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품에 안겨…'행복한 닭'들이 살고 있었다

충북 단양 풀무원 용소농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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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비게이션에서는 쉴 새 없이 '급커브 길입니다'라는 경고 멘트가 흘러 나왔다.

심지어는 '추락주의 구간입니다', '야생동물 출현 지역입니다'라는 멘트까지 되풀이됐다.

이렇게 굽이굽이 산길을 돌아 도착한 충북 단양 용소농장에는 '행복한 닭'들이 자라고 있었다.

사료를 먹고 알을 낳는 것에만 최적화된 공장형 양계장과는 달리 이곳은 일체의 인공적 환경이 배제됐다.

그래서 생산된 계란 브랜드도 '자연란'(풀무원)이다.

1평당 15마리가 수용된 널찍한 비닐하우스에는 산란을 유도하는 조명장치가 없었다.

대신 자연스러운 교미를 통해 유정란을 생산할 수 있도록 무리 속에 넣어 둔 몇 마리 수탉들이 햇볕을 받으며 거드름을 피우고 있었다.

닭들은 톱밥 등이 섞인 폭신한 흙을 노닐며 먹고 싶을 때 먹고 낳고 싶을 때 낳는 삶을 '누리고' 있었다.


한 켠에는 닭들이 잠을 잘 수 있도록 횃대는 물론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닭들을 위해 산란용 그늘막까지 설치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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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상태로 키우기 위해 냉온장치도 설치하지 않았다는 농장 주인의 말에 "얼어죽으면 어쩌려고 그러냐"고 묻자 뜻밖의 답이 돌아왔다.

닭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자라기 때문에 면역력이 뛰어나 웬만한 온도 변화에는 거뜬하다는 것이다.

용소농장 박명종 대표는 "좋은 것 먹고 행복하게 자란 닭이 낳은 달걀이 학대받는 닭이 낳은 달걀보다 건강한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최근 동물의 행복이 안전한 먹거리를 이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이처럼 동물복지를 도입한 농가와 상품들이 늘고 있다.

과거 소비자들이 계란이나 삼겹살 같은 '최종 가공품'의 값이나 품질에만 관심을 가졌다면 최근에는 계란을 낳는 닭, 삼겹살을 제공하는 돼지의 삶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용소농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단양군의 '무항생제 돼지농장'도 대표적인 동물복지 농장이다.

여기서 생산되는 고기브랜드는 '행복하게 자란 돼지'(CJ돈돈팜)다.

'운동장'이라고 불리는 넓은 축사는 왕겨로 채워져 있고 여기 돼지들은 목초는 기본, 한약까지 먹는다.

'행복한 소'들도 있다.

친환경식품 유통기업인 올가홀푸드는 한 마리당 8.25㎡에서 한우와 젖소를 키우고 기아와 공포, 질병 등으로부터 자유라는 동물복지 5대 자유원칙을 지키고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풀무원은 2007년 국내 최초로 동물복지제도를 도입했는데, 최근에는 다른 기업도 속속 제도를 도입하고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면서 "동물의 행복이 인간의 건강과 직결된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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