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문화계 화합 방안 찾아보려 작정”

-김정헌 문예위원장, 기회 되면 만날 것
-한지붕 두 위원장, 소송 끝나야 해결
-코드 물갈이 비판 동의 못 해
-콘텐츠 개발 통한 먹을거리 창출
-서울시장 출마 안 한다


■ 방송 : FM 98.1 (07:00~09:00)■ 진행 : 김현정 앵커■ 대담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내일이면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지 정확히 2년이 되는 날입니다. 여기저기서 각종 평가들 쏟아지고 있는데요. 오늘은 이명박 정부의 문화정책을 들여다보겠습니다. MB정부의 최장수 장관이기도 하죠.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연결돼있습니다.

유인촌 장관
◇ 김현정 앵커> 최장수 장관이시더라고요?

◆ 유인촌> 저보다 오래 하신분도 계신데...

◇ 김현정 앵커> 이 정부 들어서는 최장수 장관이세요. 소감이라고 할까요?

◆ 유인촌> 책임감이 더 많아 졌다고 봐야겠죠. 왜냐하면 오래있으면 있는 만큼 성과도 있어야 되고 사실 훨씬 더 어깨가 무겁습니다.

◇ 김현정 앵커> 이 정부 들어서 문화부가 편 정책들도 여러 가지 있고 문화부를 맡으신 무렵에도 인터뷰를 했지만 많은 포부들 밝히셨는데요. 지금 돌아보면 얼마만큼이나 성과를 거뒀다고 보십니까?

◆ 유인촌> 문화예술 쪽으로 이야기하면 기본적으로 지원정책이 굉장히 중요하니까 그 지원정책에 대한 변화, 그 다음에 국민들의 문화에 관련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여러 가지 지수가 있지 않습니까? 도서관이라든지 박물관, 공연장, 또는 기타 많은 프로그램들을 국민들이 지방에 있으나 서울에 있으나 늘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부분, 그런 쪽에서는 어느 정도 그래도 성과를 내고 있지만 아직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라는 거고요. 그 다음에 저작권 문제는 저희들이 2년 동안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우리가 저작권 감시대상국에서 해제도 됐고 자기의 권리가 계속 보호받을 수 있다는 게 굉장히 큰일이죠.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요사이 문화정책을 두고 좀 비판의 소리도 들려오는 부분이 있습니다. 우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태입니다. 2008년에 문화부가 김정헌 위원장을 해임했는데 법원에서 해임효력정지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한 지붕 두 수장 상태인데요. 어떻게 푸실 생각이십니까?

◆ 유인촌> 일단 굉장히 복잡해졌죠. 난감하기도 하고 어려움이 있습니다만 어차피 이렇게 됐기 때문에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일단은 현재 소송 중에 있지 않습니까? 끝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조금 더 정리가 될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겠네요.

◇ 김현정 앵커> 해임을 거둬들일 생각은 없으십니까?

◆ 유인촌> 현재의 위원장이 계시고 정식으로 절차를 거쳐서 임명되신 분이기 때문에 그런 어려움이 있죠.

◇ 김현정 앵커> 당분간 소송이 끝날 때까지는 두 위원장 체제로 갈 수 밖에 없다는 말씀이시군요?

◆ 유인촌> 지금 상황으로서는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김정헌 위원장이 ‘당시 나를 해임한 이유가 우리 위원회가 투자를 잘못해서 40억원 손실을 봤다는 건데 그때 그대로 돈을 묻어두었으면 반대로 이익이 났다. 괜히 해임시키려고 꼬투리 잡은 것 아니냐’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 유인촌> 그런 부분은 기관장으로서 이야기하기가 참 어려운 부분일 것 같거든요. 왜냐하면 제가 제 입장에서도 만약 제가 기금을 관리한다면 그게 다 책에 나와 있거든요. 맡겨야 될 곳과 맡기지 말아야 될 곳이 다 나와 있는데 맡기지 말아야 될 곳에 맡겼을 때는 상당히 부담이 되는 거잖아요?

◇ 김현정 앵커> 맡기지 말아야 할 곳이라고 법적으로 ‘여기 안 된다’ 이런 게 있나요?

◆ 유인촌> 등급이 다 돼있고 A,B,C 등급이 있다면 C등급부터는 맡기면 안 된다는 이런 게 있는데

◇ 김현정 앵커> 그런 권고가 있는 거군요?

◆ 유인촌> 권고라기 보다 그건 지켜야 되는 거죠. 도덕적인 부담도 지게 됩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제가 그 당시 해임 내용이 무엇이었느냐고 다시 여쭙는 이유가 그 당시 문화부의 무리한 문화계 인사 물갈이, 코드 물갈이가 이번 사태를 초래한 게 아닌가, 이런 비판이 있습니다. 물갈이 인사는 절대 아니라는 말씀이세요?

◆ 유인촌> 그보다도 더 많은, 말하자면 지난 정부부터 일해오신 많은 분이 계십니다. 다 임기 끝나고 가셨습니다. 이렇게 해임되신 분이 아마 두 분 정도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2008년에 유 장관님께서 이전 정권의 정치색을 가진 단체장들은 스스로 물러나는 게 자연스럽다고 공개적으로 말씀하신 적이 있어서요.

◆ 유인촌> 공개적으로 그렇게 말한 게 아니라 기사가 그렇게 나온 거죠. 그렇게까지 말하기가 쉽지 않죠. 말과 글이 다른 것처럼 어려운 부분이 있었죠. 그때는 분위기가 그랬고 그런 것을 떠나서 사실은 요즘에도 몇 가지 그런 문제들이 좀 불거져서 제가 2년차 넘어가면서부터 이건 정말 문화예술계가 이대로 계속 갈등이 지속되면 안 되겠다 싶은 생각을 하고 있고, 이런 문제를 어떻게든지 해소해야 하겠다, 진보다 보수다 이런 개념을 떠나서 우리가 화합해서 할 수 있는 그런 방안을 좀 찾아보려고 작정을 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굉장히 강력하게 말씀하셨는데요. 김정헌 위원장과 만나서 대화할 생각도 있으신 거군요?

◆ 유인촌> 기회가 되면.

◇ 김현정 앵커> 이념을 떠나서 대화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방책을 강구 중이라는 말씀이세요?

◆ 유인촌> 문화계에 대한 그런 전반적인 의견개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또 한 가지 뜨거운 이슈가, 아마 이것도 포함해서 대답을 하신 게 아닌가 싶은데 한국작가회의 지원금 문제입니다. 한국작가회의 측에 주는 지원금이 있는데 불법시위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확인서를 제출해야 지원금을 주겠다고 해서 작가회의가 분노하고 있습니다.

◆ 유인촌> 일단 행정적으로는 그렇게 돼있죠. 지금. 그러나 문화예술위원회가 사실 예술을 진흥하자고 만든 조직이기 때문에 그런 조직에서 일반적인 행정절차를 그대로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을 했어요.

◇ 김현정 앵커> 문화 분야에 일반적인 행정 절차를 넣는 것은 옳지 않다는 말씀이세요?

◆ 유인촌> 그렇죠. 작가들, 예술가들 같은 경우 받아들이는 방법도 다르고 좀 더 섬세하게 그런 부분에 대한 의사표현도 하고 해야 되는데 획일적으로 서류에다가 내용을 쓰고 사인하라는 것은 하지 않은 게 좋겠다고 말씀을 드렸어요.

◇ 김현정 앵커> 이것은 아예 문화계 쪽엔 적용하지 말아야 된다는 말씀이시군요?

◆ 유인촌> 불법 시위 같은 건 하지 말아야 되죠.

◇ 김현정 앵커> 정부에 반대하는 반정부 시위를 하는 단체에게 정부지원금을 주지 않는다는 발상자체가 민주주의에 어긋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문화계고 아니고를 떠나서 말입니다.

◆ 유인촌> 반정부라는 말부터 이상하잖아요?

◇ 김현정 앵커> 어떤 게 반정부고 아니냐, 그 기준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 유인촌> 물론 생각이 다를 수 있고 좀 비판적인 생각을 낼 수 있죠. 그런데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것이 곧 국가가 잘되기 위해서,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서, 어떤 의견에 대해서 반대를 하고 그것에 대해서 비판을 하면 그 결과는 어쨌든 잘되게 하기 위한 거잖아요. 그런 경우에는 의사소통이 되고 의견을 나눌 수 있죠. 그렇지만 정말 처음부터 뭔가 안 되게 하기 위한 반대가 된다면 굉장히 어려움이 있죠.

◇ 김현정 앵커> 안 되게 하기 위한 거라고 하는 단체는 한 군데도 없을 텐데요. 다들 정의를 위해서 시위한다고 할 텐데 어떤 잣대로 구분할 것인가, 그 기준이 모호합니다.

◆ 유인촌> 결국은 그런 게 안타깝죠. 우리가 소통이 안 된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죠. 자신의 주장만 항상 옳다고 생각하고 그것 외에 다른 것은 안 받아들이려고 하면 계속 부딪히게 되는 거니까요.

◇ 김현정 앵커> 작가회의 측에서는 ‘지원금 3400만원 안 받고 저항적 글쓰기를 하겠다. 의사를 표시하는 건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인데 그것을 제재한다는 원칙 자체가 잘못이다’ 이런 입장을 밝혔더라고요. 혹시 이 방침 자체를 재검토할 필요는 없는가, 정부가 다시 생각해볼 필요는 없습니까?

◆ 유인촌> 그것은 문화부 입장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성격은 아니고요. 이미 작년 재작년에 국회에서 여러 차례 이런 문제가 의논이 됐었습니다. 국가적으로 사회적으로 안정시키고 그러기 위해서는 나름대로 국회에서 예산 문제를 정리하면서 정부 부처로 넘어온 것이거든요. 그런 문제까지 제가 여기서 그걸 철회한다, 안한다고 대답하긴 어렵죠.

◇ 김현정 앵커> 문화부 차원에서는 적어도 터치하지 않겠다는 말씀이십니까?


◆ 유인촌> 적어도 우리 쪽에서는 만약에 그런 일 있더라도 이렇게까지 말하자면 꼭 자존심을 건드리면서 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이 방침을 적용 안하겠다는 이런 말씀은 아니고 방법을 달리하겠다고 들리네요. 작가회의 외의 다른 단체에도 말입니다.

◆ 유인촌> 불법적인 일을 하는 것은 곤란하죠.

◇ 김현정 앵커> 방침자체를 바꾼다는 말씀은 아니시네요. 알겠습니다. 올림픽 이야기도요. 이게 방송중계권 이야기가 나오면 무거워지는데요. 한 방송사가 단독 중계하는 문제, 혹시 장관님 중재할 생각이 있으신가요?

◆ 유인촌> 저희는 관련부처는 아닙니다. 저한테 하도 물어봐서 대답은 했는데 전혀 다른 쪽으로 언론에 나오고 그러긴 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언론에 나온 것이 좀 왜곡된 것인가요? 언론에서는 나서서 해결해 보시겠다고 표현이 되어있던데요.

◆ 유인촌> 기본적으로 저는 뭐라고 말씀을 드렸냐면 세 방송사가 보나마나 동시에 중계를 하면 인기 있고 사람들이 많이 볼 수 있는 똑같은 경기장면이 계속 나갈 겁니다. 저는 전파낭비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단독방송이 문제가 있다, 라고 이야기한 것처럼 보도는 됐죠. 실제로 그런 면은 아니고요. 그런데 우리는 또 그런 욕구가 있으니까 그런데 같이 잘 협의를 해서 의견도 내고, 말하자면 경제적인 면도 서로 잘 분담을 해서 해결을 봤으면 이런 문제가 없었던 거죠. 사실은 쓸데없는 갈등이잖아요.

◇ 김현정 앵커> 법적으로 어떻게 강요하거나 이럴 수는 없다는 말씀이신 거죠?

◆ 유인촌> 네.

◇ 김현정 앵커> 문화부가 나서서 대화의 장을 마련할 생각도 있으신가요?

◆ 유인촌> 저희가 주무부처는 아니지만 옆에서 자리가 되면 나가서 우리 입장도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면 해야죠.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참 현안도 많고 MB 정부 2년의 문화정책에 대해서도 할 이야기가 많은데 시간이 다 됐네요. 앞으로의 중점추진과제, 꼭 이것만은 이루고 싶다, 하시는 게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유인촌> 다른 부분은 몰라도 문화예술을 통한 지역간의 균형적인 것, 또 어떤 지역에 있어서도 우리가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는, 접촉도를 굉장히 높여줄 수 있는 것을 꼭 이루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고요. 그 다음에 우리의 차세대 먹거리라고 할 수 있는 콘텐츠산업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이 부분이 적어도 임기 내에 어느 정도 기반이 잡힐 수 있는 틀을 좀 마련해야 되겠다, 싶은 생각이고요. 관광으로는 1천만 이상 올 수 있도록 2012년까지 준비, 그리고 체육은 생활체육, 장애인생활체육 부분이 굉장히 높아져야 됩니다. 해보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서울시장 출마는 계속 부인하시는데 왜 자꾸 이야기가 솔솔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 유인촌> 글쎄요. 사람들이 좋아하나요? 지금 할 일도 너무 많고 그런 생각까지 할 여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문화예술계가 편 가르지 않고 편파지원하지 않고 코드 맞추지 않고 그래도 2012년 됐을 때 “야, 정말, 이런 갈등들을 잘 풀어줬다. 국가를 위해서 우리가 다 같이 도와서 각자 맡은 일을 열심히 할 수 있겠다” 라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올해 그 준비를 잘해보려고 합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 생각할 여유가 없다는 건 안 나가신다는 거죠?

◆ 유인촌> 그렇죠.

◇ 김현정 앵커> 하도 그런 이야기가 나와서 여쭤봤습니다.

◆ 유인촌> 사람들은 꼭 흑과 백으로 이야기하는 걸 좋아해요.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MB 정부 2년 문화정책,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말씀을 나눴습니다.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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