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 앱 스토어(애플이 운영하고 있는 아이폰 및 아이팟 터치용 응용 소프트웨어 다운로드 서비스)에는 누구나 자유롭게 입점해 애플리케이션(응용소프트웨어)을 판매할 수 있다.
진입 장벽이 높지 않고 인기 애플리케이션이 될 경우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최근 프로그래밍 좀 한다는 개발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앱 스토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번에 논란이 됐던 수도권 지역 버스교통정보 애플리케이션인 '서울버스'도 한 고등학생에 의해 제작, 제공되고 있다.
아이폰에서 버스번호만 입력하면 버스 위치와 노선, 첫차.막차 시간, 배차시간, 정류소 번호 등까지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이 애플리케이션은 서울과 인천, 경기도 등 공공기관에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 공공정보를 사전 협의 없이 사용한데서 시작됐다. 경기도 측이 애플리케이션 개발자가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경기도가 권리를 가진 정보를 도용했다는 이유로 지난 11일 정보 제공을 차단한 것.
이후 여론이 악화되자 경기도는 부랴부랴 차단 조치를 해제해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이번 일은 얼마든지 차후에도 재발할 수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앱 스토어에서 0.99달러에 판매된 영화 정보 제공 애플리케이션 'CGV 타임'도 CGV 측이 뒤늦게 해당 소프트웨어의 존재를 알고 정보 제공을 차단, 반발을 산 적이 있다.
이 밖에도 앱 스토어가 활성화 됨에 따라 애플리케이션이 저작권 논란에 휘말리는 일이 적지 않다.
문제는 현재 앱 스토어에 올라오는 모든 애플리케이션을 모두 완벽하게 검증할 만한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것.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애플리케이션의 저작권을 일일이 따지거나 개인이 공공기관과 사전협의를 거치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한 블로거가 남긴 글이 눈길을 끌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방형 API(Application Program Interface:운영체제나 프로그래밍 언어가 제공하는 기능을 제어할 수 있도록 만든 인터페이스) 방식을 쓰고 있다는 것.
비영리로 소스를 공개하고 이를 이용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제작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워싱턴 등 주요도시에서 무료로 행정기관의 공공정보를 API화해 개발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범죄 정보, 교통 정보, 환경정보(가로수 총량), 지역에 따른 질병 발병률을 포함한 건강 정보, 식당 개설 정보 등을 공개했고, 개발자들은 이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들을 내놓고 있다.
"IT강국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제도적 보완장치가 필요하다"는 인터넷 업계의 목소리에 우리 정부가 '묘안'을 내놓을 차례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