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러분 마음속의 미인은 어떤 모습입니까? 얼굴 박사로 유명한 조용진 교수는 미인을 이렇게 정의했더군요. 미인이란 ‘그 사람을 봤을 때, 뇌에서 쾌감이 일어나는 사람’이다. 무슨 얘기일까요? 동양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꿈꾸는 얼굴 박사, 20여 년 동안 얼굴 연구에 푹 빠져 있는 얼굴연구소 소장 한남대 조용진 교수를 10월 29일 CBS 배한성의 아주 특별한 인터뷰(FM 98.1Mhz, 연출 김우호PD)에서 만나봤습니다.
◇ 얼굴학 개척 20년, 모든 얼굴만 보면 다 알아
▶ 영화배우 장동건 씨가 위구르계인가요?
한국인의 조상이 한국에서 태어난 게 아니라 어딘 가로부터 흘러 들어와서 오늘날 한국인이 됐죠. 요즘 우리가 미남, 미인으로 보는 형은 한국 땅에서 오래도록 살던 형이 아니고 중간에 다른 데서 온 형입니다. 대개는 눈이 크고 쌍꺼풀이진 ‘장동건형 미남’은 아랍계로 보는 사람들도 많이 있어요. 위구르계입니다. 배한성 선생님은 골격이 북방계이시고 피부와 눈, 코, 입은 남방계가 섞여 있습니다.(웃음)
▶ 우리나라에서 얼굴학을 연구하시는 분이 많지 않죠?
여러분이 계시지만 얼굴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얼굴을 공학적으로 연구하시는 분들은 많아요. 특히 일본은 얼굴학회 회원이 800명 정도 되고 얼굴 전공으로 석, 박사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요. 이 분들은 모두 얼굴공학을 연구하는 분들이에요.
얼굴공학이란 사람 얼굴에 잘 맞는 안경, 마스크, 헬멧 등에서부터 얼굴을 알아보는 전자인식장치, 로봇 등을 연구하기 위한 것인데 주로 일본에서 연구되는 것들이죠. 저도 얼굴 연구한다고 하니까 한국에서는 관상을 보는 건가하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길흉화복을 보는 건 아니고, 얼굴이라는 것이 생물학적으로 어떤 것이냐? 또 사람의 얼굴을 정확하게 알려면 짐승의 얼굴도 알아야죠. 그래서 얼굴이라는 것에 대해서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 얼굴이 이력서다, 관상을 보니 저 사람은 어떻다 라든지, 심지어는 대통령 후보들도 관상학적으로 분석하면 어떤 사람이 되겠다고 분석하기도 하는데 관상과는 다른 건가요?
관상은 얼굴을 통해서 길흉화복을 예측하려는 것이 목적이고 저는 그분의 얼굴을 통해서 유전자가 어떤 형인가, 어떤 유전자가 발현되어 있는가 등 생물학적인 특징을 찾아내려고 하는 것입니다.
◇ 첫인상은 300분의 1초 만에 결정 돼
▶ 과학적인 얼굴학 연구는 어떻게 하시는 건가요?
과학화를 하려면 먼저 계량을 해야 합니다. 무게를 달고 자로 재어야 하죠.(웃음) 저는 한 사람의 얼굴을 500군데를 자로 재서 그 특징을 수치화, 계량화를 합니다. 저 분이 얼굴이 길다면 가로, 세로의 비율 때문에 긴 것인지 실제로 절대 수치가 큰 것인지 이런 것을 찾아서 정확하게 정의를 내리는 것이죠. 눈썹이 진하다면 얼마나 진한지, 쌍꺼풀이 있다면 두께가 1m인지 2m인지 재어보는 겁니다.
▶ 보통 초대 손님이 오시면 제가 손님을 뚜렷하게 보는데 지금은 거꾸로 됐어요. 조용진 교수님이 저를 낱낱이 해부하듯이 보시는 것 같아요.(웃음)
그래서 오해를 많이 받습니다.(웃음) 전철에 타서도 앞에 있는 분을 유심히 뜯어보고 있으면 그 분은 기분 나쁘잖아요. 그래서 봉변당한 적도 여러 번 있어요. 저는 탐구하고 있는데 상대방은 막 화를 내는 거죠. 상대방이 화를 내는 줄도 모르고 저는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으니까요.(웃음) 그런데 지금은 그 경지를 훨씬 넘어서서 순간처리속도가 훨씬 빨라졌어요. 그래서 척 보면 다 읽어내죠. 지금은 상대방이 화 낼 틈을 주지 않습니다.
▶ 첫인상이 3초 만에 결정된다고 하는데요.
3초보다도 더 짧습니다. 사람은 처음 보는 얼굴을 대하면 뇌에서 300분의 1초 이내에 얼굴의 느낌을 만들어냅니다. 똑똑하게 생겼다, 야무지게 생겼다, 까다롭게 생겼다, 이렇게 인상을 바로 만들어내죠.
그 인상이 꼭 맞지 않더라도 먼저 그 인상을 만들어놓고 그 사람을 대하게 되면 손해를 덜 보게 됩니다. 그래서 생존에 있어서 꼭 필요한 능력이에요. 눈썹이 치켜 올라간 사람을 보면 저 사람은 사납겠다, 이렇게 판단을 하고 대하면 조심하면서 대하니까 손해를 안 보게 되죠.
◇ 인생의 가장 큰 목표 ‘동양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원래 홍익대에서 그림을 전공했습니다. 그래서 최근 20년 간 서울교대에서 미술과 교수를 했었죠. 저는 화가가 목표가 아니고 초등학교 3학년 때 담임선생님의 영향으로 동양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되겠다고 생각하고 지금까지 살았어요.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못됐지만 그 비슷한 사람이 되려고 지금까지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지금 전공자로 말하면 과학자인데 저는 모나리자로 너무 유명하니까 화가인줄 알았어요. 그래서 미술대학에 들어갔죠. 또 다빈치가 해부 학자니까 중, 고등학교 때 독학으로 해부학을 열심히 하고 대학 다닐 때는 더욱 열심히 해서 토끼, 개, 염소, 조류 등은 직접 해부도 하고 해부도도 많이 그렸어요. 졸업 후에는 의과대학의 조교가 되어서 7년 동안 사람 시체도 많이 해부해보고 그랬고요. 그러니까 이상한 인생을 살고 있죠.(웃음)
▶ 사모님을 만나셨을 때는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때는 얼굴에 관한 지식이 지금처럼 높지 않았기 때문에 눈꺼풀에 뭐가 씌어서 지식과 상관없이 결혼했어요.(웃음)
▶ 아무리 봐도 사모님이 가장 미인이시죠?
미인이라는 것은 쾌감을 주는 존재입니다. 용모를 봤을 때 쾌감을 주어야 해요. 그것은 우리의 오른쪽 뇌에서 일어나는 쾌감입니다. 그 여자하고 결혼하면 여러 가지가 좋겠다. 머리가 좋으니까 똑똑한 자식을 낳겠다든지 가문이 좋으니까 내가 출세하기 좋겠다든지, 이렇게 실리적인 이득을 따져서 이득이 있을 것 같으면 왼쪽 뇌에서 쾌감이 일어납니다. 용모가 마음에 들고 따져서 이득이 있을 것 같으면 오른쪽과 왼쪽 뇌 두 군데서 쾌감이 일어나게 되죠.
또한 사람은 기본적으로 짐승이기 때문에 상대방의 매력에 이끌리면 뇌간에서 쾌감이 일어납니다. 뇌를 세 부분으로 나누면 뇌간, 우뇌, 좌뇌인데 세 부분에서 쾌감이 일어나면 쾌감의 양이 그만큼 높아지므로 한 마디로 ‘뿅’ 가는 거죠.(웃음)
▶ 뇌간은 어떤 역할을 하는 건가요?
뇌간은 우리의 생명현상을 주관합니다. 우리가 숨 쉬고 소화시키고 하는 모든 생명현상을 주관하기 때문에 본능적인 능력이 거기에 다 들어있습니다. 남자가 여자를 보고 성적 매력을 느낀다든지, 여자가 남자를 보고 매력을 느낀다든지 이런 것들은 동물적인 본능과 상관이 있기 때문에 사람도 역시 본능적인 판단을 하는 거죠.
▶ 얼굴학 분야의 개척자나 마찬가지신데 그 때문에 어려우신 점도 많으셨을 것 같아요.
남의 것을 빼앗는 게 가장 이득이 있는 거거든요. 그런데 남이 연구해 놓은 게 없으니까 뺏을 게 있어야죠.(웃음) 모두 제가 다 만들어야 하니까, 연구 방법도 제가 만들어야 하고 또 방법이 옳은지 그른지 까지도 제가 판단해야 하고 그래서 시간도 많이 걸리고 그만큼 경비나 노력도 많이 들고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죠.
▶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겪으셨겠어요.
그런 게 있었겠죠. 그런데 저는 기본적으로 해부학이라는 학문을 바탕으로 해서 그런지 훌륭한 해부학자들의 기본적인 방법을 배웠기 때문에 큰 시행착오는 없었던 것 같아요. 사람에게 얼굴이 얼마나 중요합니까. 우리가 사람을 대할 때, 어디 길거리 가면서 길을 물어볼 때 얼굴보고 아, 저 사람한테 물어봐야지 하고 정하잖아요. 결국 내가 남의 얼굴을 선택하는 것처럼 남도 내 얼굴을 선택하거든요. 그래서 인간생활에 있어서 우리가 얼굴만큼 많은 정보를 제공해 주는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얼굴에 대해서 연구하는 곳도 없고 얼굴에 대해서 가르쳐주는 곳도 없습니다. 학교에서 얼굴 가르쳐주나요? 부모님이 얼굴에 대해서 가르쳐줍니까? 회사의 상사가 가르쳐주나요? 오로지 스스로 본래 얼굴을 파악하는 능력으로 이 세상을 사는 겁니다.
그런데 제가 갖고 있는 얼굴연구나 지식을 가지신다면 자기 얼굴 관리에서부터 남의 얼굴을 관찰하는 데까지 많은 이득을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얼굴을 볼 때는 주관적으로 봅니다. 얼굴 있는 대로 객관적으로 보지 않아요. 그래서 자기 얼굴이 어디가 어떻게 많이 변화했는데도 불구하고 거울을 볼 때마다 자기가 생각하는 자기 얼굴만 가지고 보는 거예요.
또 주변 친구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에요. 첫인상을 가지고 친구를 대합니다. 항상 새로운 관점에서 있는 모습 그대로, 변화한 모습 그대로 볼 수 있어야 하는데 파악을 못 하는 거죠. 자기 얼굴도 자기가 늘 검증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그걸 하지 않고 살죠.
▶ 얼굴 중에서도 표정을 가장 많이 담고 있는 곳이 눈이라서 눈에 대한 연구를 더 많이 하신 건가요?
뼈도 변화하고 얼굴의 다른 부분도 변화하지만 눈의 변화량이 가장 큽니다. 나이에 따라서 변화한다든가 시시각각 감정에 따라서 눈의 모양이 변화한다든가 변화량이 큽니다. 그래서 역시 눈이 표정을 많이 담고 있어요.그리고 입도 움직임이 큰 만큼 입이 담고 있는 정보도 아주 많습니다.
그런데 눈과 입 사이에 뺨이 있죠. 뺨이 담고 있는 정보도 아주 많아요. 무의식적으로 우리는 직관적으로 판단하는 겁니다. 그래서 상대방의 현재 상태, 기분, 나에 대한 호감이 어느 정도인가, 사실은 눈만 보는 것 같지만 뺨까지 다 봅니다. 무의식중에 그것도 300분의 1초 사이에.
◇ 마음에 따라 얼굴이 달라져, 습관화가 중요해
▶ 어느 화가가 예수님의 얼굴을 그리려고 어떤 모델을 찾아서 예수님의 모습을 그리고, 몇 년 후에 유다의 모습을 그리려고 모델을 찾다가 표독하고 간악한 모습을 찾아서 그렸는데 같은 사람이었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이렇게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서 얼굴 모습이 변한다고 하는데 이게 가능한가요?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얼굴이 변합니다. 전문가 입장에서 보면 단 며칠 만에 다른 생각을 하고 있어도 얼굴이 바뀝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좋은 생각을 3일 동안 하면 얼굴이 좋은 사람으로 바뀌고 나쁜 생각을 3일 하면 나쁜 얼굴로 바뀝니다. 하지만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석 달쯤 나쁜 생각을 하고 있으면 저 사람은 나쁜 사람이라고 다른 사람들이 알 수 있는 얼굴이 됩니다.
나쁜 마음, 좋은 마음 모두 뇌에서 일어나는 건데 뇌에서 일어나는 전기 현상이 얼굴의 표정을 만드는 근육들과 신경섬유로 다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에 뇌에서 일어나는 시시각각의 감정변화가 얼굴에 그대로 나타납니다. 그게 습관화가 되면 얼굴이 변화하게 됩니다. 어느 쪽 근육을 하루에 여러 번 수축했다, 하루에 열 번 수축했다, 그러면 열흘이면 100번 수축하는 거죠. 그런 습관화 때문에 얼굴모양이 변화하게 되는 거죠.
▶ 조용진 교수님은 경찰에도 자주 불려 가실 것 같아요.
이 얼굴과 저 얼굴이 같은 얼굴인지 다른 얼굴인지를 과학적으로 증명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우리는 얼굴을 보고 알지만 그걸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해결하기는 어려운 거죠. 그래서 동일인 증명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그런 경우에는 수사기관의 자문에 응할 때가 있어요.
그런데 수사와 관련된 얼굴을 이야기하려면 범죄형이냐, 천재 형이냐 하는 얘기가 꼭 나와요. 아주 관련이 없다고 말할 수도 없고 직결된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범죄형이라는 것은 범죄를 짓는 사람으로 태어났다는 게 아니고 범죄적 행위에 감수성이 높거나 아니면 억제력이 약한 성격을 가지고 태어난 것이죠. 그래서 본인이 그걸 잘 억제하고 감수성을 둔화시키고 그런 환경과 의지를 가지면 상관없습니다.
▶ 동일인 증명이라는 건 어떤 건가요?
예를 들어서 제가 북한의 고위 장성이었는데 탈출해서 귀순하겠다고 하면 그 말을 다 믿을 수는 없잖아요. 사실이더라도 확인해 봐야 하고 거짓이더라도 확인해 봐야 하죠. 그럼 어떻게 확인하시겠어요? 그걸 과학적으로 증명해서 이 사람이 동일인이라는 것을 확인해야 하는데 증명해 줄 수 있는 분이 많지 않고 과학적으로 하기에는 매우 어렵습니다.
▶ 얼굴학을 하시니까 사람얼굴을 다 수집할 수는 없으실 테고 수집하신 사진이 자료가 되는 거겠죠?
기본적으로 얼굴 정보가 변하지 않고 고정시켜서 담을 수 있는 것은 사진이기 때문에 사진을 주로 이용합니다. 물론 실측도 합니다. 실물을 자로 재지만 이건 오차가 크고 해서 사진을 찍는데 182cm의 거리에서 105m 망원렌즈를 장착한 카메라로 정면, 측면, 45도 사진 3장을 찍고 손가락, 발가락도 다 조사합니다.
그리고 모발에 가린 두상은 자로 잽니다. 인류학적으로 측정하는 방법과 자가 있습니다. 그 다음 얼굴에 지도처럼 2m 등고로 높낮이가 그려지는 등고선 촬영 장치를 휴대용으로 만들어서 세계 각지를 다니면서 등고선 사진을 찍습니다. 얼굴 한 개인 당 4장의 사진을 가지고 얼굴을 500군데 측정을 합니다. 물론 모델료를 주고 본인의 동의를 받고 하는 거죠.(웃음)
▶ 모아놓으신 자료는 얼마만큼 되나요?
1년에 500명에서 많게는 2천 명까지 20년 동안 해왔습니다. 2만 명 분정도입니다.
▶ 통계자료처럼 어떤 공통점이 있던가요?
그럼요. 사람 얼굴이 다 달라 보이지만 또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마 머리끝의 발제점에서부터 턱밑 꺾이는 곳의 설골점까지 얼굴 중앙 연장선 길이를 곡선으로 재면 265m입니다. 얼굴이 큰 사람도 작은 사람도 똑같아요. 눈으로 보면 큰 바위 얼굴 같아도 자로 재면 아주 가까운 점이 있고 또 사람에 따라서 차이가 나는 부분도 있죠. 사실 사람 얼굴이 넓다고 하더라도 155m 정도입니다. 얼굴이 크다고 인식하는 건 뇌에서 증폭해서 해석을 하는 겁니다. 실제로 자로 재보면 5m이상 차이가 안 나요. 얼굴에 관한한 착각을 많이 하는 거죠.
◇ 한국인 얼굴의 서구화는 뇌가 많이 커졌기 때문
▶ 한국인의 얼굴도 자꾸 서구적으로 변해가는 것 같다는 이야기들이 많아요.
한국인의 얼굴이 변합니다. 우리 같은 얼굴이 언제 생겼는가 하면 통일신라 이후에 생겼어요. 그 전에는 우리하고 얼굴이 달랐어요. 1,500년 전부터 우리 같은 얼굴이 만들어지기 시작했어요. 그 전에는 북쪽 사람들은 서양인은 아니지만 서양인처럼 생겼었고 남쪽 사람들은 아프리카인처럼 생겼었어요.
그걸 어떻게 아느냐? 땅 속에서 뼈가 나오잖아요. 그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의 매장인골이 나오죠. 그걸 복원해 보면 그런 특징이 있는 거예요. 그걸 보면 우리 같은 얼굴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그 사람들은 우리하고 전혀 다른 사람들이냐? 그렇지 않습니다. 그 사람들이 한반도에서 결혼해서 우리 같은 중간형의 얼굴이 만들어진 겁니다.
그리고 새로운 유전자가 한반도에 대거 들어온 적이 없기 때문에 통일신라 이후에 만들어진 유전자 풀이라고 하는데 그 상황이 변화하지 않고 있는 거죠. 그래서 아직까지 그 얼굴을 갖고 있는 것이고 앞으로도 이 얼굴을 그대로 가지고 갈 겁니다.
하지만 요즘 동남아에서 며느리들을 많이 맞이하고 있잖아요. 그러면 그 집안 유전자는 변화하게 되는 거죠. 그러나 한반도 전체의 유전자 풀의 큰 변화가 앞으로 오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이 얼굴을 가지고 계속 갑니다.
그런데 서양인 같아진다는 느낌을 받아요. 그것은 우리의 뇌가 많이 커졌기 때문이에요. 100년 전에 비해서 200cc 정도 커졌기 때문에 머리와 이마가 불룩해졌어요. 이마가 불룩 나온 것이 서양인의 인상이기 때문에 서양인 같아진다고 보고 있고 또 뇌가 커지니까 뒤에서 코를 밀어냅니다. 그래서 콧등이 약간 솟았어요. 얼굴이 불록해지면서 상대적으로 광대뼈는 뒤로 들어가게 되죠.
얼굴이 작아져 보이는데 자로 재보면 계속 커지고 있어요. 왜냐하면 키가 커지니까 얼굴도 커지게 되죠. 그런데 눈으로 볼 때 얼굴이 작아져 보이는 것처럼 착시를 일으키는 거예요. 그래서 마치 코가 높아지고 얼굴은 작아지고 이마는 커지니까 서양 사람들처럼 된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런데 엄밀하게 말하면 서양 사람들도 그렇게 변화하는 거고 일본인들도 그렇게 변화하는 거고 우리도 그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겁니다.
▶ 서양인처럼 변화하는 것은 음식과 관계가 많은 건가요?
서구의 문화가 들어와서 특히 식생활에 의해서 영향을 많이 받는 겁니다. 식생활 속에는 음식의 여러 영양소의 배합 비율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서 요즘에는 동물성 단백질 섭취가 많으니까 그에 따라서 용모가 바뀔 수 있고 또 정서도 영향을 많이 줍니다. 그 전에는 감정을 매우 억제하는 교육을 받고 자랐는데 그에 의해서 체격이나 자세의 변화가 있습니다.
▶ 성형 열풍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성형수술을 하게 되면 부정적인 효과보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큽니다. 객관적으로 조사를 해 보면 본인의 만족도도 높고 주변에서도 평가가 높아서 긍정적인 효과가 좀 더 높습니다. 미를 추구하는 건 사람의 본성이고 그걸 추구하는 행위는 적극적으로 이상을 추구하는 행위이니까 억제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도 안 하는 것 보다 하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한국의 현상은 너무 지나치지 않나 싶어요. 교양을 쌓는 학원비 대신에 그 돈을 가지고 성형수술을 받는 게 더 이득이라고 생각할 정도가 되면 가치가 전도된 현상이죠.
◇ 금년 대선 후보들은 북방계 형이 압도적으로 많아
▶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확정된 후보들 얼굴 이야기를 좀 할까요?
한국인은 크게 남방계 형과 북방계 형,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고 남방계 형도 한 번에 온 것이 아니라 동남아로부터 2천년 주기로 우리나라에 계속 들어옵니다. 북방계 형도 시베리아에서 왔지만 한 번에 오는 게 아니라 여러 차례 오게 됩니다.
이명박 후보 같은 경우는 북방계 형입니다. 시베리아에서 우리나라에 맨 마지막인 2,500년 전쯤 늦게 온 얼굴형에 속합니다. 알 타이계 북방계 형이라고 할 수 있어요.
권영길 후보도 북방계 형인데 우리나라에 일찍 온 북방계 형으로써 퉁구스계 북방계 형입니다. 또 같은 북방계 형인데 이인제 후보는 얼굴이 짧으시죠. 이 짧은 유전자는 남쪽에서 온 형입니다. 그래서 북방계 형이지만 남방계 인자가 섞인 형이에요. 그분이 충청도 분이니까 지정학적으로도 맞습니다. 세 분 다 북방계 형입니다.
정동영 후보는 남방계 형이세요. 우리나라에 비교적 늦게 온 남방계 형에 속합니다. 8,000년 전쯤 왔습니다. 문국현 후보는 중간형입니다. 북방계와 남방계가 섞이셨는데 골격은 남방계 형이고 외모는 북방계 형입니다.
이전에 노무현 대통령이 남방계 형이었던 것에 비해서 이번 후보들은 북방계 형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 2500년 전, 8000년 전, 이렇게 수치로 아시는데 어떻게 아시는 거예요?
우리나라에 올 때 보통 2천 년 주기로 오게 되는데 무덤을 쓰고 묻히잖아요. 그 뼈를 복원해 보면 8천 년 전에 우리나라에 와서 신석기 문화를 이루고 살다가 돌아가신 분의 두개골 모양하고 얼굴모양하고 같은 형을 띄고 있습니다. 용모를 만드는 유전자는 수가 적고 변화하지 않습니다. 유전자라는 것은 변화하지 않기 때문에 8천 년 전의 유전자가 그대로 살아있는 거예요.
발가락이 닮았다는 것도 다 유전자에 의해서 지정되어 있기 때문이죠. 더욱이 남자를 결정하는 Y염색체는 그 집안 남자는 모두 똑같은 염색체를 갖고 있어요. 그래서 씨는 못 속인다는 말이 있는 겁니다.
▶ 그럼 한국인의 유형을 남방계 형과 북방계 형으로 구분하나요?
3천 년 전부터 중국에서 보트 피플이 우리나라에 계속 들어왔어요. 중국에 전란이 있거나 무슨 문제가 있을 때는 바다를 건너서 우리나라로 오게 되는 겁니다. 우리 성 씨 중에 수가 많지는 않지만 그 중 3분의 1은 중국 귀화성입니다. 그런 중국인 유전자가 우리 한반도에 많은 영향을 미쳤죠.
▶ 그렇다면 단일민족이라는 말도 맞지 않는 거로군요.
동물사회에서 단일민족이라는 것은, 자연계에서는 있을 수 없습니다. 지나치게 거리가 가깝고 혈연적으로 가까울 때는 본능적으로 성적으로 매력을 느끼지 못합니다. 짐승도 그렇고 사람도 그렇고 근친 간에는 이성으로서의 매력을 덜 느낍니다. 그래서 토끼 암수를 어렸을 때부터 한 우리에서 기르면 교미를 하지 않습니다.
또 유전적으로 거리가 멀어야 이성으로서의 매력을 느끼게 되는데 아주 멀면 이질감이 있어서 안 됩니다. 어느 정도 4km, 8km 이내에서 결혼이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모든 동물의 결혼행동은 암컷에서 성 페르몬이 방출이 됩니다. 반경 4km를 풍기기 때문에 그 안에 들어온 수컷은 페르몬 냄새를 맡고 암컷을 찾아가서 결혼이 이루어지는 거죠. 사람도 마찬가지로 그 과정을 통해서 수 만년 동안 결혼을 해 왔습니다.
▶ ‘나를 안 닮았어’, ‘지 애비를 꼭 빼닮았어’ 이렇게 이야기들을 하는데요.
유전에는 모계유전이 있고 부계유전이 있고 격세유전이 있습니다. 바로 아버지 걸 닮지 않고 할아버지 걸 닮는다든가 이런 것이 어떻게 섞이느냐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대개 어렸을 때는 모계유전자가 활성화가 됩니다. 그래서 엄마나 외삼촌,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를 닮은 것처럼 보이는데 16세 이후에는 부계유전자가 활성화가 됩니다. 그래서 어렸을 때는 엄마를 닮았는데 커서는 아빠 닮았네, 이런 경우가 있죠.
이것도 진화 과정에서 어렸을 때는 엄마를 닮아야 관심과 사랑을 받기가 좋고 나이가 들면 아버지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더 살아가기가 좋으니까 자연스럽게 획득된 방법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 성격은 어떤가요?
성격에 관해서 많은 학자들이 연구를 했는데 잘 변화하지 않는 것으로 과학적으로 밝혀지고 있어요. 천성은 바꿀 수 없다고 주변에서 경험적으로 많이 이야기하는데 역시 과학적으로도 그런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어요.
▶ 관상보다는 심성이라는 말도 있는데요.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 사람이라는 것은 의지가 있기 때문에 그 의지를 가지고 나쁜 마음이 불현듯 일어도 억제할 줄만 알면 좋은 마음을 살릴 수 있거든요. 좋은 마음을 살리면 얼굴도 살려지고 그에 따라서 관상도 좋아질 겁니다.
◇ 한국의 남방계 20%는 대부분 연예계로 진출
▶ 많은 사람들이 친근하게 기억하기 때문에 유명 스타들을 예로 들잖아요. 어떤 기준으로 어떤 분류로 이 사람이 왜 미인인지, 미남인지 설명해 주시겠어요?
미인이 되려면 기본적으로 쾌감을 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시각적으로 익숙해야 합니다. 그리고 가치적으로 선망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한국인 중에서 미인이 되려면 극단적인 남방계 형이나 극단적인 북방계 형은 미인이 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시각적으로 익숙하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우리가 말하는 미인 형은 한국인의 평균에 가까운 형입니다. 그렇다고 개성이 너무 없으면 너무 평범한 얼굴이기 때문에 그것도 안 되고요.
예를 들어서 이영애 씨는 북방계 형 미인이죠. 김미숙 씨도 북방계 형이고 강부자씨는 중간형인데 남방계 쪽에 가까우세요. 그런 반면 채시라, 한가인, 손예진, 이런 얼굴은 남방계 형이죠. 일단 기본적으로 한국인 평균에 근거하지만 남방계 형 성향을 띄고 있고 북방계 형 성향을 띄고 있는 겁니다.
그럼 가장 한국적인 미인은 누구인가? 이런 생각도 할 수 있는데 최지우 씨가 한국적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이건 제 감각으로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고 데이터로 말씀드리는 거고 대중의 눈으로 말씀드리는 거예요.
그리고 돌아가신 남자배우 중에는 김진규 씨가 아마도 역대 몇 십 년 중에 가장 한국적인 미남배우라고 평가할 수 있겠죠. 남궁원 씨는 남방계 형이에요. 그렇지만 한국인 얼굴은 아니고 한국인 얼굴 중에서는 특별한 형이에요. 최무룡 씨는 남방계인데 우리나라에 맨 처음 들어온 1차형 남방계입니다. 그 자제분인 최민수 씨 역시 남방계 형인데 어머니를 닮아서 그런지 남방계 형이 조금 약화되어 있어요.
장동건 씨는 위구르계이지만 얼굴 특징은 유전자형으로 보면 남방계 형 유전자에요. 조승우 씨도 중간형인데 남방계가 조금 우세하고 이정재 씨는 북방계 형이에요. 차인표 씨도 남방계 형이고 현대 연예계는 남방계가 더 우세합니다. 눈, 코, 입이 커야 화면에서 시선을 더 끄는 이점이 있죠. 우리 한국에는 남방계가 20%밖에 안 됩니다. 이 20%가 연예계를 거의 독점하고 있는 거죠.
▶ 조용진 교수님과의 아주 특별한 인터뷰, 내일도 계속됩니다.
(표준 FM 98.1MHz 월~토 오후 4시 5분, 정리=박길자)