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드라마 ‘내인생의 황금기’(극본 이정선, 연출 정세호)에서 이황 역의 문소리와 그녀의 남편 유태일 역을 맡은 이종원은 서로의 외도를 두고 정신없이 싸운다.
아내의 외도를 알게 된 남편은 아내를 부정한 여자로 여기며 이해하지 못하고, 아내는 먼저 바람을 피운 남편이 자신을 죄인 취급 하는 것에 대해 분개한다.
지난 5일 방송에서는 마주한 부부가 이 문제로 격돌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문소리는 이종원의 분개에 “당신도 바람 폈잖아”로 응수한다. 그러나 이종원은 오히려 “남자랑 여자랑 어떻게 같을 수 있느냐”며 더 크게 화를 낸다.
과연 누가 더 정당한 걸까? 이에 대해 이 드라마 이정선 작가는 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정신적 외도가 하룻밤의 실수보다 나쁘다"고 문소리를 두둔하며, "오는 11일과 12일 방송되는 13회와 14회를 보면 어느 정도 설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회 방송부터 '내인생의 황금기'는 문소리의 외도에만 주목했다. 동료들과 간 방콕 출장에서 문소리는 옛 연인이던 이태곤과 진한 키스와 함께 하룻밤까지 허락한다. 이후 서울의 호텔에서 이태곤과 다시 만나지만, 서로에게 상처만 준 채 헤어지고 만다.
이렇게 극에는 문소리 외도가 시작부터 끝까지 '친절하게' 설명돼 있다. 하지만 이종원의 외도는 대사에만 간략히 드러나 있을뿐 직접적으로 묘사하지 않았다. 당연히 드라마 시청자들은 문소리에 대해 좋지 않은 시선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이 작가는 “문소리의 외도는 남편엔 대한 배신감에서 비롯된 의도적인 바람이었다”고 기존의 외도와 구분을 지었다.
이 작가는 "이미 남편인 이종원이 먼저 외도를 한 상태였다"며 "극 중에서는 한 번의 실수라고 변명하지만 사실 이종원의 바람이 더 심했다. 몇 달 동안 함께 일한 파트너에게 마음도 주고 결국 하룻밤까지 보낸 것이다. 이종원은 몸과 마음까지 외도를 한 것”이라고 부부가 다투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 작가는 “이를 지켜본 아내의 심정이 어땠겠나? 문소리도 그래서 의도적인 맞바람을 피운 것이다. 하지만 바람을 피운 본인도 맘이 좋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나중에 이태곤과도 안 좋게 헤어지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마디로 이종원은 실수가 아닌 마음까지 준 명명백백한 외도를, 문소리는 남편에 대한 화 때문에 하룻밤의 외도를 했다는 얘기다.
현재 남성들은 이종원을, 젊은 여성들은 문소리를 두둔하는 상황에 대해 이 작가는 “기존에 종종 있었던 부부문제에서 남녀의 상황이 바뀌다 보니 맞바람 피운 아내에 대해 이해하는 분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외도문제는 남녀의 문제가 아니다”며 “결혼은 의리를 훌륭하게 지켜가며 사느냐 마느냐라는 인격의 성숙도와 자질의 문제다. 이를 인간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