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순, 장모 3일장 직후 보험사에 태연히 전화

검찰, 3차 공판서 강호순과 보험사직원간의 전화 녹음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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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강호순 3억여원 보험금 수령, 대부분 사기 의혹'

16일 연쇄살인범 강호순(39)에 대한 3차 공판이 열린 수원지법 안산지원 401호 법정에서는 전처와 장모 방화살해 혐의에 대한 뜨거운 공방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안산지원 제1형사부(이태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3차 공판에서 검찰과 강호순 변호인 측은 방화살인 이전에 강호순이 가입한 7건의 보험으로 2억 8천900만원을 수령한 사실과 이에 대한 보험사기 의혹 등에 대해 각종 증거들을 토대로 증인 심문을 벌였다.

특히 이날 공판은 그동안 '심증'만 있고 '물증'이 없어 각종 의혹들만 난무하던 네 번째 부인 A(당시 28세) 씨와 장모(당시 60세)를 숨지게 한 혐의(현주건조물방화치사 등)에 대한 첫 집중심리여서 관심을 모았다.

◈ 검찰, 강호순과 숨진 전처 보험 문의 육성 공개

검찰은 이날 강호순의 공소 내용을 ▲보험사기 의혹 ▲보험가입 정황 ▲범행동기 ▲화재원인 ▲사망원인 ▲방범창 손괴 ▲화재 당시 상황 ▲사건현장 훼손 ▲화재이후 피고인의 행적 등 9가지 쟁점으로 나눠 법정에 설치된 화면을 통해 파워포인트로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눈길을 끈것은 지난 2005년 10월 30일 화재로 사망한 A 씨가 사망 5일 전인 같은달 24일 B보험회사에 150만원 상당의 약관 대출을 문의하는 육성과 삼일장은 치른 직후인 11월 4일 수령가능한 보험금을 문의하는 강호순의 육성.

A 씨는 이날 자신이 가입한 B 보험사 직원에게 "한 달 이자가 얼마냐", "보험료는 월 얼마냐" 는 등의 내용을 물었고 연 5.7% 이자로 150만원을 약관 대출받았다.

검찰은 이에 대해 "당시 이 가족의 생활비는 모두 A 씨 농협계좌에서 빠져나갔다"며 "이날은 A 씨가 가입한 또다른 보험사의 보험금 납입일이었는데 돈이 없어 약관대출을 받은 돈으로 다른 보험료를 납부했다"고 설명한 뒤 "당시 강호순의 경제상황이 매우 어려웠음을 짐작케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은 A 씨와 장모의 삼일장을 치른 직후인 11월 4일 강호순이 B보험사에 전화를 걸어 수령 가능한 보험금과 수령 절차에 대해 문의한 음성 녹취파일도 공개했다.

강호순은 통화에서 "집사람이 무배당 종신보험이랑 리빙케어보험 두 가지를 들었는데 사망했어요"라며 "처가집에 불이 났는데 저랑 아들은 작은 방에서 자고 있었고 장모랑 처가 큰방에서 자다가 불이나서 돌아가셨어요"라고 사고 정황을 설명했다.

이에 보험사 직원이 "종신보험을 통해서는 1억여원과 리빙케어보험은 5천여만원을 받으실 수 있다"고 설명하니 강호순은 "그렇게 많이 나오는 거냐"고 놀란듯 물었다.

특히 강호순은 사망진단서와, 사망자의 친척 관계를 알 수 있는 호적, 등본 등 보험금 수령에 필요한 서류에 대해 어디서 발급받아야 하고 몇시까지 제출해야 하는지 재차 확인하는 등 방금 '큰 일'을 치른 사람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침착함을 이어갔다.


하지만 강호순은 A 씨에게 7명의 형제가 있어 보험금을 수령하려면 같이 와야 한다는 보험사 직원의 설명에 "형제가 모두 함께 가야 되나?"라고 반문하며 약간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이러한 육성이 공개되자 공판이 진행되는 동안 고개를 푹 숙이고 눈만 깜빡이던 강호순은 잠시동안 눈을 지그시 감으며 생각에 잠긴 듯 했다가 파일재생이 끝나자 크게 심호흡을 하며 착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검찰은 "강호순은 이에 대해 아내가 보험에 가입한 것을 알고 단지 내용이 궁금해 문의한 것일 뿐이라고 진술했다"며 "이것이 A 씨를 너무 사랑해 살인을 저지르게 됐다는 강호순이 3일장을 치른 뒤 충북 제천에서 수목장을 지내고 올라와 할 수 있는 행동인지 의문"이라고 의심했다.

◈ 차량화재, 차량분실, 점포화재 등 보험사기 의혹 '눈덩이'

검찰은 이날 강호순의 지인들에게서 얻은 보험사기 의혹 정황에 대한 진술을 낱낱이 공개하기도 했다.

검찰이 밝힌 강호순의 초등학교 동창생 C 씨의 진술 내용에 따르면 강호순은 A 씨의 사망사실을 숨기다 허위로 주위에 알렸다.

화재가 발생한 뒤 한달여 쯤 뒤인 2005년 12월 강이 운영하던 개농장을 찾은 C 씨가 A 씨의 행방을 묻자 스포츠마사지샵에서 일해온 A 씨가 일본으로 마사지일을 하러 갔다고 대답한 것.

이어 얼마가 지난 후 다시 개농장은 찾은 C 씨가 처가 아직 안돌아왔냐고 묻자 강은 "A 씨와 장모가 승용차를 타고 가던 중 교통사고로 사망했는데 보험금으로 받은 1억원은 내가 갖고 6천만원은 처가댁에 줬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강호순은 지난 1999년과 2008년 자신이 덤프트럭과 티코 등 세 차례에 걸쳐 자동차 화재 명목으로 타낸 보험금은 모두 '수법'이 있었다고 말하고 다녔다고 검찰은 말했다.

자차보험에 가입해 둔 뒤 차량 엔진에 전기 배선을 연결해 목격자가 나타날때까지 기다렸다가 전기 배선에 불을 붙여 자동차 화재 명목으로 보험금을 수령했다는 것.

또 덤프트럭 도난 신고도 자차보험에 가입해 두고 장물아비에 각종 부품들을 해체해 판매한 뒤 차량을 분실했다고 신고하면 된다고 동료 운전자들에게 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강은 지난 2000년 1월 자신이 운영하던 음식점에서 발생한 화재도 주위에 전기누전에 의한 것이라고 알렸지만 경찰 수사결과 유류에 의한 화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검찰은 강이 그동안 보험금 수령을 위해 입원한 병원에서 의사나 간호사 앞에서 대소변도 못가릴 정도의 몸상태를 보였지만 실제로 그들이 진료를 끝내고 나가면 푸시업을 하는 등 '꾀병환자'였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이날 증거입증 취지를 통해 320여건의 증거를 일일이 거론하며 강호순을 압박한 검찰에 대해 강호순의 변호를 맡은 김선일 변호사는 "보험사기 관련해서는 입증된 사실은 없다"며 부동의 입장을 밝혔다.

◈ 보험사 직원들 "강호순, 재해보장에 유독 집착"

한편 검찰은 강호순이 화재 직전 가입한 보험사 관계자 2명을 증인으로 불러 가입 당시와 화재 발생 뒤 정황 등에 대한 진술을 들었다.

증인으로 출석한 A 보험설계사 김모 씨는 "사고 직전 강호순과 처를 만두가게에서 함께 만나 보험을 안내했으나 재해보장이 적다며 강호순이 화를 내고 밖으로 나갔다"며 "보험가입 며칠 후 강호순의 처가 화재로 사망한 사실을 알고는 사고에 대해 의문이 들어 심사부서에 전화를 걸어 방화 같다며 철저한 조사를 요청했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어 "강호순의 처가 보험 가입을 요청할 당시 전산확인 결과 이미 2건의 보험에 가입해 있어 보장 한도가 차 있었고 보험금 약관대출을 수시로 받아 보험금 지불 여력도 없는 것 같아 보험 가입을 만류했었다"며 "당시 강의 처는 단순 건강보험이라도 들자고 했지만 강이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D보험사 남모 씨도 "화재사고 10일 전 강호순과 처가 보험사 사무실로 직접 찾아와 설명을 들은 뒤 보험에 가입했다"며 "당시 강호순에게 재해와 상해가 동시에 보장되는 저렴한 보험을 설명했고 강은 아무런 말없이 가입했다"고 진술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18일 오후 2시 같은 법정에서 열리며 증인으로 8명이 출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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