 삼청동길은 당분간 공사판일 수밖에 없게 됐다.
이에 대해 안재홍 종로구의회 운영위원장은 "심각한 부실 공사로 시민들만 불편을 겪게 됐다"며 "사전에 철저한 관리·감독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