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발레오 철수 본격화, 지역경제 타격 우려

노-사 팽팽한 대립 계속, 갈등 장기화 가능성 높아

그동안 일부에서 우려해왔던 프랑스계 다국적 회사 발레오의 한국 철수가 본격화되고 있다.

발레오전장시스템스의 경우 경주에서 두 번째로 큰 자동차부품회사여서 철수가 이뤄질 경우 지역경제에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직장폐쇄 중인 경주 발레오전장시스템스코리아는 19일 "3월 열리는 이사회에 한국 철수를 안건으로 올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측은 철수 이유로 '매년 계속되는 노사갈등으로 적자가 누적되고 있고 경쟁력이 상실되면서 본사의 신규 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물량의 70%를 납품하는 현대차의 입찰에도 참여하지 못하고 있어 회사 경영이 힘들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지난 2008년 19억원, 2009년 80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고 밝힌 상태다.

발레오 관계자는 "노조의 불법 파업이라는 현재의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프랑스 본사에서 철수를 지시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주 발레오전장시스템스의 철수 여부에 지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이 3천 57억원으로 경주지역 자동차 부품회사 중 2번째로 큰 규모여서 경주지역 경제를 휘청거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종업원만 875명, 30여 곳의 하청업체 근로자를 합할 경우 1천 500여명이 근무하고 있어 철수가 진행될 경우 근로자 가족을 합해 5천 여명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경주시는 18일 백상승 경주시장을 위원장으로 노사민정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노사민정협의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하지만 노사 양측은 서로의 입장 차이만 드러냈고 협의회는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노사가 성실하게 교섭하고 사태를 조기에 해결할 것을 요구한다'는 내용의 권고문을 채택했을 뿐이다.

공장 철수라는 최후의 수단까지 나오자 노조 측은 "사측이 일방적으로 경비, 식당, 간접부서의 아웃소싱을 추진하려 했기 때문에 쟁의행위가 발생했다"며 "사측의 직장폐쇄는 노조를 무력화하고 길들이기 위해 사전에 철저히 준비된 계획에 따라 진행되는 것으로, 노사합의 사항을 지키라는 요구가 직장폐쇄를 할 만큼 잘못된 요구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발레오는 지난해 충남 천안의 발레오공조코리아도 일방적으로 폐업한 것으로 알려져 발레오의 국내 철수가 현실화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편, 경주 발레오전장시스템스코리아㈜는 국내 완성차 업체에 스타트 모터, 교류발전기 등의 부품을 납품하는 회사로 프랑스 자동차부품 전문그룹인 발레오가 1999년 만도기계 경주공장을 인수하면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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