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연기지망생인 A(30·여) 씨는 “PD를 연결해 주겠다”는 후배의 말에 들뜬 기분으로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백화점 앞으로 나갔다가 애써 잊고 지내던 악몽을 떠올렸다.
후배가 여주인공을 찾는 드라마 PD라고 소개한 정 모(50) 씨는 다름이 아니라 지난 2003년 8월 자신을 속이고 성폭행했던 바로 그 '악마'였던 것.
A 씨는 정 씨가 아직도 자신과 같은 연기지망생을 속이고 다니는 것에 화가 나 용기를 내 경찰에 성폭행 혐의로 정 씨를 신고했다.
경찰조사 결과 정 씨는 A 씨를 포함해 최근까지 모델과 무용강사 등 모두 5명을 성폭행하거나 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교 연극영화과 사무실에 전화를 걸거나 길거리에서 아무나 붙잡고 자신을 유명 PD로 소개한 뒤 드라마에 출연시켜주겠다고 유인하는 수법이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같은 혐의로 정 씨를 구속하고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중심으로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