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낱 동양인 배우' 이병헌, '지.아이.조'를 어떻게 변화시켰나

액션에 태권도 가미, 한국어 삽입 제의 등 작지만 큰 변화 이뤄

이병헌
이병헌은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 배우다. 그는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한류스타'이기도 하다.

하지만 전세계 영화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할리우드로 범위를 넓히면 수많은 동양인 배우 중 한명,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병헌은 '위풍당당 코리안'의 자부심을 지켜냈다.

'코리안'의 자존심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지.아이.조:전쟁의 서막'(이하 '지.아이.조') 곳곳에 묻어 있다. 이름없는, 한낱 동양인 배우 한 명이 '지.아이.조'를 변화시킨 그 내막은 실로 대단했다.

◈ 일본계 무사->한국 무사로, 액션에 태권도 가미

이병헌은 '지.아이.조'에서 악역인 스톰 쉐도우 역을 맡았다. 악역 그리고 원작의 스톰 쉐도우가 일본계 무사라는 점에서 적지않은 우려가 가득했다. 하지만 '지.아이.조'가 공개된 후 그같은 우려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 어떤 악역에 견주어도 손색없는 강한 카리스마를 내뿜었고, 비중 면에서도 상당했다. 능숙한 영어와 액션 연기는 그의 연기 경력이 말해주듯 시에나 밀러, 채닝 테이텀 등 할리우드 스타들보다 더 완벽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톰 쉐도우가 이병헌을 만나면서 '한국적' 색채를 갖게 됐다는 점이다. 스톰 쉐도우의 국적은 '한국'으로 명확해졌고, '태권도'가 가미된 액션으로 변화됐다.

이병헌은 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특별히 거부감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단지 내가 한국 배우니까 큰 무리가 없으면 한국인으로 해달라고 한 것 뿐"이라며 "영어 대사밖에 없지만 어떤 식으로든 한국적이어야 된다는 생각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시사회 후 어설프지만 분명 한국어가 나왔고, 왜색이 없어졌다는 기사를 접했다"며 "지금까지 전혀 의식하지 않았는데 내가 그런 일을 했구나라고 비로소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 한국어 삽입, 무술감독 합류 제안

극 중 스톰 쉐도우의 어린 시절 장면에서 한 마디의 한국어가 등장한다. 스톰 쉐도우가 한국 무사로 설정이 변했기 때문에 한국어가 나오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이병헌의 제안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이병헌은 "태국아이가 캐스팅됐는데, 짧은 대사라서 가르쳐주면 쉽게 될 줄 알았다"며 "그런데 2시간 가르쳐도 한국어 발음을 전혀 못했다"고 당시 과정을 설명했다. 이병헌은 포기할법도 했지만 감독에게 더빙을 요구했고, 그 결과 발음이 다소 어눌하지만 단 한 마디의 한국어를 극에 삽일할 수 있었다.

이병헌
스톰 쉐도우와 스네이크 아이즈는 '지.아이.조'에서 가장 화려한 액션을 선보이는 캐릭터다. 또 처음에는 두 캐릭터의 무술이나 액션도 큰 차별점이 없었다. 이에 이병헌은 "스톰 쉐도우는 태권도를 가미해 차별화를 뒀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는데 이것 역시 받아들여졌다"며 "그래서 파워풀한 태권도 동작이 많다. 물론 태권도의 나래차기를 하다가 무릎 인대가 찢어지는 부상도 당했다"고 설명했다.

액션의 완벽성을 위해 정두홍 무술감독의 합류도 제안했지만 너무 늦어 무산됐다. 그는 "좋은 아이디어로 좀 더 화려하고, 강력한 액션들이 많아졌을텐데"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 이병헌, "나의 주무대는 한국"

이병헌은 '지.아이.조'를 통해 '할리우드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지.아이.조'를 본 스티븐 스필버그도 그에게 관심을 표명했을 정도다. 하지만 그에게 중요한 건 '한국'이다.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연기는 한국말로, 한국적인 정서를 표현하는 것이다. 정말 좋은 작품이 있다면 할리우드에서 찍고, 다시 한국에서 활동할 계획이다."

한편, '지.아이.조'는 기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식을 새로움 없이 답습한 '범작'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병헌 캐릭터를 제외한 다른 캐릭터에서도 특별한 매력점을 찾아보기도 힘들다. 또 화려한 볼거리만 가득한 '지.아이.조'는 '너무나도' 뚜렷한 선악구조와 특별한 연결 고리없이 흘러가는 스토리로 지루함까지 전해주고 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