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 ‘내여자’로 본격적인 연기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박정철이 데뷔 11년간 쓰렸던 속내를 털어놨다.
“군 생활까지 포함하면 3년 7개월을 쉬었어요. 그 정도 활동하지 않으면 잊히는 것이 현실이잖아요. 그래서 제대 후에는 예전만큼 인기를 얻기 쉽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웠죠.”
반듯한 인상의 양복에 묻은 먼지조차 허락하지 않을 것 같은 그가 이런 고민을 하고 있었을 줄이야.
하지만 그것도 그럴 것이 박정철은 1997년 KBS 슈퍼탤런트 동상을 받으며 연기활동을 시작해, 드라마 ‘파랑새는 있다’, ‘루키’, ‘호텔리어’, ‘순수의 시대’ 등을 통해 큰 어려움 없이 주목받는 스타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김태희와 함께 촬영한 드라마 ‘스크린’이 빛을 보지 못하면서 그는 입대 또한 주목받지 못했다. 또 제대 후 찾아주는 이도 많지 않았다.
“입대 전 마지막 드라마의 성과가 좋지 않아 군대에 가서는 좌절감만 맛보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 시간 동안 진짜 나에 대해 되돌아 볼 수 있게 됐죠. 그리고 군 생활하기 전까지는 연기라는 것이 뭔지 잘 몰랐는데 그 이후부터 의미를 알게 된 것 같아요.”
군 제대 후 고소영과 ‘푸른물고기’, 케이블 드라마 ‘쩐의 전쟁 디 오리지널’, ‘정조암살미스터리 8일’, 아침드라마 ‘물병자리’ 등에 출연하며 그는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MBC 특별기획드라마 ‘내여자’의 기회를 손에 쥐었다.
이번에도 그동안 해왔던 엘리트 이미지와 중첩되는 재벌 2세를 맡았지만 그는 예전의 그가 아니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저돌적인 사랑을 퍼붓는 ‘내어자’의 장태성이 돼 있었다.
“연기에 만족감이 커요. 시청률이 안 나오기는 하지만 시청률 30%가 넘는 ‘조강지처클럽’과 경쟁하는 것에 비하면 괜찮은 싸움 아닌가요?”
그에게서 긍정의 힘이 느껴졌다.
“앞으로 현민(고주원)과 선과 악의 대결 구도로 가게 될 것 같아요. 그리고 현민에 대한 질투가 점점 타오를 것 같아요. 앞으로의 모습도 기대해 주세요.”
“능력 있는 캐릭터 옷을 벗고 빈티 나는 역을 해보고 싶어요. 자꾸 비슷한 역만 맡으니까 다른 역은 안 어울릴 것 같다는 선입견이 생기더라고요. 다른 것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틀에 박힌 연기자’라는 얘기를 듣는 것이 가장 수치스럽다는 박정철은 새로운 연기에 대한 도전 각오를 다졌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연기자잖아요. 연기자가 연기를 못 하면 10년, 20년을 계속 볼 수 있을까요? 난 톱스타는 못해도 내실을 다지려고 해요. 내 한계를 깨 나가면서 성장하고 싶어요. 그 과정 중에 흘릴 땀 때문에 즐겁고 행복하지 않을까요.”
멋진 배우에서 좋은 배우로 불릴 박정철을 다시 만날 날이 손꼽아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