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은 2007년 '밀양'으로 전도연에게 '칸의 여왕' 칭호를 품에 안겨준 데 이어 올해 각본상 수상으로 인연을 이어갔다. 고등학교 국어 교사이자 소설가 출신인 이 감독은 1993년 '그 섬에 가고 싶다'와 1995년 '아름다운 청년'의 시나리오를 집필하며 영화계에 발을 내딛었고, 1997년 '초록물고기'로 성공적인 감독 데뷔식을 치렀다.
극한의 상황에 놓여 있는 인물들을 통해 처절한 삶을 직시하게 만드는 게 이창동 영화만의 특징이다. 또 이 감독은 배우들의 연기력을 최정점으로 끌어올리는 감독으로도 유명하다.
'초록물고기'의 한석규는 당해년도 국내 남우주연상을 휩쓸었고, 설경구를 알린 '박하사탕'(2000), 신예 문소리에게 베니스 여우주연상을 안긴 '오아시스'(2002), 전도연·송강호 주연의 '밀양'(2007)까지 배우들의 새로운 진면목을 스크린에 펼쳐 보였다.
또 칸 영화제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지난해 이 감독은 "내 국적은 영화"라고 '명언'을 남기기도 했고, 2003년 참여정부 첫 문화부장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주목할만한 시선' 대상을 수상한 홍상수 감독은 국내보다 프랑스가 더 사랑한 감독. 시나리오가 없기로 유명한 홍 감독은 하나의 사건을 여러 시선으로 교차해 보여주는, 자신만의 색깔이 분명한 감독이다.
홍 감독은 1996년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데뷔, 독특한 '홍상수표' 영화의 시작을 알렸다. 1998년 작 '강원도의 힘'은 제51회 칸 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돼 처음 인연을 맺었고, 2000년 고 이은주 주연의 '오!수정' 역시 제53회 칸 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에 출품됐다.
2004년엔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로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지만 아쉽게도 '올드보이' 박찬욱 감독의 심사위원대상을 바라보기만 했다. 또 '극장전'(2005), '잘 알지도 못하면서'(2009)로 계속해서 칸을 방문했고, 이번 '하하하'로 홍 감독은 국내 감독 중 최다인 총 6회 초청 기록과 함께 고대하던 첫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