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찾사 ‘암소소리’ 3인방, “소처럼 우직한 개그 선보여요”

[노컷인터뷰] SBS ‘웃찾사’ 신규 인기코너 ‘암소소리’의 박영재, 김영, 김범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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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소소리는 워낭소리의 코믹버전

‘이름만 빼고 다 바꿔라…’

그동안 침체의 늪에 빠졌던 SBS 간판 개그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이 옛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최근 대대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웃찾사’는 기존 코너를 대거 폐지하고 신규 코너를 선보이는 한편, ‘웃찾사’ 전성기를 이끌었던 박승대를 기획 작가로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아직 시청률이 본 궤도에 오르진 않았지만 ‘웃찾사’는 서서히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암흑기 시절 일부 시청자들이 ‘웃지 않기 내기’를 할 정도로 밑바닥까지 추락했던 ‘웃찾사’는 적어도 ‘웃길 줄 아는’ 프로그램으로 변모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암소소리’라는 코너가 있다. 매주 새로운 코너가 등장하고 반응이 신통치 않은 코너가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암소소리’는 개편 이후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몇 안 되는 코너 중 하나다.

‘독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암소소리. 하지만 정작 코너를 이끌고 있는 박영재, 김영, 김범준은 독하지 않은 인상이었다.

그들은 고향집 외양간에 있는 암소처럼 푸근하고 친숙하면서도 천진난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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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워낭소리’를 봤는데 이거다 싶더라고요. 사람과 소가 소통한다는 게 신기하면서도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소통의 뼈대 위에 웃음의 코드를 덧입혀서 ‘암소소리’를 탄생시켰죠. ‘고향’, ‘향수’를 떠올리는 소를 주제로 한 만큼 남녀노소 누구나 편히 볼 수 있는 코너를 만들 생각이에요”(김영)

‘암소소리’는 연습생 시절부터 동고동락한 박영재와 김영이 각각 암소와 목동 역할을 맡아 큰 축을 이루고 있고, 여기에 신인 김범준이 가세해 코너를 만들고 있다.

특히 큰 덩치와 걸맞지 않게 혀를 날름거리며 소 흉내를 내고, 사람의 말을 자유자재로 하는 박영재와 소를 위하는 척 하면서 은근히 괴롭히는 목동 김영이 웃음의 포인트다.

이를테면 김영이 박영재를 가리키며 ‘우리 소는 암소’라고 말하거나 ‘우리 소는 녹차가루 먹으면 녹차우유 나온다’며 녹차가루를 먹이는 식이다.

“소 흉내를 리얼하게 내기 위해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까지 봤어요. 특히 친근감을 주기 위해 일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잘 관찰하고 있죠. 영이는 양산, 저는 경주 출신이라 어릴 적 소와 얽힌 추억도 있고, 그 기억을 많이 되새겨보고 있어요”(박영재)

“소가 아픈 지 검사한다며 고무장갑을 끼고 소위 ‘똥침’을 하려는 모습도 사실 어린 시절 할아버지가 고무장갑을 끼고 외양간에서 일하시는 모습을 보고 생각해냈어요. 지금까지 영재에게 녹차가루, 커피가루, 미숫가루, 라면스프 등을 먹였고 기운차리라는 설정으로 고춧가루도 먹였죠. 괴롭히는 재미도 나름 쏠쏠해요, 하하”(김영)

“‘암소소리’를 선보인 뒤 주위 반응이 좋은데 유일하게 저희 어머니만 안타까워하세요. 고춧가루를 먹는 모습을 보셨나봐요. 아마 제가 잘못되면 영이가 경찰 조사 1순위일 겁니다”(박영재)


‘항상 이번 주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해

‘웃찾사’의 신흥 인기 코너를 이끌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한 세 사람. 하지만 이들은 ‘웃찾사’ 침체와 더불어 개인적인 침체기를 보내야만 했다.

박영재와 김영은 그동안 ‘웃찾사’에서 여러 코너를 선보였지만 대중적으로 큰 반향을 얻지 못했고, 김범준은 개그맨의 꿈을 품었지만 방송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동안 ‘웃찾사’ 시청률이 저조했지만 대중적인 인기는 신경 쓰지 않았어요. 아니, 신경 쓸 겨를도 없었죠. 관객들이 안 웃는 것만큼 개그맨들에게 두려운 것도 없어요. 그래서 관객들 반응이 미지근할 땐 무대 뒤에서 울기도 많이 울었죠”

긴 어둠의 터널을 이제 막 빠져나온 만큼 세 사람은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 최근 기획 작가로 변신한 ‘웃찾사의 맏형’ 박승대가 밤을 새워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후배들을 이끌고 해병대 캠프에 입소해 맨 앞에서 앞장선 만큼 이들 세 명도 다시 정신무장에 들어갔다.

“지난여름 내내 새벽 늦게까지 아이디어 회의 하느라 ‘물에도 한 번 못 들어가 보는 구나’라고 생각도 들었지만 무대에 다시 설 수 있고 개그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어요. 해병대 캠프도 사실 진짜 가기 싫었는데, 다녀와서 안 쓰던 근육을 쓰며 비슷한 부위의 통증을 호소한 동료들끼리 서로 지압도 해주고 묘한 동질감도 느꼈어요”

암소소리 이외에도 다양한 구상을 해놓고 있다는 박영재, 김영, 김범준. 하지만 이들은 일단 암소소리에 ‘올인’할 계획이다.

“‘암소소리’를 메인 코너 자리 잡게 하며 ‘웃찾사’ 이끌고 싶어요. 기회가 된다면 제 2의 심형래 선배님 같은 바보 역할도 해보고 싶고요. 아무튼 저희 신조는 ‘방심은 금물’, ‘이번 주가 마지막 녹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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