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넘버원'의 제작 및 연출을 맡은 이장수 PD는 12일 충북 보은군 마로면 원정리에 위치한 이 드라마 촬영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100% 사전제작을 목표로 촬영에 임하고 있으며 현재 약 80%가량 촬영을 마쳤다"라고 밝혔다.
그동안 국내에 사전제작 드라마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심혈을 기울여 촬영을 마친 드라마가 편성 기회를 잡지 못해 창고에서 빛을 보지 못하거나 케이블 채널을 통해 전파를 타게 됨으로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곤 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 제작한지 4년만에 간신히 지상파를 통해 방송됐지만 결국 저조한 시청률로 막을 내렸던 SBS 드라마 '비천무'가 그 한 예다.
때문에 최근 대작 드라마의 흐름은 60-70% 정도 제작을 마친 뒤 편성이 확정되면 나머지 촬영을 이어나가는 게 '대세'로 여겨졌다. 이는 인터넷을 통한 시청자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도 가장 이상적인 방법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이장수 PD는 "원래 대작일수록 사전제작을 해야 한다"라고 단언했다.
"작품의 스케일이 클수록 여러가지 변수가 생깁니다. 우리나라 드라마의 가장 큰 병폐가 촬영하다 대본이 안나오거나, 배우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대본이 전개되는 경우 아닙니까. 이런 경우를 미연에 방지하고 싶었지요. 게다가 우리 드라마의 경우 계절의 흐름이 다양한데 4계절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사전제작이 필수였죠."
이 PD는 또한 시청자들의 개입으로 드라마의 결론이 바뀌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는 이번 작품을 통해서 시청자가 원한다고 드라마의 방향을 선회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좋겠어요. 3년 여동안 대본작업 끝에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드라마를 이끌어 나갈 것이고 이러한 저희의 노력이 시청자와 좋은 관계로 결실을 맺기를 바랄 뿐이죠. 그렇다고 시청자와 소통을 게을리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촬영은 마쳤지만 사후 편집 등이 남아있기 때문에 여러가지 방향을 모색해 볼수 있을 것 같아요."
'로드넘버원'은 100% 사전제작 외에도 소지섭, 김하늘, 윤계상이라는 초호화 캐스팅과 130억원에 달하는 제작비로 촬영 전부터 국내외의 관심을 모았다. 특히 '태극기 휘날리며'의 한지훈 작가가 대본을 집필함으로서 드라마판 '태극기 휘날리며'라는 기대를 이끌었다. 때문에 극의 중심축인 전쟁신이 '아이리스', '추노' 등으로 한층 높아진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이러한 궁금증에 대해 이장수 PD는 "사실 전쟁신은 제작비와 직결돼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완전한 리얼리티를 갖지는 못한다"라고 털어놓았다.
이PD는 "드라마 촬영을 위해서는 탱크를 10대 정도 만들어야 하지만 1대밖에 만들지 못했다. 이역시 어려운 환경 속에서 제작한 것이다. 게다가 소품 담당자들이 20대다 보니 50년대 물품과 60년대 물품을 구분하는데도 어려움이 생긴다"라며 "제작비의 차이에서 오는 차이는 분명히 있다.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한도에서 최선을 다했다. 지적보다는 애정의 눈으로 봐달라"라고 당부했다.
때문에 '로드넘버원'은 볼거리가 화려한 전쟁신보다는 전쟁이라는 극한적인 상황에서 벌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로 그릴 예정이다. 이PD와 공동연출을 맡은 MBC 김진민 PD는 "전쟁을 리얼하게 묘사한다고 한국전쟁으로 인한 우리의 '한'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많은 사람들을 사랑으로 치유할 수 있는 드라마라는데 중점을 뒀다"라고 설명했다.
이장수 PD는 주인공을 맡은 한류스타 소지섭을 비롯, 김하늘, 윤계상에 대해서도 큰 만족을 표했다. 그는 "처음부터 소지섭을 캐스팅 하기 위해 대본을 썼고 소지섭이 안한다고 하면 드라마를 안 할 예정이었다. 다행히 소지섭이 한번에 출연을 수락해 여기까지 왔다"라고 말했다 .
윤계상에 대해서는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면모가 있는 인물을 찾느라고 고심했는데 윤계상이 이러한 캐릭터에 가장 잘 들어맞았다'라며 "두 배우 모두 연기에 충실하다. 특히 눈빛이 아주 좋다"라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