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인 채 ''아이를 임심했다''고 속여 동거남과 결혼한 뒤, 신생아 납치를 의뢰한 가정주부와 아이를 납치한 뒤 아이의 어머니까지 살해 암매장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혀 충격을 주고 있다.
신생아 청부납치, 아이 어머니는 살해 암매장
사건이 일어난 것은 지난해 5월 24일. 경기도 평택의 한 노상에서 대낮에 아이를 안고 가던 A씨가 승합차를 탄 심부름센터 직원 정모(40)씨 등 4명에 의해 납치됐다.
정씨 등은 A씨의 몸을 묶고 생후 70일 된 A씨의 아들을 강제로 빼앗아 ''아기를 구해달라''고 의뢰한 김모(36) 여인에게 넘겨줬다.
이들은 울면서 아이를 돌려달라고 애원하는 A씨를 차량 안에서 목졸라 숨지게 한 뒤 사체를 암매장까지 했다.
강남경찰서 정성기 형사과장은 사건 브리핑에서 "아기를 빼앗아 의뢰자에게 넘겨주고, 아기를 돌려달라며 애원하는 주부의 목을 번갈아 졸라 살해한 후 강원도 고성 야산에 암매장했다"고 밝혔다.
가족들에 의해 실종 신고됐던 A씨는 사건 발생 다음달에 암매장된 장소에서 발견돼 경찰이 수사를 진행중이었다.
범행 동기, "아이를 구해달라" 이유가 무엇이었나
지난 90년 결혼한 뒤 16살과 13살 된 남매를 두었지만 경제적인 문제로 남편과 사이가 멀어진 김 여인은 지난 2003년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최모(31)씨와 동거 생활에 들어갔다.
이 때 김 여인은 불임인 상태였지만, 최씨에게 ''아이를 가졌다''고 속인 뒤 같은 해 11월 최씨와 결혼하게 된다.
하지만 자신의 거짓말이 탄로날까 두려웠던 김 여인은 심부름센터 직원인 정씨 등에게 7천만 원을 주며 어떻게든 아이를 구해달라고 의뢰했고, 의뢰를 받은 이들은 유아원 등을 돌며 아이를 납치하려 했지만 여의치가 않았다.
정씨 등은 결국 지난해 5월, A씨를 납치해 아이를 김 여인에게 건네준 뒤 A씨는 살해 암매장한 것.
경찰에 붙잡힌 김 여인은 "단지 ''아이를 구해 달라''고만 했을 뿐"이라며 뒤늦은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경찰에 "너무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고 되풀이했다.
A씨를 살해한 정씨 등은 오히려 범행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김 여인에게 추가로 5천여만 원을 더 뜯어내기도 했다.
김 여인, 동거남에게 "미국 원정출산 준비중" 둘러대고 범행계획
김 여인은 자신의 거짓말을 감추기 위해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다. 미국에 원정출산을 한다며 자신이 꾸민 출산 예정 기간 전후에는 친구 집에 머물러 있었다.
또, 아이를 낳았다며 동거남에게 돌아간 후에는 신생아라 비행기 탑승이 어려워 혼자 먼저 들어왔다고 동거남을 속였고, 두 달 후 정씨가 A씨의 아들을 납치한 뒤 정씨를 아기의 외삼촌으로 속여 아이를 건네받았다.
하지만 이러한 범행은 오토바이를 치고 달아나 뺑소니 차량으로 수배된 정씨 일행의 차량이 경찰에 발견돼 또 다른 여죄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드러나게 됐다.
다시 강남경찰서 정성기 형사과장은 "교통사고 야기 도주 혐의로 수배된 차량을 발견하고, 운전자와 동승자인 피의자들의 검문검색을 실시하던 중에 무면허 운전에 교통사고 야기 도주 차량으로 수배돼 검거하게 됐다"고 밝혔다.
납치된 아기, 무사히 가족 품에 앉겨
어머니의 품에서 납치됐던 아기는 사건 발생 여덟 달 만에 가족에게로 돌아갔다.
그동안 아내를 잃고 아기를 찾아 헤매던 아버지는 울음을 터뜨리며 생사를 알 수 없었던 아들을 받아 안았다.
경찰은 김 여인과 정씨 등 네 명에 대해 납치, 살해,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CBS사회부 김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