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본좌', '명민좌', '메소드 연기의 달인' 등으로 불리는 김명민의 생각이다. 영화 '내사랑 내곁에'를 비롯해 드라마 '하얀거탑', '베토벤 바이러스' 등 그간 작품에서 그는 인간 김명민을 버리고 육체적 또는 정신적으로 한계점까지 가는 인물을 연기해 왔다. 영화 '파괴된 사나이'의 주영수도 마찬가지다.
김명민은 노컷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센 역할과 아닌 역할은 굉장히 미미한 차이"라며 "누군가의 삶을 산다는 것 자체가 고통이고 힘들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다른 사람한테 들어간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힘들다"며 "작품을 선택하고 나면 그 사람(캐릭터)한테 가기 위한 준비를 한다.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생활을 했는지 등을 유추해 낸다"고 준비 과정을 전했다.
"캐릭터를 끌어오기 보다 다가가는 편"이라고 밝힌 그는 살인적인 감량에 따른 육체적 고통, 피 한방울 안나올 것 같은 냉혈한 연기에 따른 정신적 피폐함 등 후유증이 상당하지만 앞으로도 그는 계속 그런 연기를 할 계획이다.
"죽기 직전까지 창조작업을 했던 피카소를 꿈꾼다. 최근 피카소 전시회를 갔는데 한 사람이 그렸을거라 상상이 안될 정도로 나이대마다 색감이 다르고 스타일이 달랐다. 창조작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렇게 창조작업을 계속하고 싶다."
'파괴된 사나이'에서 맡은 주영수는 목사였다가 딸을 잃은 후 스스로 타락의 삶으로 빠져든다. 하지만 8년 후 딸이 살아 있다는 전화를 받고 분노를 폭발하며 유괴범을 직접 쫓는 인물이다. 모태신앙인 그가 신을 부정하는 인물을 연기한다는 게 만만찮은 부담이지만 이번 작품은 김명민이 시나리오에 꽂혀서 다른 것은 보지도 않았다고.
김명민은 "시나리오를 작년 9월에 봤는데 10월 크랭크인 예정이었다. 신을 비판하고, 대항하는 게 아니라 잠시 떠난 것이기 때문에 종교적인 거부감은 전혀 없었다"며 "다만 들어갈 수 없는 몸상태였는데 제작진이 기다려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보통의 유괴영화가 아이를 찾는데만 급급하다"며 "이 작품 역시 아이를 찾는게 중요하지만 그런 가운데 뜻하지 않은 환경, 상황에 의해 인생이 송두리째 변해가는 한 남자가 확실하게 보였다"고 자신했다. 7월 1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