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서울 등촌동에서 진행된 최종 예선을 통과한 후 기자들과 만난 최한빛(23)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본선 진출 소감과 함께 그동안 어려웠던 심경을 털어놨다.
50명의 1차 예선 통과 후보 중 32명의 본선 진출자로 선발된 최한빛은 “어릴 때부터 이뤄질 수 없는 꿈이라고 생각했던 거라 현실 속에서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이 너무나 행복하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사실 성전환 수술을 하게 됐을 때는 세상에 나서는 것 조차도 두려웠다는 최한빛은 “선입견이라는 벽 때문에 사회 밖으로 나오기가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부모님이 무작정 말리시기보다 나를 먼저 알아봐 주고 수술까지 시켜줬다”며 “이후 부모님과 약속한 것이 있다. 후회하지 않고 세상 앞에 당당히 나서는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최한빛은 어릴 때의 꿈과 부모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세상 앞에 나설 힘을 얻은 셈이다. 하지만 최한빛이 미인 대회에 나서기까지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최한빛이 1차 예선을 통과한 후 그녀가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인터넷에서는 그녀의 '출전자격'을 놓고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최한빛은 “1차 심사를 (트랜스젠더임을) 고백하지 않고 봤다. 선입견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을까 봐 당당하게 실력을 가늠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사가 나오고 논란이라는 말들이 오고 가 힘든 점이 없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나는 대한민국 여성으로서 자격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해 대회에 지원했고, 최선을 다해 교육에 임했다”고 강조했다.
30분여를 천천히 심경을 고백하던 최한빛은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최한빛은 “미니홈피에서 악풀을 찾기 힘들었지만, 어떤 분이 ‘너는 부모님 생각은 안 하니? 너 생각만 하는 게 아니니?’라는 글을 썼더라. 그 부분에 있어서는 나도 부모님께 많이 죄송스러워 힘든 부분이었지만 우리 부모님께서는 누구보다 제가 행복하길 바라셨고, 항상 웃을 수 있기를 바라셨기 때문에 견딜 수 있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최한빛은 “‘넌 혼자가 아니다. 잘해 낼 수 있고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는 응원을 해 준 가족과 친구들, 선배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며 “주위 시선이 두려워 숨어사는 트랜스젠더들이 나로 인해 조금이나마 선입견이 없어져, 평범한 여성으로서 다른 사람과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고마움과 함께 바람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최한빛은 “앞으로 나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저를 보고 무엇을 느끼고 감정을 받을 수 있는 그런 모델이 꿈”이라며 “32명의 동료들과 열심히 본선 대회를 위해 집중하려고 한다. 여기까지 기회 주셨으니, 더 열심히 누구보다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2009 슈퍼모델선발대회 본선은 오는 9월 25일 거제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