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킹콩을 들다' 우리 얘기인 거 아시죠?"

보성여중 역도부(사진제공=보성군청)
전남 보성 지역에서 90 % 이상 로케이션 촬영된 박건용 감독의 영화 <킹콩을 들다>가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으면서 보성여중 역도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킹공을 들다'의 실제 모델인 보성여중 역도부 감독과 역도부원들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보성여중 역도부 김용철 감독이 '킹콩을 들다'란 영화를 알게 된 건 지난 1월.



김 감독은 자신과 제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를 제작한다는 이야기에 당황스러웠지만 "비인기 종목에 대한 설움을 알기 때문에 역도 자체를 영화로 만들어 준다니 더이상 바랄 것이 없었다"며 촬영 제의를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렇게 4개월 동안 보성여중 역도부의 연습실인 실내체육관 등에서 90%이상 촬영한 '킹콩을 들다'는 개봉 일주일 만에 33만명을 돌파했다.

바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돼 감동이 배가 됐다는 관객들의 입소문 때문.

김 감독은 이번 영화 흥행으로 역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내심 즐거워하면서도 여전히 여자 역도 선수를 키워내기는 어렵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김감독은 "부모들이 야구, 축구는 많이 시키지만 역도는 꺼리는 게 사실이다"며 "남자선수 뽑는 것도 쉽지 않지만 여자선수는 체형에 대한 편견 때문에 선수 발굴 자체가 훨씬 힘들다"고 말했다.

부모님의 반대와 역도에 대한 편견 때문에 말 못할 고민이 있는 건 어린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보성여중 역도부 이은경 양(16)은 "굳은 살과 근육 때문에 어머니 반대가 심하다"며 "집에 가서 힘들다는 내색 하는 것도 눈치 보일 때가 많다"고 말했다.

보성여중 역도부 김용철 감독
또 김솔이 양(16) 역시 "걸음걸이나 체형 때문에 처음에는 친구들이 나를 무서워 했다"며 "여자로 안보고 무조건 힘세다"고 하는 편견이 가장 속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역도 소녀들이 이같은 장애물을 뛰어넘을 수 있는 건 역도에 대한 흥미와 소박한 꿈 때문이다.

김 양은 "장미란 선수처럼 되고 싶지만 운동 하나로 직업도 갖고 돈도 많이 벌고 재밌으니 이 정도면 충분하다"면서도 "이번 기회에 역도에 대한 편견이 바뀌고 많은 관심이 이어져 영화 한번 또 찍었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킹콩을 들다'의 성공으로 갑자기 여자 역도와 보성여중 역도부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하지만 감독과 선수들은 반짝 관심이 아니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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