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 반납해라" 청년인턴 두번 울리는 졸속행정

6개월 일해도 못받는 사례 속출…"정부 사기극, 행정소송 준비"

6개월이었던 청년인턴 기한이 끝나면서 계약 기간이 만료된 인턴들이 실업급여를 신청하고 있지만 당초 약속과는 달리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거나 다시 반납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또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서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인턴 기한을 연장하는 경우도 있다. 당초 정부측의 홍보와는 달리 청년인턴들에게 실업급여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으면서 구직자들을 두번 울리고 있는 것이다.

◈ 주었던 실업급여 다시 내놔라…구직자 두번 울려

공기업에서 청년인턴을 마치고 지난 10월부터 실업급여를 받아왔던 김동욱(가명.28세 남)씨는 최근 급여를 다시 반납하라는 고용보험센터측의 통보를 받고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토요일은 근무일수에서 제외돼 김씨의 고용보험 가입기간이 180일을 다 채우지 못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대학 졸업 후 한창 구직활동을 해야할 시기에 경기도의 한 공기업에서 청년인턴으로 꼬박 6개월을 근무했지만 결국 퇴사한지 두 달만에 103만원의 실업급여를 빚처럼 반납해야할 신세가 됐다.

김씨는 "구직자 입장에서는 갑자기 1백만원이 넘는 빚이 생긴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6개월을 꼬박 일했는데 실업급여도 받을 수 없게 됐다. 이미 써버렸는데 어떻게 돈을 마련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행정인턴으로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는 이다희(가명 26세 여)씨도 최근 주변 인턴 친구들의 이야기를 접하고 고민에 휩싸였다.

정부가 청년인턴을 내년까지 이어간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각 기관에서 인턴들에게 계약기간을 연장하자고 제의하고 있다.


그런데 이를 거절하면 자발적인 퇴사로 처리돼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청년 인턴들이 가입된 인터넷 카페에서는 실업급여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연장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게시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씨는 "대부분 6개월만 일하고 그 이후에는 실업급여를 받으며 취직준비를 할 생각으로 인턴을 시작한다"며 "연장 제의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 인턴하면 실업급여 준다더니…노동부는 모르쇠 일관

정부에서는 애당초 청년인턴제를 도입할 때 6개월 일하면 이후에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홍보 문구로 내세웠다.

하지만 약속과는 달리 청년 인턴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 없어 6개월을 일하고도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실제 시민단체 청년유니온이 전국의 30개 종합고용지원센터에 전화조사를 실시한 결과 25곳이 계약 연장을 거부할 때는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해당 부서인 노동부 청년고용대책과에서는 "청년 인턴들도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180일 고용보험 가입 등 일반적인 규정을 따라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청년인턴 실업급여 지급 기준이나 지침이 없어 우왕좌왕하는 사이, 반년을 일하고도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하게된 구직자들은 이중으로 고통받고 있다.

각 지자체나 공공기관, 일반 기업 등에서 청년인턴으로 일한 젊은이는 올 한해 10만여명.

혹시나 하는 마음에 6개월을 일했지만 약속된 실업수당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다시 앞날을 걱정해야 하는 암울한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청년유니온 조금득 사무국장은 "약속했던 실업급여를 지급하지 않는 것은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정부가 사기극을 펼친것과 다름없다"며 "피해사례를 종합해 행정소송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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