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에 사는 야생동물 황조롱이

매과로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가 최근 들어 심심찮게 도심에서 발견되고 있다.


황조롱이가 살 곳이 없어지면서 까치와 비둘기처럼 도심 속 야생 조류가 돼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산 남구 용호동의 한 아파트에 사는 임기수(51)씨는 지난 5월 중순 베란다 청소를 하다가 에어컨 실외기에 있는 둥지를 발견했다.

아파트 7층에 사는 임씨는 매일 같이 먹이를 잡아와 새끼들을 먹이는 어미 황조롱이를 보며 차마 어쩔 수 없어 황조롱이 가족에게 베란다 한켠을 내줬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고 새끼들의 울음소리가 커지자 이웃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임씨는 결국 지난달 동물보호센터에 새끼들을 인계했다.

황조롱이
지난 5월과 6월, 두달 동안 날기 연습을 하다 고층 건물에서 추락해 부산 야생동물보호치료센터로 온 황조롱이 새끼는 벌써 26마리나 된다.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들이 살 곳이 없어지면서 먹이를 찾아 도심으로 날아들어 비둘기와 같은 도심 속 야생동물로 적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야생동물보호치료센터 강승구 재활담당자는 "일반 시민들이 도시에서 살아가는 새로 까치와 비둘기 등을 생각하는데 박새와 딱새 그리고 황조롱이도 도시에서 살아가는 새가 됐다"고 말했다.

매과인 황조롱이들은 주로 에어컨 실외기 틈에 둥지를 짓고, 도심 속 쥐와 곤충류를 잡아먹으며 도시생활에 적응해 나가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결국 자연파괴의 결과라며 경계하는 모습이다.

습지와 새들의 친구 김경철 국장은 "과연 황조롱이들이 도시가 좋아서 찾아 온 것이라고 볼 수 있겠냐?"며"근본적으로 원래의 서식지가 파괴되어서 왔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도심 속 야생동물이 돼가고 있는 황조롱이들, 다행히 최근 황조롱이들이 얼마나 또 어떤 방식으로 도시에 적응하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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