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돌아왔다’
지난 2일 새롭게 선보인 SBS 새 일일드라마 제목이다. 하지만 이는 SBS 일일드라마 제목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방송을 시작해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는, 혹은 추후 방송할 드라마들 역시 ‘아내’를 주요 소재로 삼고 있다.
앞서 언급한 ‘아내가 돌아왔다’를 비롯해 파격적인 설정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SBS 월화드라마 ‘천사의 유혹’, 그리고 오는 13일 방송예정인 tvN 자체제작드라마 ‘미세스타운- 남편이 죽었다’가 그것이다.
물론, 그동안 드라마에 ‘아내’들이 등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난해 인기리에 방송된 ‘조강지처클럽’의 한복수(김혜선 분), 나화신(오현경 분), 올 상반기를 뜨겁게 달군 ‘아내의 유혹’의 구은재(장서희 분), ‘내조의 여왕’의 천지애(김남주 분) 등 ‘아내’ 캐릭터들이 두드러졌던 드라마들에 비해 최근의 드라마 속 ‘아내’ 캐릭터들은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방송을 시작한 드라마들 속에서 다시 ‘아내’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특히 찬바람이 불면서 드라마 속 아내들은 이전보다 한층 차가운 캐릭터로 변모해 극을 이끌면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먼저, SBS 월화드라마 ‘천사의 유혹’은 주아란(이소연 분)이 자신의 집안을 무너뜨린 신현우(한상진 분)와 정략적으로 결혼해 파멸에 이르게 하고, 아내의 덫에 걸려 식물인간이 된 현우가 안재성(배수빈 분)으로 변신을 해 다시 복수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남편의 복수’, ‘옴므파탈’ 코드와 남자 주인공의 ‘2인 1역’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현재까지 ‘천사의 유혹’의 중심은 아내인 주아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주아란이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 복수의 주체이자 복수의 대상이라는 점은 극의 초중반부는 물론 극의 막바지까지 극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할 예정이다.
뒤를 이어 지난 2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SBS 일일드라마 ‘아내가 돌아왔다’는 아예 제목부터 ‘아내’의 컴백을 전면에 내세웠다.
‘아내가 돌아왔다’는 한 평생을 동생과 양부모, 딸을 위해 헌신하며 착하게 살아온 정유희와 어린 시절 해외로 입양된 쌍둥이 동생이자 냉철한 성격의 소유자 정유경을 중심으로 펼쳐지며, 강성연은 정유희와 정유경 역을 맡아 1인 2역 연기에 도전한다.
결국 ‘아내가 돌아왔다’ 역시 ‘아내’라는 타이틀롤을 맡은 강성연의 냉온탕을 오가는 연기가 드라마의 성패를 좌우하는 셈이다.
이밖에 오는 13일 첫 방송되는 케이블채널 tvN ‘미세스타운’에도 4인 4색의 아내들을 전면에 내세울 예정이다.
‘남편이 죽었다’는 다소 발칙한 부제를 내세운 ‘미세스타운’은 아내들이 답답한 삶 속에서 한번쯤 해보는 ‘남편이 죽는다면’이라는 위험한 상상이 실제로 벌어진 후의 상황을 그릴 예정이다.
하지만, 드라마의 출발점은 다소 비현실적이어도 극 중 ‘아내’ 캐릭터들은 속물적이고 현실적이다.
따라서 ‘미세스타운’ 역시 오현경, 송선미, 최송현, 이아현 등 아내 4인방의, 4인방에 의한, 4인방을 위한 드라마가 될 전망이다.
이처럼 최근 드라마들 속 ‘아내’ 캐릭터가 다시 부각되는 데 대해 한 방송관계자는 “‘아내’라는 캐릭터 주변엔 남편, 혹은 불륜남, 자녀, 부모 등 다양한 주변 인물들이 얽혀 있어 다양한 이야기를 파생시키기 용이하다”며 “이에 ‘아내’ 캐릭터가 다시 극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브라운관으로 다시 돌아온 아내들. 속속 안방극장에 안착하고 있는 이들 ‘아내’ 캐릭터들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 지 향후 드라마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