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서울 정동의 한 레스토랑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하얀은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뵙게 돼 반갑다. 그리고 감사하다”고 첫 인사를 건네며 “사랑받지 않는 삶을 살았고, 딸에게 엄마 몫 아빠 몫을 해가며 살아왔다. (다이어트에) 성공할 줄 몰랐는데, 목표를 이루고 이 자리에 있어보니까 딸과 내가 참 돈 주고 살 수 없는 귀한 시간을 보냈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SBS 공채 탤런트로 연기를 시작해 영화 '닥터봉', '어른들은 청어를 굽는다' 등을 통해 동료 배우 허준호와의 백년가약을 맺은 바 있는 이하얀은 2003년 이혼하며 방송 활동도 중단했다. 이후 딸과 함께 지하 단칸방에서 생활하는 등 생활고를 겪으면 체중이 20㎏ 가까이 늘어나기도 했다.
이하얀은 “의욕이 없었다”며 “오로지 개인적인 생활로 딸을 키우는 것 외에는 아무 의욕이 없었다. 책을 읽거나 시장을 볼 때라든지, 등산할 때도 그냥 하는 거였다. 마음 없이 몸만 갔었다. 그런 자리가 비만의 가장 큰 씨앗이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우울증에 시달려 살도 많이 쪘다. 많이 힘들었다”며 “방송은 68.2㎏에서 시작했지만 사실은 75㎏까지 찐 적이 있다”고 말했다.
“너무 부끄럽고 창피해, 다신 방송을 안 하더라도 이런 몸으로는 다시 대중 앞에 나타나고 싶지 않았다”는 이하얀은 “방송은 엄두도 못 내다가 7~8년 만에 연락된 지인들의 권유로 케이블채널 스토리온 '다이어트 워3-바이오3'에 엄청난 용기를 내서 출연하게 됐다”며 “현재 13㎏ 정도 빠졌다”고 밝혔다.
이하얀은 “(예전 모습을 회복한 후) 여기까지 왔다는 것에 감사해 울었다”며 “고통이라는 것은 기쁨을 가져오기 위해 있는 것 같다”고 말하며 눈가를 적셨다.
이하얀의 출연을 가장 적극적으로 도왔다는 그녀의 딸의 반응을 묻자 이하얀은 “너무 좋아한다. 크리스마스 때 선물 안 줘도 된다고 표현할 정도면, 아이가 상당히 좋아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즐겁게 이야기했다.
이번 다이어트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우울증은 약도 중요하지만 운동이 더 중요한 것을 알게 됐다는 이하얀은 “밖에 나와 많은 분과 부딪치며 자신과의 싸움을 본격적으로 했다. 혼자만의 시간이 있어서 이 자리가 더 달리 보이고 예전에 보지 못했던 헛갈림이 이제 명백히 느껴진다. 지금은 ‘나는 살아있다. 행복하다’를 만끽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살이 빠져 좋은 점에 대해 묻자 이하얀은 “옷이 다 커졌다. 그래서 입을 옷이 없는데 왜 이렇게 기분이 좋은지 모르겠다”며 “집에서 민이와 펄쩍펄쩍 뛰면서 지낸다. 철부지 같은 엄마다. 예전에 입던 옷 속에 아이가 들어온다”고 털어놓으며 즐거워했다.
마지막으로 이하얀은 “단순히 살만 뺀 게 아니라 많은 것을 뺀 것 같다”며 “앞으로도 좀 더 빼서, 몸으로도 여러분에게 확실히 보여 드리겠다. 또 개인적인 바람은 주변에 나와 비슷한 상황으로 힘들어 하는 분들에게 나의 노하우 등을 알려 희망을 전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다이어트 워(Diet WAR)'는 비만으로 건강은 물론,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 참가자들의 치열한 다이어트 과정을 그린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총 12명의 참가자들이 총상금 3,000만원을 놓고 처절한 '살과의 전쟁'을 펼친 마지막 이야기는 오는 20일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