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엣 비노쉬, "한국 영화에 갈증 많다"

10여 편의 한국 영화 DVD 감상할 예정

비노쉬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프랑스 인기 배우 줄리엣 비노쉬. '퐁네프의 연인들', '블루', '하몽하몽' 등으로 국내서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사실 그녀는 영화배우가 아닌 국내 공연을 앞둔 무용공연 'In-I'의 무용수로 한국을 찾았다.

물론 때마침(?) 그녀의 주연작 '여름의 조각들'이 26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시네 프랑스 2009'의 첫 번째 프로그램인 '줄리엣 비노쉬 특별전'도 25일까지 진행된다. 이로 인해 줄리엣 비노쉬는 그간 한국을 찾은 어떤 해외 스타들보다 바쁜 하루를 보내야만 했다.

지난 18일 그녀는 오전에는 무용수로, 오후에는 영화 '여름의 조각들' 주연배우로 국내 취재진과 자리를 함께 했다. 그럼에도 지친 기색이나 짜증 섞인 표정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그녀는 "질문에 대답할 준비도 다 됐고, 뒤에 계신분 잘 안보이는데 제가 일어서거나 책상 위로 올라갈 수도 있다"며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를 이끌어갔다.

줄리엣 비노쉬는 18일 오후 서울 대학로 하이퍼텍 나다에서 열린 '시네 프랑스 2009' 오픈식과 '여름의 조각들'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놀랍다. 프랑스보다 '시네필'이 더 많은 것 같다"며 "저의 특별전이 열려 색다른 기분"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여름의 조각들'은 적은 예산과 짧은 시간에 완성된 작품"이라며 "즐겁고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여름의 조각들'은 어머니의 죽음 뒤 유산문제를 겪는 세 남매의 갈등과 화해를 담은 작품. 비노쉬는 어머니의 죽음을 통해 삶을 이해하고 담담하게 아픔을 극복해나가는 아드리엔 역을 맡았다.

그녀는 "프랑스 법에는 유산 중 문화 유적으로 가치가 있을 때 50% 가량 국가에 기부하는 법이 있다"며 "아버지 친척 분이 돌아가셨을 때 자식이 없어 루브르 박물관에 기증된 미술품도 있다. 하지만 프랑스에서 보편적인 상황은 아니다"고 영화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날 비노쉬는 한국 영화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16일 내한하자마자 DVD로 '밀양'을 감상했을 정도. 물론 자막 때문에 30분 밖에 보지 못했지만. 그녀는 "한국 영화에 대해 알고 싶은 갈증이 많다. 지금 10여 편의 DVD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다"며 "칸 영화제에서 한국 감독님들을 많이 만났다. 다음 부산영화제에 방문할 땐 감독님 이름을 외워오겠다"고 약속했다.

또 비노쉬는 "과거 누벨바그가 동양영화쪽에 영향을 많이 줬다면, 지금은 동양 영화가 서양에 많은 영감을 주고 있다"며 "회화도 마찬가지다. 동양적인 서예에서 많은 영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비노쉬는 무용, 영화배우는 물론 회화도 섭렵했다. 각기 다른 예술 분야에서 자기 영역을 구축했다. 이에 "자기 자신을 재창고하고, 새로운 것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기 때문에 저절로 겸손해 진다"고 말했다. 다양한 분야를 통해 배우로서의 삶에도 자양분이 된다고.

"영화뿐 아니라 새로운 형식을 통해 나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지를 생각한다. 때문에 배우로서 어찌 보면 은퇴할 나이인데, 춤을 춤으로서 새로운 삶을 이어가는 의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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