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은 그 두번째로 직접 폐식용유로 만든 비누를 팔아 수익금을 모두 장애인재활 전문병원 건립 기금에 기부한 여고생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폐식용유로 만든 친환경 비누 팝니다. 나눔에 동참해 주세요” 지난달 28일 오후, 휴일을 맞아 인파가 북적이는 서울 명동에 때 아닌 ‘비누 장사꾼’들이 등장했다.
주인공은 바로 민족사관고등학교 2학년의 안영란, 김보원, 송지은, 최상현 학생으로 구성된 G4 모금원정대.
소녀[Girl], 환경[Green], 기부[Give], 좋다[Good]의 영어 알파벳 첫 글자를 따서 만든 G4 원정대는 ‘환경도 생각하는 좋은 의미의 기부에 나선 여학생들’을 뜻한다.
G4 원정대는 직접 맞춘 티셔츠를 입고 목청껏 “나눔에 동참해 주세요”라고 외치며 비누를 팔고 또한 모금함을 통해 이날 하루 166,680원의 따뜻한 마음을 모았다.
“사실 큰 돈은 아니지만 폐식용유랑 염기를 휘저어 비누를 만드는 일은 시간도 많이 들고 피곤한 과정이에요. 그래도 비누를 만들 때 들인 정성과 천원이든, 2천원이든 아니 단 돈 백원이라도 모을 수 있다면 가장 정성을 보일 수 있고 학생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그럼 왜 재활 전문병원일까. “지체장애가 있는 친구와 같은 학교를 다닌 적이 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전학을 갔다”며 “당시 어린 마음에 편견을 갖고 다가가지 못했던 미안함이 남아 있다”고, 안영란 학생은 설명한다.
그 일을 계기로 평소 뜻이 맞는 친구들과 의미 있는 모금활동에 나서기로 뜻을 모았고, 장애인을 위한 재활병원 건립에 힘을 보태기로 한 것.
G4 원정대는 최근 방학을 앞두고 학교 생활을 하면서 동시에 소중한 정성을 모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버려진 캔과 재활용품을 모아 연필꽂이와 필통을 만들어 팔고, 또 모금함을 제작해 캠페인 활동을 지속적으로 벌일 계획이다.
“부모님에게 용돈을 받아서 기부하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며 “학생답고 우리스러운 방법으로 계속 나눔을 실천하고 싶기 때문”이란다.
가볍게 날아 곳곳에 새로운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민들레처럼 나눔을 퍼트리는 전도사로 나선 당돌한 여고생들은 우리 사회의 성숙하지 못한 기부 문화에 대한 아쉬움도 잊지 않았다.
“명동에서 모금활동을 하는데 무슨 말인지 잘 알아듣지 못하는 일본인, 중국인 관광객들은 오히려 웃으면서 모금에 동참해 주셨어요. 물론 학생이기 때문에 신뢰감을 주지 못하기도 했지만 그냥 무관심하게 스쳐 지나가는 분들을 보니까 조금만 관심을 보여주셨으면 좋겠다는 안타까움이 들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