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용준 “고맙다는 교포들의 눈물 보며 사명감 들었죠”

[노컷인터뷰] 배우에서 작가로 돌아온 한류스타 배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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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스타 배용준(37)이 다시 한 번 일본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배용준은 29일과 30일, 이틀에 걸쳐 ‘꿈의 무대’라 불리는 일본 도쿄돔에서 9만 명의 관객을 만났다. 일본 각지의 극장에서 위성생중계로 관람한 관객들까지 합하면 무려 10만 명에 달하는 팬들과 호흡한 셈이다.

배용준이 일본 팬들 앞에 선 것은 지난해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2008 태왕사신기 프리미엄 이벤트’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하지만 연기자의 자격으로 섰던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다소 사정이 달라졌다. 자신이 출연해 ‘한류’의 시초로 불렸던 드라마 ‘겨울연가’의 애니메이션인 ‘겨울연가, 또 하나의 이야기’ 성우로서, 첫 저서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의 작가로서, 마지막으로 ‘한국방문의 해’ 홍보대사 자격으로 무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여전한 팬들의 사랑에 눈시울을 붉게 물들이기도 했던 배용준은 행사를 마친 뒤 한국 취재진과 밀착 인터뷰를 가졌다. 가족(팬)들의 사랑이 힘의 원천이라는 그는 이례적으로 약 1시간에 걸쳐 긴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일상생활, 취미활동, 결혼 등 구체적인 사생활까지 낱낱이 털어놓았다.

이하 일문일답

-오랜만에 가족(팬)들을 만난 소감은 어떤가?


▲항상 감사할 따름이다. 팬들은 내가 최선을 다하도록 힘을 주는 원천이다.


-행사 도중 눈물을 보였던데?


▲사실 어제도 눈물이 났는데 꾹 참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은 눈물을 참을 수가 없더라. 특히 행사장 한 곳에서 태극기를 걸어놓은 한국 팬들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내가 별로 해준 것도 없는데 이곳까지 오다니 미안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이 한꺼번에 들었다. 곧 추석도 다가오고...(웃음)


-오늘 행사 전 총리부인인 미유키 여사와 이야기를 나눴다. 무슨 이야기를 나눴나?


▲문화교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미유키 여사가 워낙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다. 한국말도 곧잘 하신다.


-점점 세계화, 디지털화되는 시대에 한국적이고 아날로그적인 책을 출판한 것이 이례적이다.


▲드라마 ‘태왕사신기’ 촬영 기간 동안 현장으로 찾아온 일본 팬들이 촬영장 인근에만 머물다 자국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촬영을 마친 뒤 부상치료 차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내가 어떻게 이 자리까지 오게 될 수 있게 됐는지 생각해 보며 자국문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 또 과거를 돌아보는 것이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미약하나마 내가 자국문화에 대한 관심을 즐기고 발전시킬 수 있는 역할을 해야겠다는 결심이 들었다.


-글을 쓰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가장 힘들었던 지점과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얻었던 희열은 무엇인가?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사전 조사 기간까지 약 1년 6개월에 걸쳐 150권의 책을 읽었다. 또 책을 쓰며 만났던 선생님들(전통장인)의 생각을 내 느낌으로 표현하는 게 어려웠다. 무려 석 달은 잠을 자지 못했으니...하지만 글을 쓴 뒤 퇴고하며 ‘내가 언제 이런 생각을 했지’라는 생각이 들 때는 짜릿한 희열을 느꼈다. 다만 사진을 충분히 찍지 못해 아쉽다. 다음 기회에는 사진 위주의 책을 낼 수도 있을 것 같다.


-책 속에 인간 배용준의 모습을 스스럼없이 담았다. 일종의 팬서비스 차원인가?


▲책은 나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 절대로 완성하지 못한다. 내가 전문적인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평소 책을 많이 읽는 편인가?


▲어렸을 때부터 내성적인 편이라 책을 가까이 했다. 책은 모든 아이디어의 원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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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작품마다 힘들게 작업하는 것 같다. 드라마 ‘태왕사신기’때도 그렇고 이번 책작업도 그렇고 매 번 탈이 났다.


▲스스로에게 엄격한 편이다. 최선을 다하지 못하면 떳떳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최선을 다했음에도 부족하다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하지만 굳이 책을 내고, 한국 방문의 해 홍보대사로 나선 것은 한류스타로서의 사명감이 아니면 할 수 없는 부분이다.


▲맞다. 분명히 누군가 끌어주는 부분이 있다. 내 경우는 가족들이 (사명감을) 만들어준다. ‘당신은 정말 대단하다’고 칭찬받으면 뭔가 더 많은 것들을 하고 싶어진다. 예전에 연기도 잘 안되고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때가 있었다. 그 때 일본에 처음 갔는데 한 교포분이 나를 보며 울면서 감사하다고 하더라. 그 모습을 보며 내가 뭔가 할 일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되지만 내 근본에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웃음)


-일본에서 위상은 한국에서 느꼈던 것보다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때문에 한국에서 소통이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에도 우리 가족(팬)들이 많다. (웃음) 사실 한국에서는 언론이 인정을 안 해주는 부분도 있다. 대중은 언론이 어떻게 만들어주느냐에 따라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평균적인 하루 일과를 말해달라


▲일찍 자면 7-8시, 늦게 자면 10-11시 쯤 눈을 뜬다. 일어난 뒤 가볍게 차를 한 잔 마시고 한시간 정도 운동을 한 뒤 샤워를 한다. 이후 책을 읽거나 도자기를 만든다. 집에서 물레 작업이나 옻칠작업을 한다. 또 책을 좋아해서 와인을 담은 나무박스를 붙여 거실에 책장을 만들어 놓았다.


-긴 머리를 자른 이유가 있나? 항간에는 머리로 붓을 만든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나도 아쉽다. (웃음) 옻칠할 때 쓰는 붓을 인모로 만든다. 그걸 만들어서 선생님께 드리고 싶었는데 아프고 난 뒤 머리를 잘랐기 때문에 미처 생각을 못했다. 개인적으로 나는 머리를 묶는 느낌이 좋아 긴머리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짧은 머리를 좋아하더라. 편하고 물과 샴푸도 아낄 수 있어서 좋다. 나 혼자만 생각하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아니니까.


-결혼은 언제 할 계획인가?


▲지난 2007년 MBC 연기대상 시상식 때 3년 뒤에 결혼하겠다고 말했다. 그 뒤 3개월 뒤에 부모님이 결혼 언제 하시냐고 성화더라. 알고 보니 3년 뒤를 3개월 뒤로 잘못 알아들으셨다. 어쨌든 약속한 3년이 내년인데 사람을 만나는 게 힘들다. 기회를 찾으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 효재 선생님께서 선자리를 알아봐주시겠다고 했는데 주변에서는 효재선생님께 살림을 배운 남자라 깐깐해서 더 결혼 못할 것 같다고 한다. (웃음)


-배우로서 욕망하는 지점은 어디인가. 영어를 배우고 있다는데 혹 할리우드 진출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닌지?


▲배우로서 욕망하는 지점은 전혀 없다. 할리우드 진출 계획도 없다. 다만 순간순간,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공인으로서 각오가 있나?


▲자기 자신을 발견해 나가는 것이 평생의 숙제인 것 같다. 자기 자신을 어떻게 단련해나가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올 초 JYP와 ‘드림하이’ 프로젝트 등을 발표하며 출연을 시사한 바 있다. 차기작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말해달라.


▲한번에 두 가지를 못하는 성격이다. 현재는 책에 신경 쓰느라 차기작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하지만 나를 좋아해주는 가족들에게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이번 책 출판도 어찌 보면 내가 변화하는 모습을 담은 것이다. 가족분들은 무엇보다도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서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할테니 5일 귀국 뒤 좋은 대본을 많이 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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