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서 온 실력파 가수 피터 "한국서 인정받고 미국까지…"

[노컷인터뷰] 호주서 뮤지컬 배우 활동, 소문 듣고 소속사가 호주까지 찾아가

피터
다소곳한 이미지의 연기자 김유미가 섹시한 무희로 변신해 봉춤을 추는 모습이 담긴 뮤직비디오가 화제다. 김유미는 이 뮤직비디오에서 황금색 미니드레스를 입고 갖은 교태를 부리며 유혹의 눈빛을 던진다. 이 영상은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19세 이상 시청가 판정까지 받았다.

이 뮤직비디오를 보지 못한 사람들은 청소년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는 얘기만 듣고서 신인가수의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냐고 색안경을 끼고 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화면을 본 음악 팬들은 김유미의 교태보다 이 노래의 주인공에게 오히려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트랜디한 힙합 리듬에 맞춰 기교있는 목소리로 노래를 하는 이 남자 가수는 춤솜씨 또한 예사롭지 않다.


호주 춤경연대회서 5년 연속 우승하기도

이 영상은 호주 출신의 가수 피터(23. 피터 현)의 데뷔곡 ''쇼맨''의 뮤직비디오다. 피터를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역시 화면 속 실력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게 아니었다.

태어나자마자 호주에 이민을 간 피터는 이곳에서 어린 시절부터 끼를 인정 받으며 예능인의 꿈을 키웠다. 탭댄스, 재즈댄스, 발레, 현대무용 등 각종 춤을 섭렵한 그는 호주 댄스 챔피언십에서 1997년부터 2001년까지 5년 연속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 기간에 피터는 호주의 유명 예능 에이전시인 ''브렌트 스트리트 키즈(Brent Street Kids)''에서 활동하며 실력을 갈고 닦았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개·폐막식에서 노래를 불러 전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된 소녀가수 니키 웹스터와 그의 오빠인 스콧 웹스터도 이 에이전시에서 트레이닝을 받았다고. 스콧 웹스터와 꽤 친한 친구사이라는 게 피터의 설명이다. 고등학교 역시 한국의 예고 격인 아트하이스쿨을 졸업했다.

그는 호주에서 우연히 한국의 뮤지컬 관계자의 눈에 띄어 한국 뮤지컬 무대에도 섰다. 2001년 뮤지컬 ''둘리''의 1대 ''둘리'' 역을 맡아 춤과 노래 실력을 선보인 것이다.

호주서 뮤지컬 무대에서도 활동한 실력파 신예

2003년에는 동양인이라는 한계를 딛고 호주 뮤지컬 무대에서도 공연했다. 그는 뮤지컬 ''라이온 킹''에서 ''하이에나'' 역을 맡아 호주의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그의 실력은 바다 건너까지 전해졌다. 결국 현재 소속사가 그를 만나러 호주까지 간 끝에 피터를 한국에 데려왔다. "호주에서의 활동도 좋았지만 일단 같은 민족에게 인정을 받고 싶다"는 그의 꿈도 한국행에 한 몫을 했다.

가수 박선주도 실력파 신예 피터를 알아봤다. 박선주는 현재의 소속사에서 트레이닝을 받던 그의 연습 장면을 보고 앨범 프로듀서 자처했다. 박선주는 타이틀곡 ''쇼맨''을 비롯, ''나는 말한다''의 가사를 직접 썼고 이밖에도 앨범 이곳저곳에 실력을 보탰다.

작사작곡 실력이 뛰어난 피터는 이번에 발매한 정규 1집 앨범에 자신의 자작곡 7곡을 담았다.
피터

"8세 때 정도인 것 같은데요, 아버지가 뮤지컬을 보여주신 적이 있어요. 그 때부터 춤을 추고 노래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죠. 다행히 주변에서도 끼가 있다고 인정을 해 주셔서 용기를 갖고 꿈을 향해 도전해 왔어요. 제 의지가 너무 강해서 그런지 외동아들인데도 부모님이 전혀 반대를 하지 않으시네요."

한국에서 일정을 받는게 우선이지만 미국 등 더 큰 무대에서 활동을 하고 싶다는 꿈도 언젠간 이루어 지리라 믿는다.

"한국 뮤지컬을 외국에 알리고 싶어요. 저 역시 브로드웨이 무대에 서고 싶고요. 뮤지컬 감독이 되고 싶기도 합니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요."

''기회만 준다면, 이 순간 그대만을 위한 쇼맨이 되어 미친 듯이 놀아 드리지요''라는 타이틀곡 ''쇼맨'' 속 가사처럼 피터는 한국을 넘어 더 넓은 세상에서 미친듯이 놀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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