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 그룹 밀크 출신 연기자 박희본이 육상소녀로 나서는 각오를 외모로 표현했다. 박희본은 30일 오후 서울 명동 로얄호텔에서 열린 '육상소녀'(가제) 제작보고회에서 "육상영화라고 해서 땀이 베어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그래서 물광 메이크업을 했는데 여기 오는 사이에 다 지워지고, 번졌다"고 아쉬워했다.
'영화, 한국을 만나다' 프로젝트의 두 번째 시즌 작품인 '육상소녀'는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대구를 배경으로 장대높이뛰기 선수들의 열정과 우정 그리고 사랑을 그릴 예정이다. '영화, 한국을 만나다' 두 번째 시즌은 '육상소녀'를 비롯해 안동, 여수를 배경으로 총 3편이 제작된다.
박희본은 "제목이 '육상소녀'인데 육상소녀 역할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주인공인 것 같아 결정했다"며 "이신바에바를 통해 장대높위뛰기란 종목이 익숙한데 우리 영화로 고취시킬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유쾌한 답변으로 참여 이유를 전했다. 이어 그녀는 "윤성호 감독님을 믿고 선택했고, 달리는 거와 더운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대구에서 더 즐겁게 촬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희본은 윤성호 감독의 전작인 인디시트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를 통해 배우와 연출자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하지만 박희본은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 연출을 맡은 윤성호 감독은 "박희본에게 장대높이뛰기 선수는 안 시킬 예정"이라며 육상소녀 역할을 탐낸 박희본의 계획을 무너뜨렸다.
윤 감독은 "육상선수들은 종목에 따라 근육 발달 정도가 다른데 여자장대높이뛰기 선수들의 근육은 골고루 배합돼 있어 보기에 굉장히 아름다운 근육을 갖췄다"며 "희본씨는 육상 선수와 우정 또는 애정을 만드는 코믹한 인물을 맡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장대높이뛰기 선수를 할 다부진 육체를 가진 배우는 현재 캐스팅 중이다.
'은하해방전선' 등으로 독립영화계 스타감독으로 부상한 윤성호 감독은 "제안을 받고 살짝 망설였는데 최근 대구에서 열린 육상 대회를 본 뒤 굉장히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육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발랄하고, 코믹하게 한다면 의미있을 것 같았다"고 참여 배경을 전했다.
이어 윤 감독은 "배우를 캐스팅하고, 현장 진행하는 과정에서 변수가 많은 스타일이라서 아직은 영화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진 모르겠다. 제목도 '육상남매'로 할까 고려 중"이라며 "확실한건 육상선수들이 금메달을 따기 위해 질주하는 그런 이야기는 아니다. 약간의 사랑 이야기가 있는 귀여운 영화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육상소녀'는 영화와 지방자치단체가 만나 지역의 특색을 살린 새로운 형태의 제작 시스템. 제작을 맡은 디앤디미디어 오동진 대표는 "홍보의 역할도 분명 존재하겠지만 무엇보다 영화가 앞선다"며 "베이징 올림픽 때 장이모가 개막식을 연출했는데 베이징의 변화된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 이 영화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