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TV드라마PD협회는 최근 지상파 방송 3사의 드라마 제작 위기 징후를 진단하기 위해 1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주최한 ‘TV드라마 위기와 출연료 정상화’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날 발제자로 나선 김진웅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드라마 PD협회 내부자료를 근거로 제작비를 많이 투자하고 톱스타가 출연한 드라마일수록 더 많은 손실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교수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톱스타 송일국이 출연한 MBC 81부작 대하사극 ‘주몽’은 회당 제작비 7억 5300만원 대비 광고판매를 비롯한 수입은 5억 3600만원으로 약 2억 17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 비용은 직접제작비 외 방송사 및 제작사의 직원급여와 유지비 등의 간접제작비가 포함된 내역이다.
당초 60부작이었던 ‘주몽’은 시청률 상승세에 힘입어 21부를 연장방영해 적자폭도 45억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성, 김민정 주연 의학드라마 ‘뉴하트’의 경우 회당 7억 4100만원 제작비 대비 약 3억 여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드라마 역시 30% 이상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한 작품이다.
반면 강성연, 김호진, 김남진 주연 ‘신현모양처’는 10% 미만의 저조한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회당 3500만원 흑자를 기록했다. ‘신현모양처’의 총제작비는 ‘주몽’, ‘뉴하트’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또 장혁, 공효진 주연 ‘고맙습니다’의 회당 제작비는 비교적 손실이 적은 3300만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현상은 스타들의 출연료 상승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라고 김교수는 지적했다. 이 날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한류스타 배용준이 회당 2억 5천만원 (태왕사신기), 탤런트 송승헌은 회당 7000만원(에덴의 동쪽)의 출연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탤런트 권상우(못된사랑)와 박신양(바람의 화원)은 각각 회당 5000만원의 출연료가 책정됐다.
김교수는 “드라마 ‘겨울연가’와 ‘대장금’의 성공으로 한류를 등에 업은 소수스타들의 몸값이 상승하면서 그들과 경쟁관계에 있는 동급 연기자들, 조연연기자 및 주연급 신인연기자들, 나아가 작가와 연출자의 몸값까지 덩달아 올랐다”라며 “결국 이에 따른 부담은 결국 방송사나 제작사의 적자로 직결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