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내사 두달 만에 잇따라 자살…진실은?

유족 "꼬투리 잡기식 수사" 반발…소방공무원 자살 사건, 미궁 속으로

수뢰 혐의로 경찰의 내사를 받아오던 소방공무원 2명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사건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유족들은 경찰의 무리한 수사가 화를 빚었다며 억울함을 토로, 논란이 일 전망이다.

6일 경기도 파주경찰서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6월초 경기도소방재난본부가 파주소방서를 대상으로 지역내 소방안전센터 신축공사에 따른 계약 비리의혹에 대한 감찰을 벌이던 중 같은달 말 소방관 A씨가 "억울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따라 이미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있던 파주경찰서는 사건 실체를 규명하기 위한 차원에서 곧바로 소방본부로부터 감찰 자료를 넘겨받아 본격적인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특히 자살한 A씨가 "상사와의 만남이 악연이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숨진 점에 비춰 서내 고위 간부가 사건에 깊숙이 연루된 것으로 보고 비리 고리를 찾는데 주력했다.

이를 위해 경찰은 7월 중순 파주소방서와 관련 업체를 압수수색해 각종 공사와 관련된 회계자료,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확보했으며, 지난달 말 당시 파주소방서장 L씨를 비롯해 관련자 3~4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1차례 조사를 마쳤다.


그러나 얼마 후 양주소방서장으로 자리를 옮긴 L씨가 5일 오전 8시30분쯤 양주시 백석읍 소방서 관사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되면서 사건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다.

더욱이 사건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2명이 이미 목숨을 끊은 상황이어서 사건 실체가 제대로 밝혀질 수 있을 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L씨 유족들은 경찰의 무리한 수사가 화를 빚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L씨 아들은 "30년 넘게 청렴한 공직생활을 해오던 아버지가 경찰의 꼬투리 잡기식 수사를 견디다 못해 결국 비극적인 선택을 하셨다"며 "경찰은 아버지에게서 털어도 털어도 먼지가 나오지 않자 무려 15년 전 계좌추적까지 했다. 너무한 것 아니냐"고 울분을 토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계좌추적을 하지 않았고 압수수색한 회계자료 등 거래내역을 보고 있을 뿐"이라며 "아직까지 범죄단서가 포착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강압수사 의혹은 말도 안 된다"며 "수사는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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