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열패감’에 빠진 사극 콤플렉스를 극복할 수 있을까?
최근 MBC 사극 ‘선덕여왕’에 눌리며 ‘자명고’ 등을 조기 종영하는 등 이렇다 할 사극 히트작을 내지 못한 SBS가 사극 콤플렉스를 이겨내기 위해 새 작품을 준비했다.
SBS가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은 ‘메디컬 사극’을 표방한 ‘제중원’.(濟衆院, 극본 이기원 연출 홍창욱, 제작 김종학 프로덕션)
SBS는 23일 오후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제작발표회를 열고 지난 가을부터 준비해 온 ‘제중원’의 베일을 벗겼다.
‘제중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병원인 ‘제중원’을 배경으로 시대 상황과 신분의 차이를 뛰어넘어 진정한 의사로 거듭나는 백정의 아들 ‘황정’(박용우 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제중원’은 또 신분제가 붕괴되고 서양 문물이 들어오는 등 역사적으로 대 격동기인 구한 말의 상황을 천민인 백정 출신의 의학생 ‘황정’, 사대부 집안의 의학생 ‘백도양’(연정훈 분), 선교사의 통역을 담당하던 역관의 딸 여의사 ‘유석란’(한혜진 분)등 다양한 인간 군상을 통해 담아낼 예정이다.
제작발표회장에서 SBS측은 그간의 ‘사극 콤플렉스’를 어느 정도 시인했다.
드라마국의 김영섭 CP는 “‘제중원’은 그간의 열패감을 극복하고 새롭게 내세운 프로젝트”라며 “공을 많이 들인 만큼 타 사극에 비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연출을 맡은 홍창욱 PD도 “백정이 명의가 되고, 사대부집안 딸이 남녀 차별을 벗어 던지고 여의사가 되며, 양반가의 자제가 모든 걸 던지고 의사가 되는 등 주인공 세 명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의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좋은 소재와 배우들의 호연이 있지만 ‘제중원’은 새로운 라이벌들을 맞이해야만 한다. ‘선덕여왕’을 피했지만 또 다른 산들이 ‘제중원’을 가로막고 있는 형국이다.
‘제중원’은 내년 1월 MBC ‘파스타’, KBS 2TV ‘공부의 신’과 맞대결을 벌인다.
‘파스타’는 파스타를 소재로 네 남녀의 일과 사랑을 담은 작품으로 방송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공효진, 이선균, 이하늬, 알렉스 등 톱스타들이 총 동원된다.
또, 꼴찌들을 명문대로 이끌기 위해 노력하는 한 교사와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KBS 2TV ‘공부의 신’은 유승호, 고아성, 티아라 지연 등 청춘스타들이 전면에 나서며 ‘제 2의 꽃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사극의 명가 KBS가 ‘명가’와 ‘추노’를 잇따라 선보이기 때문에 ‘제중원’이 2010 대표사극의 자리를 차지할 지도 미지수다.
이밖에도, 리얼리티를 강조한 장치였지만 장기가 드러나는 적나라한 해부장면은 비위가 약한 시청자들에겐 거부감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제중원’이 이런 악재를 넘어 흥행에 성공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첫 방송은 1월 4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