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남’ 정의철, "농구선수 꿈 접었지만 연기로 '덩크슛' 했죠"

[노컷인터뷰] '꽃남'에서 모델 하제로 주목받는 정의철

정의철

2005년에 데뷔해 드라마와 시트콤, 영화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온 모델 출신 탤런트 정의철(24)이 ‘꽃보다 남자’를 통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지난 1월 5일 방송된 1회에서 F4에게 레드카드를 받은 후 전교생들에게 왕따를 당하며 자살의 문턱까지 갔던 그는 금잔디(구혜선)의 손을 잡고 위기를 피하며 총총 걸음으로 F4의 손아귀로부터 그리고 브라운관에서 사라졌다.

그 후 드라마는 11회까지 흘러갔다. 하지만 1회에서 잠깐 얼굴을 비췄던 정의철은 10회분을 뛰어넘어 재등장했다.

짧지만 강렬한 인상 때문이었을까. ‘꽃남’ 팬들은 그의 귀환을 손꼽아 기다려 왔다. 이에 그는 9일 모델 하제로 다시 돌아왔다.

농구선수 꿈 접었지만 연기로 '덩크슛'

중학생 때부터 농구선수를 꿈꾸던 그는 고등학생 시절까지 농구선수로 뛰었다. 하지만 부상 등 시련을 겪으면서 그는 더 이상 운동을 할 수 없었다.

“발목을 크게 한 번 다쳤는데, 큰 시합을 앞둔 터라 그냥 붕대만 감고 뛰었어요. 그랬더니 무릎과 어깨에까지 무리가 가면서 더 이상 뛸 수 없는 상태까지 이르렀죠. 운동을 그만둔 후에도 꾸준히 물리치료를 받으며 지내야 했어요”

그렇게 지내기를 2년. 그는 10년 동안 키워온 꿈을 포기했다. 아니, 그동안 한 번도 걸어보지 않은 아예 다른 길을 선택해야만 했다.

그렇게 새 꿈을 품은 것이 바로 연기자. 우연히 서게 된 무대에서 모델로서 활동한 그는 탤런트 이민기, 이천희와 한솥밥을 먹으며 실력파 연기자를 꿈꾸기 시작했다.

“모델로 데뷔했지만 연기에 대해서 배운 적은 없어요. 하루는 한 선배가 저에 대해 호흡도 짧고, 목소리 톤도 가볍고, 발음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죠. ‘뭐가 그렇게 많으냐?’고 물었더니 아직도 멀었다고 하더라고요. 그 이후로 스스로를 관찰하며 평소 말투와 행동도 조심스러워졌죠”

스무 살에 처음 시작한 드라마 ‘건빵선생과 별사탕’에서도 그는 학생 교복을 입었다. 공유의 친위대 소속으로 불의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캐릭터였다. 대사가 많은 편도 아니였지만 한 번도 배워보지 못한 연기 도전이었기에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이후 드라마 ‘레인보우 로망스’와 영화 ‘비스티 보이즈’, ‘로맨틱 아일랜드’ 등을 통해서도 얼굴을 알리며 연기력을 쌓았다.

“작품 할 때마다 좋은 얘기보다 부족하다는 얘기를 더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전 인정할 수 없었죠. 애착을 두고 정말 열심히 노력했거든요. 하지만 '다시보기'로 제가 했던 연기를 보니 부끄러워지더라고요”


그렇게 보낸 지난 4년여의 시간. 그는 연기를 전공하는 친구에게 하나하나를 물어가며 처음부터 연기를 다시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인정할 수 없었던 것들을 200% 인정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

“저는 저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단점이더라고요. 초급, 중급도 안 됐는데 고급을 흉내 낸 셈이죠.”

정의철2

‘꽃남’서 1인 2역 삼색 연기로 눈길

그렇게 연기자로서 차근차근 변신을 시도했던 정의철. 그는 마침내 기회를 잡았다. ‘꽃보다 남자’였다.

“1회에서는 쌍둥이 형 민하 역이었어요. 하지만 F4에게 집단 따돌림을 당해 시골로 요양을 떠나는 것으로 하차했고요, 전 형의 복수를 갚고자 신화고로 전학을 가면서 드라마에 다시 등장해요. 앞으로 F4와 대결 구도를 형성해 나갈 거예요.”

전혀 다른 성격의 쌍둥이 형제를 한 번에 연기하게 된 그에겐 어려움이 또 있었다.

“제하는 학교에서는 얌전하지만 모델로서 활동할 때는 냉소적인 이면을 드러내죠. 모델 계에서는 루키지만 집에서는 서자라는 멸시를 받으며 자랐거든요. 한 사람이지만 이중적인 모습을 드러내야 해서 고민돼요”

이를 위해 그는 짧은 머리를 기르고, 무뚝뚝한 표정, 비아냥거리는 말투도 익혔다.


“이제는 부담감이 엄청나요. 예전에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었는데요. 시간이 흐른다고 생각하니 후회가 많아지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하기 싫은 것도 하면서 조금씩 도전하는 중이에요. 또 하다보니까 은근히 맞는 것도 같고요.”(하하)

그리고 지금 그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다시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인생의 기회가 3번 오는 거라면 첫 기회는 교육을 받은 것이고, 두 번째 기회는 농구선수로서 뛰었던 거였죠. 세 번째 기회는 연기자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지금이 저에게는 마지막 기회가 온 만큼 열심히 최선을 다 하며 살 거예요.”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