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여배우의 고백 "다시 태어나면 여배우 안 하겠다"

원로 배우 대부분 독거노인으로 외롭고 쓸쓸한 삶

윤인자씨
원로 배우 윤인자(84.여)씨는 5일 "당시에 여배우로 활동한다는 것은 너무 고생스럽고 가난한 시절이었다"고 회상하며 "다시 태어난다면 배우는 하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1954년 열아홉의 나이로 연극무대에 선 그녀는 '코리아', '사도세자', '검사와 여선생', '노다지'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고, 1965년에는 '빨간 마후라'로 대종상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특히 영화 '운명의 신'을 통해서는 당시만 해도 금기시했던 키스 장면을 찍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윤씨는 "달구지를 타고 다니면서 전국을 다 돌았다. 추위와 더위를 견디며 기초를 닦아 놨다. 그런데 이제는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다들 외면한다"며 씁쓸해했다.


"텔레비전 드라마는 보지 않는다"는 그는 "(드라마의) 시작을 보면 벌써 끝이 보이는데 어떻게 보고 있겠느냐"며 "다큐멘터리나 종교 방송을 즐겨 보는 편이다"고 말했다.

윤인자씨의 측근은 "한때는 잘 나갔던 여배우였는데 지난여름 수해로 현재는 노인정에서 생활하고 있다"며 안타까워 했다.

한국대중문화예술인복지회는 이날 정오 서울 여의도 63빌딩 코스모스홀에서 진행한 '제1회 행복나누기' 행사에서 윤씨를 기초생활 수혜자로 선정했다.

윤씨 외에도 ▲탤런트 국정환, 황민 ▲희극인 배삼룡, 이인영 ▲성우 남성우, 이재명 ▲가수 금사향(홍콩아가씨), 한명숙(노란 셔츠 입은 사나이) ▲영화배우 이택균(애정무환) 등 10명이 선정됐다.

관계자는 "전국을 다 돌며 조사했다. 부분별로 2명씩 선정하다 보니까 10명이 됐지 사실 형편이 어려운 분은 훨씬 더 많았다"며 "아직도 수혜자 선정에 기대를 걸고 있는 분들도 있다. (선정이 안 된) 결과를 어떻게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난감해 했다.

기초생활 수혜를 받게 된 10명에 대해서는 "주소가 없는 곳에서 가건물을 짓고 사는 분부터 결혼도 하지 않고 혼자 살면서 병을 앓고 있는 분들도 있었다"며 "겉이 화려하다보니까 주변에서는 '어느 정도 잘 살겠지'라고 생각해 정부의 기초생활보호 대상자로 선정 받는 것도 쉽지 않은 것 같았다"고 답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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