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막막' 서울대 외국인 유학생들 '웃음꽃'

맞춤형 장학금으로 외국인 복지에 눈돌려

"정말 다행이에요. 다음학기 등록금이 막막했었는데......"

한국어를 배워 직접 가르치고 싶은 마음에 무작정 한국 유학길에 오른 중국인 동가근(24)씨는 부유한 유학생이 아니다. 상하이 사범대학교에서 2년동안 학교를 다니다 한국어에 관심이 생겨 2005년 서울대 국어교육과에 입학했지만 학비와 생활금이 만만치 않았다.

"유학을 부모님께서 보내주신 것도 아니고,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고 싶어 형편이 안되더라도 온 것"이라서 학비조달이며 생활비를 스스로 해결해야했던 동씨는 "틈틈이 중국어 강습 아르이트를 하고 있지만 솔직히 학비를 해결하기에는 버거웠다"고 한다.


하지만 당분간 걱정을 한시름 덜게 됐다. 서울대가 국내 대학으로서는 최초로 외국인 유학생들을 상대로 '맞춤형 장학금'을 시범 도입하면서 혜택을 받았기 때문이다. '맞춤형 장학금'이란 그 학생의 가정형편이나 개인소득을 일대일로 고려해 학생들에게 맞는 액수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동씨는 부모의 소득증명서를 학교에 제출하고 검증받은 뒤 다음학기 기성회비 전액을 면제받았다. "그동안 장학금을 신청했었지만 학점은 국내생에 비해 떨어지니까 기대도 안했었다" 는 동씨는 "무엇보다 밀린 학업에 더 집중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서울대가 외국인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장학제도를 도입했다. 이미 2007년도에 국내 학생들에게 시작된 맞춤형 복지제도를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확대 적용한 것이다.

일차로 서울대 외국인 학부 재학생 326명 중 선발된 36명에게 6천 2백만원의 장학금이 6월에 지급됐다. 선정기준은 소득수준 50%, 신청사유 및 재산상황 20%, 국가별 GNI 지수 15%, 가족 수 15%로 학생의 경제적 수준을 다면적으로 따질 수 있는 지수들이 도입됐다.

기존의 장학금이 성적 등에 따라 전액 또는 반액으로 일괄 지급되었던 것과 달리 학생들의 여러가지 사정을 고려해 1:1로 지급되는 것이 특징이다.

한편 등록금 뿐 아니라 유학생들의 생활비도 맞춤형 지원에 나선다.

교내 카페테리아 등에 외국인을 우선 고용하도록 권고하고 시급을 학교에서 보태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스터디-워크 프로그램(Study-Work program)을 도입해 대학의 국제적 행사 업무 등에 외국인 학생들을 고용을 확대할 방침이다.

실제 브라질에서 유학 온 한카니(20)씨는 이런 방식으로 학기중에 생활비를 해결한다. 포르투칼어를 필요로 하는 학내 업무에 투입돼 시급을 받는 것이다. 올해 초 중남미를 순회하는 학교탐방에서 투입되기도 한 한씨는 "가까운 곳에서 일할 수 있고, 시급도 넉넉해 생활비는 충분하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그동안 서울대를 비롯한 일선 대학에서는 국내생에 비해서 외국인 유학생들의 장학제도가 열악했다. 예를 들어 서울대의 경우 국내 학부생들은 사실상 등록금의 총 37%를 교내외장학금으로 보존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었는데 반해, 외국인 학부생들은 10%의 교내장학금만 지급돼 장학액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형편이었다.

대학입장에서는 외국인 학생의 경제적 형편을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어 있지 않아 장학금을 지급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게다가 외국인 유학생들은 간단한 소일거리나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데에도 국내생들보다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어 용돈벌이가 힘들었다. 등록금 뿐 아니라 생활비의 지원도 필요한 실정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외국인 유학생들의 이중고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대는 '맞춤형' 장학 개념을 적용했다.

이정재 서울대 학생처장은 “우선은 여유자금 5억원정도로 시작했지만 안정적인 장학 재단을 마련한 뒤에 지속적으로 외국인들에 대한 장학혜택을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가 그동안 장학제도에 소외되어 있던 외국인 학생들에게 눈을 돌리면서, 열악한 국제 교육환경을 개선할 계기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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