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롭고 이기기만 하는 주인공은 싫어…
‘훈남’ 이미지로 각인되던 탤런트 김지훈이 변신을 선언했다.
김지훈은 케이블채널 tvN에서 오는 20일부터 새롭게 선보이는 드라마 ‘기찰비록’에서 ‘김형도’ 역을 맡았다.
‘기찰비록’은 ‘조선시대 X파일’을 표방하며 조선왕조실록에 실제 기록되어 있으나 한 번도 조명 받지 못했던 기이한 사건들을 보여준다.
‘기찰비록’에서 주인공이자 사헌부 감찰 김형도는 UFO, 괴물, 돌연변이 등 과학으로 풀 수 없는 희대의 미스터리 사건은 물론 거대한 음모 속에서 이를 파헤쳐 나가는 기찰비록 요원의 활약상을 생생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특히 김지훈은 대과에 급제했지만 주변 시선을 철저히 무시하고 오로지 자기 세계에 충실한 인물로 정치와 출세에는 무관심한 주관 있는 ‘김형도’ 캐릭터를 통해 그동안 보여줬던 자상하고 따뜻한 이미지 대신 차갑고 이지적인 이미지를 발산할 예정이다.
지난 달 17일 충남 태안반도 구례포에서 첫 촬영을 시작한 그는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연기 변신에 대한 갈망 때문에 열심히 촬영하고 있어요. 그동안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해와서인지 비슷한 캐릭터로 출연제의가 많았어요. 그래서 기존 캐릭터와 멀리 떨어져 있는 역할을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의상이 두꺼워 힘들긴 해요(웃음). 몸에 열이 많은 체질인데다 극 특성상 뛰고 구르고 싸우는 장면들이 많거든요. 얼굴에 열꽃이 필 정도에요. 그래서 요즘 촬영장에 얼음을 준비해가서 틈틈이 열을 식히고 있어요”
김지훈은 더위와 맞서 싸우는 동시에 그만의 캐릭터 구축을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김형도가 ‘조선시대 멀더’라는 수식어답게 카리스마 넘치고 냉철한 성격이지만, 김지훈은 기존 작품들 속의 냉철한 주인공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조선시대 멀더’라는 수식어로 김형도를 설명하는 건 큰 틀에서는 맞는데요, 디테일한 면에서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해요. 원래는 진중하고 의롭고 정의로운 캐릭터였는데 좀 더 살아있는 인물을 만들고 싶어서 감독님과 상의도 하고 고민도 많이 했어요. 늘 주인공은 의롭고 정의롭고 싸우면 다 이기는 게 싫었어요”
현실적인 캐릭터를 그리고 싶었다는 김지훈. 그래서 그는 의도적으로 캐릭터에 빈틈을 만들었다.
그는 금 덩어리를 보고 냉철하게 분석하는 모습이 아닌 놀라는 모습, 귀신에 대해 자신 있게 이야기하지만 막상 귀신이 나타나자 혼비백산하는 모습 등을 표현하고 있다.
“사실 지금까지 연기를 해오면서 웃긴 적이 별로 없었어요. 하지만 이번 기회 통해 자연스럽게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진지한 사람이 웃기면 더 재미있듯이 진지함 속에서 다소 풀어진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어요”
무식하지만 순수한 건달 역할에 도전해보고 싶어
지난 2001년 데뷔 이후 쉬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온 김지훈. 그는 다작을 하는 배우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다름 아닌 연기에 대한 갈증. 9년차 배우지만 그는 데뷔 초기 슬럼프를 겪으며 고비를 맞기도 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이 되어 가고 있지만 이 자리에 서기까지는 고민도 많았어요. 데뷔 초 감독님과 미팅하고 인사 한 번 하고 싶은 게 꿈이었는데 그것조차 못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전 극단적일 정도로 낙천적이에요. 그래서 매 고비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잘 견뎌왔던 것 같아요. 지금도 작품 끝내면 일주일은 좋지만 그 뒤로는 몸이 근질거려요”
김지훈은 최근 활동 반경을 연극 무대와 스크린으로 넓혔다.
드라마 ‘별을 따다줘’ 출연 이후 그는 연극 ‘웃음의 대학’과 국내 최초의 3D영화 ‘나탈리’에 출연하며 바쁘게 활동했다.
“연기자인 만큼 무대에 대한 동경이 있었어요. 때마침 좋은 기회가 있어 연극을 하게 됐죠. 공연을 해보니 정리가 많이 돼요. 연기하면서 그동안 들쭉날쭉 쌓아온 게 좀 더 다듬어지고 체계화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그래서 모든 면에서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김지훈은 또 다른 변신을 꿈꾸고 있다.
“본의 아니게 도시적인 이미지의 엘리트 역할을 많이 했는데 이젠 남자답고 무식한(?)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헌신하는 무식하지만 순수한 건달 역할에 도전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