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때 영화를 찍어 벌써 중학교 3학년이 된 유승호는 지난 4월 30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서울이 보이냐'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영화를 2년 전에 찍었고, 저도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신기했다"며 "목소리도 변성기가 안 돼서 아이 목소리가 나더라. 저런때도 있었구나"라고 소감을 밝혔다. 제법 어른티가 나는 유승호는 자신의 어린 시절 모습이 부끄러웠는지 취재진 앞에서 연신 수줍은 미소를 보였다.
당시의 기억을 떠올린 유승호는 "그 때 학교를 많이 빠졌다. 그래서 섬에 들어가서 촬영을 마치면 곧바로 올라와서 학교가고, 또 수업을 마치고 촬영장으로 향했다. 섬에서 놀고 싶었지만, 학교도 다녀야만 했다"고 아쉬웠던 기억을 떠올렸다. 학업과 연기를 병행하기란 지금도 어렵다. "수업시간 선생님 말씀을 듣지 못하게 되다보니, 시험볼 때 많이 힘들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유승호는 키만 큰 것이 아니라 배우로서의 자세도 훌쩍 성숙했다. 그는 "아역배우로서는 거의 마지막 영화가 될 것 같다. 아쉬운 점도 많다"며 "매번 같은 연기만 할 수 없고, 자라면서 다양한 연기를 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연기관을 설명했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그에 맞는 연기를 해야 한다는 '성숙'을 넘어 '노숙'한 말로 웃음을 선사했다.
영화 '서울이 보이냐'는 1970년대 섬마을 신도분교의 학생들이 서울 과자공장으로 수학여행을 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려내 중장년층에게 아련한 향수를 전해준다. 2006년 제작이 완료된 이 영화는 최근 '태왕사신기', '왕과 나' 등으로 누나들의 지지를 받은 유승호의 주연으로 새롭게 관심을 받고 있다. 5월 15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