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임용시험은 물론 대입수능시험 등 국가시험을 주관하는 한국 교육과정평가원에서 이 같은 오류를 반복해 범하면서 국가고시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비판까지 거세질 전망이다.
지난 8일 치러진 중등교사 임용시험에서 영어 전공과목 시험지의 24번 문항이 잘못 인쇄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시된 두 개의 지문에서 살펴볼 수 있는 영어 교수법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을 고르는 문제였지만 다섯 개, 그 어느 보기 항목에서도 수험생들은 답을 찾을 수 없었다.
평가원에 올라온 답은 5번, “두 번째 지문에서는 ‘특정 단어에 굵은 글씨체를 써서 아이들의 눈에 더 잘 들어오게 하는 효과’를 쓰고 있다”는 항목이었다.
하지만 수험생들이 아무리 시험지를 살펴봐도 두 번째 지문에는 굵은체가 전혀 보이지 않았던 것.
그런데 평가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시험지와 직접 시험을 본 미색종이 시험지를 대조한 결과, 종이시험지와는 달리 인터넷상에는 지문의 몇몇 단어가 뚜렷하고 굵은 글씨체로 입력이 돼 있었다.
이에 수험생들은 “시험지 원본과 실제로 배포한 시험지에 인쇄되는 활자가 다르면 어떻게 시험을 보라는 것"이냐며 "인쇄할 때 시험지를 꼼꼼하게 재차 확인하지 않은 평가원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교원임용고시 준비생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는 ‘영어 24번은 확실히 인쇄상 오류다, 정정신청을 꼭 하자’는 항의성 글들이 이어졌다.
이번에 시험을 치른 김 모 씨는 “수험생들은 인생을 걸고 몇 년씩 준비하는 시험이다, 그런데 시험지 최종 인쇄 뒤에 그 단 한번의 마지막 수고를 출제자들이 하지 않은 것 같다”며 “미색 바탕의 종이에서는 글자의 굵기를 전혀 가늠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평가원관계자는 “(인쇄오류부분은) 아직 말씀 드릴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이의 신청을 받아둔 상태므로 20일 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해당 시험에 대한 이의제기는 지난 11일부로 모두 끝난 상태며, 최종 답안은 오는 20일 오전 해당 웹사이트(www.kice.re.kr)를 통해 공개된다.
앞서 평가원은 수능 전날인 11일 저녁, 수능 사회탐구영역가운데 한 문제에서 오타가 발생한 것을 발견하고 급히 시험감독관들에게 ‘주의전달’을 당부한 바 있다.
또 지난 2009학년도 중등교원임용시험 물리과목에서는 한 문제의 답을 아예 정정하고, 2008학년도 수능에서는 출제 잘못으로 모든 보기의 답을 복수정답으로 인정하는 등 오류가 끊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