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가와 안익태 친일은 별개로 봐야..."

윤경로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장 "친일사전에 친일행위와 함께 공적도 기록돼"

윤경로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장
2008년 4월 30일 (수) CBS 뉴스레이다 1부(FM98.1 MHz 매주 월~금 08:00~08:30 진행 : 임미현 앵커)

(대담 - 윤경로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장)친일인명사전위원회가 친일인명사전에 수록할 4,776명의 친일인사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이 시간 윤경로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장이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 임미현 / 진행
거의 3년 만에 최종 명단을 발표를 하셨는데요. 고생 참 많으셨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준비해 오셨나요?
◆ 윤경로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장
1차 명단을 3,090명 발표한 이후에 꼭 3년 걸렸는데요. 그동안 정말 바쁘게 이 일에 많은 사람들이 관계해서 고민도 많이 하고 토론도 많이 하고 자료도 많이 수합하고 해서 일단 어제 4,776명을 친인인명사전에 수록할 대상자로 발표를 했죠.

◇ 임미현 / 진행
가장 어려웠던 점은 역시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었을 듯싶은데요. 그 기준, 어떻게 마련하셨습니까?
◆ 윤경로
이 기준은 2002년부터 2002년 2003년 2004년 몇 년에 걸쳐서 여러 번에 걸친 공청회와 전문가 회의 등등 여러 번 회의를 갖고 기준을 정했습니다. 이 시간에 복잡한 기준을 다 이야기 하기는 어렵고요. 대체로 이제 일정한 일제시대에 상당한 지위에 있었던 분들, 그런 분들은 ‘당연범’으로 들어가는 걸로 했고, 그 외에는 구체적인 친일 행적이 드러난 분들을 대상으로 했죠.


◇ 임미현 / 진행
증거 자료가 명확한 것을 기준으로 삼았다는 말씀이시죠?
◆ 윤경로
그렇습니다. 한 분도, 근거 없이 한 분은 한 분도 없습니다.

◇ 임미현 / 진행
하지만 후손과 기념사업회, 또 보수 단체의 반발이 만만치 않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 윤경로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고 예상을 했던 일이죠. 지난 1차 발표 때도 그랬고 이번에도 수가 더 늘었기 때문에 그와 같은 이의제기가 있을 것이다, 라고 예상은 했고. 그래서 이제 저희가 원래는 올해 8월 달에 책을 간행할 예정인데, 이렇게 4월 달에 미리 발표를 한 것은 한 4개월 정도 발표를 하고 이의제기를 받으려고요. 그래서 거기에서 설득할 부분은 설득하고 설명할 부분은 설명하고 혹 우리가 잘못할 수도 있으니까 잘못한 부분은 우리가 수용하고, 그런 절차를 거치려고 합니다.

◇ 임미현 / 진행
이번 친일 명단 발표에 대해서 이명박 대통령은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친일 공과를 균형 있게 봐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죠?
◆ 윤경로
저는 뭐 꼭 그렇게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원론적인 말씀이라고 생각해요. 분명히 한 인물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공(功)과 과(過)가 있죠. 그러니까 공과 과를 균형 있게 보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고 옳은 말씀이라고 생각 하는데.
우리나라의 인물사전이라 함은 지금까지 다 ‘공(功)’만을 다루고 있습니다. 잘 아시는 대로 특히 일제 식민지 시대 40여 년 간의 기간에 활동한 부분에 대해서는 대체로 언급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대개 그 이전의 행적이나 해방 이후의 행적만을 쓰고 있는데, 바로 이번에 친일인명사전 이것을 통해서 그 비워있던 공과(功過)의 ‘과(過)’ 부분을 채워주는, 그런 아주 역할을 한다, 그런 점에선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부분하고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임미현 / 진행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은 이번에도 최종 명단에 올랐는데요. 박정희 대통령이 특별히 친일 행위를 더 했다고 보시나요?
◆ 윤경로
박정희 전 대통령은 사실 친일 행위로 말하면 그렇게 대단한 건 없습니다. 그러나 올라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기준을 일제시대 위관급 이상을 한 분들, 말하자면 그 분이 다 아시는 대로 대구 사범학교를 나와서 교편생활을 하셨는데, 그냥 그대로 갔으면 여기 오를 이유가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스스로 일본군 장교가 돼서, 그래서 말하자면 독립군과의 적대관계를 가졌다든지 그런 점에서 그것은 대상에 들어갔기 때문에 있는 것이지, 그분 개인이 무슨 전 생애에서 친일행위가 절대적이었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기준을 그렇게 잡았기 때문에 거기에서 예외 시킬 수 없으니까 제외시킬 수 없으니까, 거기에 들어간 거죠.

◇ 임미현 / 진행
또 지식인과 문화예술인들에 대해서는 사회적, 도덕적 책무와 영향력을 감안해 좀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다고 밝히셨는데요. 안익태 선생이나 최승희 선생의 경우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선정이 된 건가요?
◆ 윤경로
저도 개인적으로는 안익태 선생이 들어간 것은 참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우리가 다 아는 대로 애국가를 작곡하신 분이고 국민적인 존경하는 분 중 하나였는데, 불행하게도 최근에 이 분에 관한 새로운 자료가 나왔는데, 일제 때 1938년도에 일본 천왕을 찬양하는 ‘에텐라쿠’라고 하는 걸 작곡하고 연주한 사실이 밝혀졌고요. 또 만주국 창설 10주년을 기념하는 음악회, ‘만주 환상곡’ 이런 것을 지휘한 일, 또 일본 탄생 2,600년을 축전하는 곡을 지휘하고 작곡한 일, 이런 등등이 나왔단 말이죠. 그럼 이 역사적 사실로 나왔으니, 이걸 어떻게 하느냐 이거죠.
그래서 우리는 나중에 사전이 나오면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냥 친일행적만 딱 간단하게 쓴 것은 아니고, 안익태 하면 안익태 선생 전 생애의 좋은 점들에 대해 공적을 다 씁니다. 그 안에 요 시기에 이런 일도 있었다, 이렇게 들어가는 거죠. 다른 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아까 얘기했던 최승희도 그렇고 그 밖의 인물들 들어간 것도 그런 사연이라는 걸로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임미현 / 진행
위원장님, 그런데 국가(國歌)인 애국가를 바꿔야 하느냐, 이런 논란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 윤경로
글쎄요, 저도 참... 그렇게 되면 바꿔야 되는 거 아니냐, 그런데. 저는 애국가가 그 당시에 그러니까 그 이후에 이런 친일행적이 나오는 거지, 애국가는 이미 1907년을 전후한 시기에 그야말로 애국지사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겁니다. 그것에 곡을 붙인 게 안익태 선생인데, 그거 하고는 좀 별개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 임미현 / 진행
애국가는 여전히 애국가로 남아 있어도 된다, 말씀이시죠?
◆ 윤경로
그에 대한 논란이 있겠지만, 그것에 대해서까지... 사실 걱정은 했습니다. 안익태 선생이 들어갔을 경우에 이런 문제가 야기 되지 않겠느냐에 대해서 우려를 했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를 하는 것은 조금...

◇ 임미현 / 진행
알겠습니다. 위원장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윤경로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장 약력]
- 고려대 사학과 졸업, 동대학원 한국사 전공 박사
-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1981~2005)
- 전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 중앙위원회 의장
- 현 서울YMCA 시민논단위원장
- 현 국사편찬위원회(운영위원)
- 현 국가보훈처(공적심사위원)
- 현 한성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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