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성은 인터넷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결심했으며, 택배차량 운전기사가 시동을 켜 놓은 채 자리를 자주 비운다는 허점을 노렸다.
경찰에 붙잡힌 김 모(28) 씨.
별다른 직업없이 PC방을 전전하며 지낸 김 씨는 최근 인터넷 PC도박 자금이 다 떨어지자 절도를 결심했다.
범행 대상을 물색 중 김 씨의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시동이 켜져 있는 택배운반차량.
김 씨는 운전기사가 물건배달을 위해 자주 자리를 비운다는 허점을 노려 지난 12일 오후 3시 20분쯤, 부산진구 개금동에서 S 택배 운전기사 강 모(37) 씨가 물품 배달을 나간 사이 택배 차량을 그대로 몰고 달아났다.
비슷한 수법으로 3차례에 걸쳐 택배, 전자제품 배달 차량을 훔쳐 확보한 물품은 약 470여 점.
훔친 차량과 고가 전자제품 등은 시가로 1억 원 상당에 이른다.
김 씨는 마산, 부산 등지에서 이른바 ''차떼기'' 수법으로 훔친 택배 물품을 장물업자에게 시중의 5분의1가격으로 팔아넘기거나, 문현동 뒷골목 등 인적이 드문 주택가에서 주부들에게 싼값에 팔았다.
부산진경찰서 폭력팀 정석완 경위는 "김 씨는 훔친 물건 가운데 값비싼 유명 브랜드 밥솥이나 전기요는 생활정보지에 광고를 실어 판매했고, 시중가 30만 원 상당을 3-5만 원 정도의 싼값을 판매하자 소문을 전해들은 일부 주부는 명절선물 명목으로 밥솥 20개 정도를 사들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경찰조사에서 김 씨는 "절도 전과 때문에 취직도 잘 되지 않는 상황에서 생활비도 동나고, 인터넷 도박 자금까지 떨어지자 어쩔 수 없이 절도를 결심하게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최근 부산진구에서 잇따라 발생한 방화사건을 조사하던 중 차량 열쇠 여러 개를 손에 들고 지나가던 김 씨를 이상하게 여겨 불심검문을 실시한 끝에 절도사실을 밝혀냈다.
부산진경찰서는 절도혐의로 김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여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