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유서까지도 '조작' '강압'
- 인터넷 떠도는 얘기 ‘모두 사실'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안현수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의 아버지 안기원 씨
얼마전 불가리아에서 쇼트트랙 세계선수권 대회가 열렸습니다. 그런데 원래는 남자 500m경기에 밴쿠버 금메달리스트죠, 이정수 선수가 출전하기로 되어있었는데, 부상 때문에 곽윤기 선수가 대신 출전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이정수 선수가 부상을 당해서 경기에 못 나온 게 아니라 빙상연맹의 코치진과 감독이 막아서 못 나간 거다, 이런 폭로가 어제 나왔습니다. 이 사실을 알린 사람은 바로 안현수 선수의 아버지인데요. 아버지 안기원 씨 직접 연결을 해보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일단 사실관계를 명확히 알고 싶은데요. 그러니까 이정수 선수가 이번 선수권 대회에 못 나간 게 부상 때문이 아니라고 하셨어요. 그러면 구체적으로 무슨 이유로 못 나갔다는 말씀입니까?
◆ 안기원> 부상은 아니고요. 제가 그것을 정확히 알게 된 게 글을 올린 그 시점인데요. 정수 아버님께서 권수현 선수 아버님한테 도움을 요청했어요. 서명을 받아달라고... 정수가 안 뛴 게 부상이 아니라 코치와 빙상연맹의 강압 때문에 못 뛰었다는 것을 제가 그때 안 겁니다.
◇ 김현정 앵커> 이정수 아버지가 지금 직접 나서서 서명운동을 시작하셨다고요?
◆ 안기원> 네, 지금 서명을 한 200명 정도 받으셨다고 그러시던데요. 저는 직접 전화는 못 했어요. 이렇게 수현이 아빠 통해서 들었는데... 감사원에 진정을 해서 감사원에서 나가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려면 300명 이상 되는 서명이 있어야 된답니다. 그래서 정수 아버님이 한 200명을 받아놓으셨는데 나머지를 받으려니까 좀 벅차니까 수현이 아버지한테 부탁을 한 거예요. 수현이 아버지는 현수가 팬들이 많으니까 거기에 좀 올려서 많은 서명을 받아줬으면 어떻겠습니까, 하고 저한테 연락이 온 거예요.
◇ 김현정 앵커> 그렇게 해서 알게 된 사실이에요?
◆ 안기원> 네, 그렇게 해서 알게 됐죠.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어제 빙상연맹에선 이정수 선수가 “저 부상당했으니까 빼주십시오”라고 요청을 직접 했다면서 자필로 선 사유서까지 공개를 했습니다. 그러면 이 자필사유서는 뭡니까? 압박에 의해서 이것도 쓴 건가요?
◆ 안기원> 그런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현수가 6년 동안 대표생활 했지만 사유서 쓰고 ‘나, 안 뜁니다’ 이렇게 해본 적이 한 번도 없고요. 만약에 자기가 몸이 안 좋으면 진단서 첨부해서 내가 이렇게 해서 못 뛰니까 다른 사람 뛰게 해 달라, 이게 정상인 거죠. 그리고 그런 거 진단서 떼고 그런 상황이 안 되면 구두로 얘기하면 되는 거예요. 구두로 내가 이렇게 해서 못 뛰니까... 그런데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종합 1등하면 국가대표 선발전 안 뜁니다. 그런데 국가대표 선발전이 너무 치열하거든요. 현수도 이번에 나가지만 국내대회 선발전이 더 힘들다고, 세계대회가 더 쉽다고 하는 정도니까요. 그런데 자기가 약간의 통증이 있다고 그걸 안 뛰겠다는 것은, 그것은 말도 안 되고요.
◇ 김현정 앵커> 그러면 자필사유서는 조작되거나 아니면 강압에 의해서 작성되거나,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 안기원> 그것이 맞는 겁니다. 왜냐하면 우리 부모들이, 선수들이 진짜 막강한 빙상연맹 윗사람들 눈치 보느라고 말 못하는 사람들이 한두 명이 아니죠. 하지만 저는 2006년에도 그런 것을 파벌에 대해서 얘기했던 것은, 저는 현수도 이런 것도 당했기 때문에 많은 빙상후배들과 부모님을 위해서 제가 나섰던 거예요.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뭐 때문에 코치가 순위대로 안 보내고 선수를 지정해서 내보내는가, 이게 언뜻 이해가 안 가요. 잘하는 사람부터 내보내는 게 당연한 걸 텐데요. 말이죠. 왜?
◆ 안기원> 글쎄, 그것을 무시하고 이렇게 했다는 자체는 무지무지 심각한 사건입니다.
◇ 김현정 앵커> 파벌 때문입니까, 이것도 그럼?
◆ 안기원> 이건 파벌이 아닙니다. 파벌은 2008년도 연맹의 두 부회장님이 들어오면서 끝났어요. 파벌은 어느 정도 종식이 됐습니다. 하지만 이 두 분이 모든 것을 힘을 가지고 좌우를 하는 거죠. 코치도 지네 마음대로 선임하고, 야, 코치한테 지시해서 이렇게 해서 제는 이번에 뛰지 말게 해, 이러면 코치들은 힘이 없어요. 그 사람들 눈치 보고서 안 그러면 코치감독으로 선임이 안 되니까...
◇ 김현정 앵커> 무슨 기준으로 어떤 선수는 나가고, 어떤 선수는 못 나가게 하고, 무슨 기준으로 잡는 거예요?
◆ 안기원> 자기네들이 명시한 기준대로 1, 2, 3등 대표선발전 된 순위대로 나갔으면 아무 문제가 없죠. 그리고 정수가 다쳐서 만약에 못 나가면 4등을 한 김성일 선수가 나가야 되는데, 김성일 선수도 안 내보내고 곽윤기 선수가 나간 게 이게 자기네들이 말한 원칙을 안 지켰기 때문에 이게 문제가 심각해지는 거고, 그리고 정수 선수가 부상이 아니라는 게 또 심각한 거고, 그렇게 되는 겁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만약 선수가 이 코치의 명령으로 나가지 말아라, 이거 거부하면 어떻게 되나요?
◆ 안기원> 말 안 들으면 나중에 또 불이익 받을 수 있으니까 따를 수밖에 없겠죠.
◇ 김현정 앵커> 이런 일이 과거에도 종종 있었습니까?
◆ 안기원> 선수생활 할 때에도 있었습니다. 그것은 코치가 얘기한 게 아니고요. 선수가 “너 양보해” 그렇게 얘기를 했어요. 유니버시아드대회 2005년에 나가서.
◇ 김현정 앵커> 안현수 선수한테 양보하라고 그랬어요?
◆ 안기원> 네, “양보해라” 그래서 현수가 “양보 못합니다.” 그리고 성시백 선수한테 “네가 잘해서 일등해라, 나는 선배한테 양보 못하겠다.” 해서 그때 성시백 선수 1등을 현수가 이렇게 하라고 해서 성시백 선수 1등하고 현수는 그냥 빠져줬어요. 그런데 자기한테 양보 안 했다고 성시백 선수하고 현수가 구타 당해가지고 들어왔습니다. 맞아가지고 들어왔습니다. 인터넷에 보시면 옛날 게 다 나와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이런 게 그냥 소문으로만 도는 건 줄 알았는데 진짜군요?
◆ 안기원> 그때도 제가 연맹 윗분들이 좀 조용히 해달라고 이거 문제 커지니까... 그래서 제가 그거는 말씀은 안 드렸는데 나중에 네티즌들이 얼마나 무서운지 그런 것들을 다 알아가지고 다 올린 거예요.
◇ 김현정 앵커> 그러면 네티즌 사이에 도는 그런 소문들이 다 맞는 겁니까?
◆ 안기원> 네, 정확히 맞는 겁니다. 저는 거짓말을 절대 안 합니다. 거짓말하면서 할 얘기가 뭐가 있겠습니까? 뭐가 이득이 된다고...
◇ 김현정 앵커> 아버님, 지금 청취자들 질문도 들어오는데... ‘그럼 파벌도 아니라면 선수를 지정해서 나가라고 하는 게 혹시 돈을 받고 그렇게 했을 가능성도 있는가?’ 이런 질문 들어오는데요.
◆ 안기원> 그것까지는 제가 말씀을 못 드리고요. 위에 연맹에 계신 두 부회장님이 계십니다. 그분들이 막강한 힘을 가지고 계신데, 코치선임도 그 사람들이 자기네들 입맛에 맞는 사람을 선임을 하고, 만약에 말을 안 들으면 안 시켜요. 그러니까 이 모든 코치들도 위에서 지시 없으면 그렇게 할 수가 없는 거예요.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이런 폭로했다가 안현수 선수한테 불이익이 가해지는 건 아닌가, 좀 걱정도 되는데...
◆ 안기원> 불이익을 저는 당해도 이런 것은 그냥 간과하고 넘어갈 수 없는 것은 제가 현수 때문에 많은 마음고생을 당했는데... 이정수 아버님이 지금 얼마나 마음고생을 하고 있겠습니까? 그리고 정수 선수도 마찬가지고요. 정수 누나가 올린 글이 또 인터넷에 떠도는데요. 아니라고 정수 누나가 직접 밝혔습니다. 그런데 많은 선수들을 저렇게 사유서 서서 보낸다는 것은 이것은 또 한 번 선수를 죽이는 거죠.
◇ 김현정 앵커> 네, 알겠습니다. 밴쿠버 때도 혹시 이런 일이 있었습니까?
◆ 안기원> 밴쿠버 때는 없었습니다. 그건 순위대로 나가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정수 선수가 나가서 금메달 두 개 딴 거죠.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아버님, 사실은 빙상연맹 측의 얘기도 저희가 들어보고 싶은데, 그쪽에서 오늘 인터뷰를 듣고 반론이 있다면 저희가 반드시 후속 인터뷰나 보도를 전해드릴 것을 약속을 드리죠.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